“남에게 인정받는 법조인이 되길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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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에게 인정받는 법조인이 되길 기원”
  • 보은신문
  • 승인 1999.1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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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사시합격시킨 정준식씨(삼승 내망)
삼승면 내망1리 평범한 농부인 정준식씨(52)와 김순예씨(51) 슬하의 2남2녀 중 큰 아들인 광일씨가 사법고시에 합격해 화제가 되고 있다. 11월 27일. 아들 광일씨(27)가 최종 합격했다는 소식을 접한 이들 부부는 아들의 성공만을 위해 보낸 그동안의 어려움이 모두 환희로 돌아왔다. 12월4일. 그런 아들을 위로하고 이웃에게 보답하기 위한 조촐한 잔치준비를 마련했다. 광일씨 할머니가 후손들의 윤택한 삶을 위해 내망리 안동네에서 여덟 명의 판사가 난다는 전설을 갖고 있는 내망리 판동마을로 이사했다.

광일씨는 그 탓인지 판동초등학교(17회), 원남중학교(16회), 청주 금천고(1회) 재학 중 내내 수석을 놓치지 않았고 고등학교때에는 학생회장을 지냇을 정도로 실력이 뛰어나 주위에서 될성부른 『싹』으로 주목을 받았다. 광일씨는 가정형편을 안 학교에서는 고추 몇 근 팔아서 어떻게 서울의 사립대를 보내려고 하느냐며 서울대 농대 4년 장학생으로 가길 원했으나 광일시는 고려대 법대에 진학했고 졸업 후에도 2년간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책과 씨름을 했다.

올래 4월 1차 시험을 볼 때 엄마 김순예씨는 장독대에 정한수를 받아놓고 촛불을 켜고 합격을 기원했다. 바람이 몹시 불어었으나 촛농이 불을 감싸안은 채 흘러내려 꺼지지 않고 끝까지 잘 탄 것을 보고 합격의 징후를 느꼈고 결과는 역시나 합격이었고 11월27일 최종 합격자 명단에 아들 정광일 이름석자가 또렷하게 새겨져 있었다.

아버지 정준식시와 어머니 김순예씨는 “지난 10월 아들이 연애 결혼을 했는데 며느리가 복덩어리인 것 같다”며 “그동안 충분히 뒷바라지를 해주지 못해 부모로써 가슴이 아프지만 판사가 되든, 검사가 되든 훌륭한 법조인이 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현재 고려대 법대 선배들의 주선으로 대검찰청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광일씨에게 가족 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이 거는 기대가 자못 크다.

<여기이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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