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거국(巨國)
상태바
작은 거국(巨國)
  • 보은신문
  • 승인 1999.10.3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명제(탄부 대양, 새런산업 대표)
세상에는 작은 거인도 있다. 5천단신이지만 세계를 호령하였던 나폴레옹이 그랬고 중국대륙 13억을 잘 살게 만든 천하의 등소평 역시 5척 거인이었다. 나라도 마찬가지다. 원래 대국이 되어서 강국이면서 거국이 된 예는 많으나 아주 소국이면서 세계 제일의 거국이 된 나라가 있다. 스위스가 그렇고 아시아의 싱가폴이 그렇다. 오늘은 싱가폴 나라를 생각하면서 많은 교훈을 받고자 한다. 싱가폴 나라는 말레이반도 남단에 붙어있는 아주 작은 나라이다. 면적이라야 겨우 우리 서울과 비슷하고 인구는 400만명도 못되는 아주 작은 나라이다. 그러나 이 작은 나라는 우리와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월등히 앞서가는 몇 가지가 있는데 실로 놀랍기 그지 없다.

첫째로 우선 사회정의가 꽉 들어차 있어 그 어디를 가나 부정을 볼수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공무원이 단돈 몇 천원 뇌물을 받았으며 이는 그 사회에서 인생이 끝장이다. 그렇게 때문에 일본 제일의 거부 미쓰비시 본부가 그곳으로 옮긴 원인중에 하나가 바로 그 곳 관리들의 친절한 봉사와 깨끗한 매너에 있었다 한다. 실로 감탄스럽다. 우리나라의 부패하고 썩은 장면하고는 너무 대조적이다.

둘째로는 GNP $20,000원을 훨씬 넘어서 아시아에서는 일본 다음으로 선진국 대열에 들어갔다는 사실이다. 인구가 겨우 300만 인데도 년간 수출고가 1000억불에 이르고 있다. 이것도 우리의 인구 4000만에 비하면 우리는 아직도 "노세 노세"에 빠져있다. 우리나라 남한 인구 4300만과 수십배 크기의 면적에 비하면 가히 기적과도 같은 것이다. 아직도 우리는 3D다 뭐다하면서 배부른 노름만 하고 있고 경상도다. 충청도다 하면서 지역 패거리의 다툼만하고 있다. "노세 노세"의 얼빠진 정신에 사로잡혀 있어 앞날이 걱정이다.

왜냐, 빚은 세게 제일인데 여름휴가와 추석연휴를 해외 나들이 여행으로 탕진을 하고 있으니 저 큰 빚을 언제 갚을 것인지? 세번째로 세계 제일의 싱가폴 항의 물동량 처리이다. 세게에서 가장 작은 나라가 어떻게 그 수많은 항구 중에서 세계 제일이 되었을까? 다 아는 데로 유럽제일의 함브르그항을 제쳤고 아시아 제일의 도쿄향을 제치고 매일 20톤짜리 콘테이너를 4만개 이상을 처리한다. 이것을 년간으로 따지면 그 물동량은 1500만 TEU에 이른다. 우리 부산 항구에 비하면 3배가 넘는다(약 500만 TEU) 이것도 사람의 손을 거쳐서 하는 것이 아니고 무인 컴퓨터로 처리한다고 하니 놀랍기 그지없다.

수년 전 우리나라 대통령이 그곳을 방문하여 그 거대한 물동량을 무인 시스템으로 하나의 오차도 없이 처리하는 것을 보고는 감탄한 기사가 나왔었다. 여기서 우리는 많은 교훈을 받아야 하며 저들로부터 더 많이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많은 화물을 실고 와도 3일 이내로 처리함으로 세계각지의 초대형 화물선들이 이곳항구를 이용한다고 한다. 그래서 75%는 세게 각지로 나가는 물량이다. 그렇기 때문에 너무도 편리하여 일본 최대의 재별 미쓰비시 본부를 이곳으로 옮긴 이유가 되기도 하였다. 그뿐이겠는가? 싱가폴 당국은 이러한 노하우를 다른나라로 수출을 해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우리나라 무역인들이 답답한 것 중의 하나가 화물이 부산항에 들어와도 바로 처리할 수 없어 일주일은 보통이고 10일 이상이 걸려서 필요 외 경비를 많이 물고 있는 것이다. 이것을 연간으로 환산하면 거금이 되는 것이고 모든 기업들은 그만큼 손실을 보고 있는 것이 된다. 자원빈국이 되어서 모든 원자재를 사다가 쓰고 있는 현실도 안타까운데 더 나아가서 10~20일 간의 막대한 운반비를 물고 있으니 한심한 생각이 든다. 이에 비해서 싱가폴 항은 아무리 큰배가 들어와도 3일 내로 거뜬히 무인시스템으로 처리하고 있으니 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과연 싱가폴은 세계에서 제일 작은나라이지만 세계 제일의 거국노릇을 하고 있으니 실로 감탄이 절로 나온다.

네번째로 뛰어난 것을 종족관념을 뛰어넘은 조화정신이다. 얼른 보아도 뚜렷이 구분된 말레이 인, 인도인 들이 보인다. 언어, 풍속, 인종이 아주 다른데도 서로 잘 화합하고 조화있게 살고 있다. 세계화시대에 앞서가는 나라이다. 단일 민족인데도 불구하고 50년 넘게 적대하고 지내는 우리민족은 부끄럽기 한이 없다. 미사일은 무엇하며 원자 무기는 무엇에 쓰려고 만드는가? 부모형제가 서로 만나보지 못하는 나라는 우리나라 밖에 없으니 이것을 무엇으로 다 설명할 수가 있을 것인가! 작은 거인이 생각난다. 작은 거국이 부럽기도 하다. 정직하고 친절하고 근면하여 세계제일의 거국이 되었으니 아무리 찬사를 보내도 다함이없다. 싱가폴 나라를 생각한다. 우리나를 생각한다.

<정이품송>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