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군에는 야당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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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군에는 야당이 없다’
  • 최동철
  • 승인 2012.05.10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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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 정치에서, 현재 정권을 잡고 있지 아니한 정당을 야당(野黨)이라고 한다. 어떤 기관이나 단체에서 집행부의 의견에 반대하는 쪽 사람들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반면 현재 정권을 잡고 있는 정당은 여당(與黨)이라고 한다. 권세나 정권을 잡았다는 의미의 집권당(執權黨)이라고도 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집권여당은 한나라당에서 당명을 바꾼 새누리당이다. 야당은 민주통합당(민주당), 통합진보당, 자유선진당과 그밖에 군소정당 다수가 있다.
그런데 기초단체인 보은군의 상급기관이라 할 광역단체인 충청북도의 수장(首長)인 도지사는 민주당 소속이다. 정부의 정책을 시책하는 집행부가 민주당 몫이니 당연히 충북의 여당은 민주당인 셈이다.

보은군의 경우도 충북도와 같다. 정부의 정책과 충북도의 시책 그리고 보은군 자치를 시행하는 집행부의 수장인 정상혁 군수의 소속정당은 민주당이다. 이는 현재 보은군의 정당정치 체제하에서 민주당은 여당이고, 새누리당은 야당이라는 의미다. 의회를 들여다봐도 실상은 매한가지다. 정수 8명의 의원 중 7명이 민주당이고, 단 1명만이 새누리당이다. 그야말로 보은군만큼은 집행여당인 민주당 일색의 여대대야소(與大大野小)인 것이다.

여대야소의 뉘앙스는 뭐니 뭐니 해도 집행부의 행보에 걸림돌이 거의 없음을 뜻한다. 예전 일당독재(一黨獨裁)시절과는 비교자체가 무리지만 군정을 시행함에 있어 맘먹은 대로 밀어붙일 수 있다는 것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간혹 이해관계가 설정되는 군민들과 마찰도 생기고 의견대립도 빗어진다. 최근에는 ‘호국원 유치’, ‘속리산 유통 청산’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시한을 다투는듯한 ‘호국원 유치’의 경우, 장안면 구인리 일대 뿐만 아니라 읍내 일원에도 숱한 현수막이 나부낄 정도다. 군정 현안 중 긴급 현안이 됐다. 유치반대서명자도 5천여 명에 이른다고 한다.
그럼에도 정작 야당인 새누리당은 묵묵부답이다.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할 뿐만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대안제시도 마다하지 아니해야 할 야당은 수수방관하고 있다.

군내 야당의 유일한 청일점이라고 할 수 있는 의회 박범출의원 조차도 일언반구가 없다. 또 지난 군수선거에 출마하여 ‘행정의 달인’임을 내세웠던 김수백 후보(당시 한나라당)도 입을 다물고 있다. 도의원을 지낸 이도 그렇고, 군 의원을 지낸 이도 그렇다. 이밖에도 보은군의 발전을 위해 여생을 바치겠다며 외쳐댔던 그 때 한나라당 후보들도 공식적 의견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선거 때 숱하게 뿌려대는 보도자료 만큼은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입장표명’은 있어야 했다. 개개인이 곤란하다면 정당의 이름을 빌려서라도 정당하게 입장을 밝혀야 했다.

그런데 없다. 보은군에는 여당만 있지 야당은 없다. ‘썩어도 준치’라는 말마따나 혹시 ‘명색이 집권여당 소속인데 시골구석에서 야당노릇을 할 수 있느냐’고 우문(愚問)이나 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아무튼 여당 입장이든, 야당 입장이든 뚜렷하게 밝혀야 한다. 정당정치를 추구하는 정당인들은 지역 현안에 대해 수시로 입장을 개진해 나가야 한다. 그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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