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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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기쁨
  • 이영란 종곡초등학교 교감
  • 승인 2014.02.27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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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월은 학교에서 새로운 희망이 샘솟는 달이다. 떠나는 사람에게는 좋은 인연이었음을 가슴에 남기고, 새롭게 만나는 사람은 좋은 인연을 쌓기 위하여 양보하며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한 달이다.
50여년 전 나에게 초등학교 입학은 인생의 커다란 행사이며 전환점이었다. 사촌 3명과 함께 입학식에 참석했었던 나는 먼 길을 부모님 대신 언니의 손을 잡고 갔으며 커다란 은행나무 밑에서 이름이 불리기를 기다리던 모습이 아직도 아련히 생각난다. 가슴에는 손수건 위에 종이로 만든 이름표를 달고 선생님의 목소리를 기다리며 같은 동네 친구들과 장난하던 삼월이었다. 그 시절 1학년 8반 학생수가 80여명으로 기억이 난다.
5년이 지난 후, 난 하얀 칼라의 주인공이 되어 중학생이 되었다. 비록 작은 학교이지만 입학생을 대표하여 교장선생님을 비롯한 여러 선생님과 선배님들 앞에서 선서라는 마음 떨리는 일도 했다.
또 다시 3년이 지난 3월에 집을 떠나 청주에 있는 여고로 진학하게 되었다. 뾰족 칼라의 주인이 되어 자취방에서 부모님을 떠나 생활하는 독립의 길을 걷게 되는 밑거름이 되었다.
구름과 같이 훌쩍 여고 시절을 보내고, 3월이 되어 나눔과 배려를 실천하는 인성교육과 자기의 삶과 가족과 사회에 도움이 되는 실력있는 사람을 키워야 하는 교사 양성 대학의 길을 걷게 되었다.
그로부터 2년 후의 3월은 나에게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과 정든 사람과의 헤어짐이 40여년동안 반복하는 생활이 시작되었다.
인도의 시성이라 불리는 타고르는 모든 일에는 순리와 참을성과 합리적이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자물쇠가 맞는 열쇠라야 문이 열린다’라고 하였다. 지나간 40년의 생활을 되돌아보니 타고르의 말이 딱 맞는 말이다. 교사 초년의 시절에는 열정이라는 단어를 무기 삼아 학교에서 배운 보잘 것 없는 지식과 이론으로 어리고 예쁜 나의 꽃봉오리 같은 학생들에게 무조건 지식을 집어넣으려는 욕심만을 부리지 않았던가...... 성적이 좀 덜 나왔다고 화를 내고 약속을 어겼다고(특히 숙제나 준비물) 마음의 상처를 주는 말을 죄의식 없이 했었다. 경력 10년이 지난 다음에는 경력이라는 무기를 가지고 옆의 동료보다 더 잘 한다는 착각으로 타협하지 못하고, 고집대로 아이들을 내 방식대로 길들이는 오류를 범하지는 않았던가...... 30년의 세월이 흘러 다른 교사들에게 교육을 받은 우리 아이들(딸1, 아들1)을 보면 교사가 정말 얼마나 중요한 사람인가를 새삼 느끼곤 한다.
박라연 시인은 소나무는 굵은 몸통으로 오래 살면 살수록 빛나는 목재가 되고, 오이와 호박은 새콤달콤 몸이 완성 될 때까지만 살며, 백합은 제 입김과 제 눈매가 누군가의 어둠을 밀어 낼 때까지만 산다고 하였다
사람은 혼자서는 살수도 없고 일을 할 수도 없다.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을 둘과 둘이 모여 커다란 힘이 될 때 어려운 일은 반으로 나누어 해결 할 수 있고 기쁨은 네 배로 키워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인간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끈들이 이어져있다. 그 끈을 아름답게 가꾸는 일이 곧 인생이며, 관계라는 거창한 끈에 사랑을 키우는 관심, 먼저 다가서기, 공감, 진실한 칭찬, 웃음은 좋은 관계를 맺는 중요한 요소임을 이야기 한 레이드먼드가 쓴 ‘관계의 힘’이 떠오른다.
난 재잘거리고 순박한 아이들과 함께 있어 좋고, 서로 도와가며 이야기 하고 일 할 수 있는 동료들이 있어 좋고, 대화를 통해 아이들의 교육 문제를 이야기 하는 학부형들이 있어 좋고, 잘 한 것은 칭찬 해 주고 잘못하는 것은 가르쳐 주는 선배님들이 있어 좋다. 특히 묵묵히 참아주고 도와주는 가족이 있어 더욱좋다. 나를 둘러 싼 행복한 관계 요소와 함께하는 기쁨이 우리 생활의 활력소이며 살아가는 원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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