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구영신(送舊迎新)의 길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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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구영신(送舊迎新)의 길목에서
  • 최동철
  • 승인 2014.12.24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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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했던 갑오년도 어느 새 이레만을 남겨두고 있는 시점이다. 머잖아 을미년 새해를 알리는 보신각 제야의 종소리가 들려 올 것이다. 올 한해는 유난히 역사에 기록될 만한 대형 사건사고가 많았다. 그만치 맘 편할 날이 적었던 한 해이기도 했다.

보은군도 가는 해 오는 해의 이 길목에서 아직 종결짓지 못 한 일들이 산적해 있을 것이다. 정상혁 보은군수의 ‘선거법 위반’관련 재판도 그러하고 민간사회단체의 상당수 해결되지 않은 과제들도 그러하다.

올해는 사회 경제 정치적으로도 혼란한 한 해였다. 생명존중이 바닥에 내동댕이쳐진 듯 냉소주의가 만연했다. 경기는 침체됐으며 정규직 취업의 문은 마치 바늘구멍과 같았다.

게다가 삼성 같은 대기업마저 임금동결이라는 강수를 두니 여타 기업군도 뒤질세라 구조조정에 임금동결을 마구 추진하고 있다. ‘을’이라 불리는 낮은 임금의 구조를 가진 직장인들은 임금을 조금이나마 올려야 한다는 강박관념 속에 시달리고 있다. 이러니 국가나 회사나 가정이나 맘 편히 송구영신하기가 어려운 형편이다. 특히 서민들은 한숨만 절로 나오는 형국을 맞고 있다.

거기다가 진천에서 시작된 구제역이 청주까지 번질 기세다. 청주까지 오면 보은군도 비상이다. 확산방지에 총력을 쏟아야 한다. 이래저래 올 한해는 전염병과 사고가 겹치는 해로 기억될 만 하다. 7천여 명의 사망자를 내고도 현재 진행 중인 에볼라 바이러스가 그렇다. 수학여행 가던 어린 학생들을 포함해 295명이 애꿎게 유명을 달리한 세월호 침몰도 있었다.

정치적으로는 또 어떠했는가. 거짓과 위선이 판치는 정략적 사건도 많았다. 간신과 정상배들이 득세하여 망했던 망조처럼 국민이 국가의 안위를 걱정해야하는 지경에 까지 이를 때도 있었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사건’은 설마 했던 국민을 충격에 빠트리기에 충분했다.

청와대의 문건 유출사건, 이른바 ‘정윤회와 문고리 3인방의 국정개입’ 건도 국민들의 마음을 답답하게 했다. 문건내용의 사실여부와는 상관없이 국민의 마음은 언짢았다. 이제 시들기는 했지만 ‘별일 아니었다’는 듯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될 이유 중 하나다.

헌법재판소가 헌정 사상 초유의 정당해산을 감행했다. 초헌법적 결정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여하튼 다수의견 비율이 무려 8대1이었다. 현대사의 조류는 보편성과는 무관하게 주류 내의 주류가 세상을 지배한다. 그 외는 그저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

교수신문에 따르면 대학교수들은 올 한 해를 ‘온갖 거짓이 진실인양 사회를 강타했다’는 의미로 사자성어 ‘지록위마(指鹿爲馬)’를 꼽았다고 한다.
지록위마는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부른다는 뜻으로, 남을 속이려고 옳고 그름을 바꾸는 것을 비유하는 표현이다. 정치적으로는 윗사람을 농락해 자신이 권력을 휘두른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송구영신의 길목에서 다시금 되새겨 볼만한 문구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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