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군의회를 격려해야 할 이유
상태바
보은군의회를 격려해야 할 이유
  • 최동철
  • 승인 2014.11.27 10: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보은군의회가 연중 가장 중요한 정례회를 진행하고 있다. 다음 달 19일까지 그야말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야 한다. 그만큼 권한이 주어지기는 한다. ‘메뚜기도 한철’이라는 말처럼 의원들이 대접받고 헛기침과 함께 어깨 힘이 들어갈 때는 사실 이 때뿐이다.

내달 1일부터 4일까지 나흘간은 그간 집행된 행정업무에 대한 감사활동을 펼친다. 조선시대 출두한 암행어사처럼 집행부의 과실을 요목조목 들춰내고 예산낭비 등을 엄중히 질타할 수 있다. 그래서 행정사무 감사는 의회기능 중 가히 ‘꽃봉오리’라 할 만하다.

‘활짝 핀 꽃’이라 할 수 있는 의회기능은 단연코 ‘예산편성에 대한 조정권한’이다. 집행부가 아무리 힘이 쎄도(?) 의회가 승인한 예산범위에서만 군정을 이끌 수 있다. 한 해 군정농사의 풍흉은 예산조정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연유로 8일부터 12일까지 닷새 동안 예산결산위원회는 밤을 새다시피 숫자와 집행부와 씨름을 해야 한다. 불요불급한 예산편성은 아닌지, 군수의 선거공약만을 위한 선심성 편성은 없는지, 정작 편성되어야 할 사업예산이 혹 누락되지는 안했는지 등을 꼼꼼히 따지고 따져 조정하게 된다.

보편적 일례로 놀부와 같은 엄청난 부잣집이라면 안방마님이 방만한 살림설계로 흥청망청 재물을 탕진했다 쳐도 복구할 가능성이 높다. 허나 가난에 찌든 흥부네 집안에서 한 해 예산계획을 잘못 세우면 빚을 갚기는커녕 오히려 쪽박을 찰 가능성이 많다.

보은군은 흥부네 집과 같은 살림형편이라 할 수 있다. 내년 예산규모가 2,586억 원에 불과하다. 지난해 예산규모보다 7.25퍼센트가 감소했다. 흔히 비교되는 보은 옥천 영동 남부3군중에서 예산규모가 가장 적다.

옥천군은 내년도 예산액을 3,334억 여 원 편성했다. 지난해보다 4.1퍼센트 증액된 수치다. 영동군도 지난해에 비해 3.1퍼센트 증액된 3,493억 원을 편성했다. 간단하게 수치만 보아도 보은군이 꼴찌다. 인구수가 가장 적다고 자위해도 왠지 자존심이 상한다.

그래서 예산심의조정권한을 가진 보은군의회의 활약상이 기대된다. 소규모 살림규모일수록 예산편성은 중요하다. 허리띠를 더욱 졸라매고 미래에 투자를 확대할 것인가, 지금 현재도 중요하니 앞당겨 먹고 마시고, 장래는 그 때가서 보자 할 것인지 등등을 결정해야 한다.

집행부의 잦은 해외출장과 각종 스포츠 행사 유치사업 등이 수지타산 면에서 과연 타당성이 있는 예산편성인지, 되지도 않는 사업 유치한답시고 쓸데없이 예산남용을 할 소지가 있는 예산편성인지 등등을 면면이 살펴보아야 한다. 눈이 아프더라도 그렇게 해야 한다.

셈하는 회계계통 전문종사자들도 숫자를 보면 골치가 아프다고 한다. 하물며 의원들의 예산안심의가 오죽 힘들겠는가. 군민이 의회활동에 관심을 갖고 의원들을 격려해야 할 이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