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는 가까이, 적은 더 가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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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는 가까이, 적은 더 가까이’
  • 최동철
  • 승인 2012.10.18 17: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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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11총선에서 당선된 300명의 현직 국회의원 중 30명 정도가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박탈당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이 지난 11일 발표한 선거사범 수사결과에 따르면 그렇다.

즉, 선거범죄로 인해 기소된 총 1,448명 중에는 당선자 30명, 당선자의 당선효력에 영향을 미치는 선거사무장, 회계책임자, 배우자ㆍ직계존비속 13명이 포함돼 있다.
이들 기소된 당선자 30명 중에서 11명은 이미 1심 이상의 선고를 받았다. 이중 4명만이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는 벌금 100만원 미만의 형이 확정됐다. 따라서 이들 4명을 제외한 26명 중에는 재판 결과에 따라 당선무효 될 가능성이 남아있는 셈이다.

더하여 당선효력에 영향을 미치는 선거사무장 등이 기소된 사건도 4건이 된다. 따라서 당선자 본인의 범죄로 당선무효 될 가능성이 있는 의원 26명과 주변인의 범죄로 인해 당선무효 될 가능성이 있는 의원 4명 등 총 30명이 의원직 유지를 자신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보은, 옥천, 영동선거구에서 당선된 새누리당 박덕흠 국회의원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청주지검에 의해 기소됐다. 오랜 세월 측근이었던 운전기사로 인해 30명중 1인이 됐다. 검찰에 따르면 박 의원은 4ㆍ11 총선이 끝난 지난 6월과 7월 자신의 운전기사에게 선거관련 대가로 5000만원씩, 모두 1억원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이 드러나게 된 단초는 박 의원 운전기사의 불만에서 비롯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 등에 따르면 그는 2003년부터 박의원의 운전기사로 일했다. 오랜 세월 동고동락했으니 알 것 모를 것을 모두 알 정도가 됐다. 4.11총선 때는 박 의원 선거 운동 지원을 위해 회사를 휴직했다. 그리고 자원봉사자로 박 의원의 선거용 승용차를 몰았다. 박 의원을 수행하면서 온갖 지시사항과 심부름 등을 했다. 그리곤 그러한 것들을 수첩에 기록하거나 영상으로 녹화해 두었다.

선거결과는 국회의원 당선이란 성과를 주었다. 이후 둘 사이에 무슨 사연이 개입했는지 한쪽은 대가를 요구했고 다른 한쪽은 그 대가를 주었다. 얼마간 시간이 흐른 뒤 또 다시 대가를 요구했으나 이번에는 거절당했다. 그러자 총선 당시 알게 된 상대 후보 운전기사에게 박 의원 비리를 알고 있다며 접근했다. 결국 이 내용은 검찰에 제보됐다. 주고받은 당사자 둘 다 선거법위반죄가 적용되어 기소에 이르게 됐다.

미국의 마피아조직 속담에 ‘친구는 가까이, 적은 더 가까이’라는 말이 있다. 아마도 자신을 해치는 적은 먼 곳이 아니라 내부를 꿰뚫는 위치의 측근 중에 있다는 뜻 일게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보은군내 선출직 중에도 측근에게 발목 잡혀 여태껏 전전긍긍해 한다는 바람결소리도 있다.

이왕 여러 가지 수단으로 측근을 활용했다면 더 가까이 두어 움직임을 주시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로마시대 줄리우스 시저(라틴어로는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백주에 칼에 찔리며 질렀던 "브루투스 너마저?"라는 배반당해 놀랐다는 뜻밖의 외마디를 안 지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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