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은지심, 또 하나의 선행
상태바
측은지심, 또 하나의 선행
  • 최동철
  • 승인 2014.12.04 09: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추운겨울이 닥쳤다. 주변 어려운 이웃들에겐 가장 힘겨운 계절이다. 방에 불도 따뜻하게 지펴야 한다. 황소바람의 문틈, 창문 틈도 막아야 한다. 기나 긴 겨울동안 먹을 수 있는 김장 등 부식물도 챙겨둬야 한다. 쉬운 것 같지만 돈과 노동력이 뒷받침 돼야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제 몸 추스르기도 힘든 연령대의 홀몸노인, 질환자 그리고 뜻하지 않게 극한 생활고에 처한 소외 이웃들에게 ‘돈과 노동력’은 극히 어려운 현실일 수 있다. 이 동토의 계절에는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불우이웃들이 홀로 쓸쓸한 죽음을 맞는 경우도 종종 있어 우리를 슬프게 한다.

하지만 우리 농촌지역 사회가 아직 절망적이지 만은 않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많은 이들이 사회 곳곳에서 봉사라는 이름으로 선행을 베풀고 있다. 이들의 선행기사를 읽다보면 엔도르핀도 나오고 마음 또한 금세 훈훈해진다.

베트남전쟁 상이용사인 이승영 씨와 부인 어복식 씨는 올해도 어김없이 김장김치를 마로면에 기증했다. 무려 18년째다. 올해 나이 일흔 살과 예순세 살의 이들은 직접 재배한 배추로 김장김치를 담가 홀몸노인과 소년소녀가장 가정에 전달해 오고 있다.

산외면 새마을지도자회와 자원봉사회도 ‘사랑의 김장김치나누기’ 행사를 가졌다. 40여명의 회원들이 뒤질세라 달려들어 배추 250포기로 맛있는 김장나누기를 실천했다. 그 사랑의 김치를 27곳의 경로당에 골고루 전달하는 따뜻한 선행들이 마음을 덥혀준다.

연송적십자봉사회원 20여명은 회인면 오동리 유문화씨가 거주하는 농가를 손봤다. 여든 한 살의 유씨는 뇌혈관계 질환으로 거동이 불편했다. 거실, 주방, 안방을 도배하고 칼바람 구멍도 막아주는 사랑을 실천했다.

탄부적십자봉사회 20여명도 배추 150포기로 백김치 김장을 담가 홀몸노인 30세대에 전달했다. 이들은 연탄나누기, 집수리, 세탁봉사도 마다하지 않는다고 한다. 탄부초등학교 학부모와 교직원들도 김장을 했다. 조손가정, 한 부모가정 등 가정형편이 어려운 4명의 학생가정을 돕기 위해서였다.

이밖에도 여러 기관, 단체들과 이웃들이 주변 어려운 이웃들의 겨울나기를 위해 물심양면 각종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노파심에서 선행을 베푸는 이들에게 한 가지 당부하고픈 것이 있다. 돕고 지원하는 행위가 물질적 겉치레 행사만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반드시 측은지심을 발동해야 한다. 측은지심이란 ‘어려움 또는 슬픈 일을 겪고 있는 남을 불쌍히 여기는 착한 마음’을 이른다.

물질만 달랑 전달하지 말고 진정어린 위로와 격려의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 측은지심을 전달받은 불행한 이웃은 심기일전 할 수도 있고 삶에 대한 애착을 다시 가질 수도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