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가지고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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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가지고 살자
  • 보은신문
  • 승인 1999.0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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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고단하고 힘들었던 한해를 보내고 토끼띠의 기묘년 새해가 시작된 보름을 넘겼다. 그 힘들고 어려웠던 시련을 극복하고 새해를 맞는 감회는 너나없이 새롭고, 올 한해는 좀더 낳은 한해가 되길 바라는 소망은 누구나 있다. 1998년 지난 한해, 우리 군민 모두는 참으로 힘들고 어려웠던 한해였다. 더 직설적으로 “징그러운 한해였다”고 표현하는 삶들도 있다.

IMF한파로 가뜩이나 움추렸던 우리들에게 민선2기 출범의 기쁨도 잠시뿐, 8·12 대수해로 많은 재산피해를 입었으며 구조조정으로 직장을 잃거나 떠난 사람들에게는 악몽같은 한해였다. 그 밖에도 여러가지 뒤숭숭한 음해성 이야기로 많은 사람들은 부끄러움과 좌절을 맛보기도 한 일도 있었다. 이젠, 희망 가득찬 토끼의 새해를 맞아 악몽같았던 지나날을 지워버리고 새로운 출발을 해야 할 때다.

토기해를 맞아, 그 옛날 토끼의 이야기를 새삼 떠올려본다. 예로부터 토끼는 타인을 존중하고 자애로우며 누구에게나 호감이 가는 기품을 지닌 동물로 여겼다고 한다. 중국 춘추3전국시대의 사상가 한비자는 “무릇 행정가는 재능이나 권력보다 백성들로 하여금 스스로 나서서 무엇인가를 하게 만드는 토끼같은 덕이 중요하다”고 말할 정도였다.

토끼는 또한 귀가 커서 남의 말을 잘 들을 줄 아는 인품을 가진 영물로 통했다. 이런 이유로 날짐승의 평화론자가 『비둘기』라면 길짐승의 평화론자는 단연『토끼』를 꼽을 수 있다고 하였다. 토끼를 착하게 여기는 것은 서양도 마찬가지여서 프랑스의 혁명지도자로 베스피에르는 “토끼는 모든 선을 간직한 대표적인 짐승”이라고까지 말하기도 했단다.

더욱이 이렇게 착하기 그지없는 토끼는 서민의 표상이었다. 우리의 민화중에는 커다란 호랑이 앞에서 조그만한 토끼가 담배피우는 유머러스한 그림을 볼 수 있다. 엄한 양반을 상징하는 호랑이 앞에서 담배를 피우는 토끼의 모습은 평등과 평화를 상징하는 한국적 서민의 참모습이라고 해석하는 사람도 있다. 토끼는 또한 희생정신의 상징이 된다는 설화도 있다. 옛날 상주땅의 한 효자가 아버지의 병이 낫지않아 고민 끝에 신령님께 벌었더니 토끼가 나타나 간을 내어주어 병을 고치게 됐다는 이야기를 보더라도 희생을 상징하는 짐승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토끼는 화신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래선지 토끼해에 태어난 인물중에는 지혜롭고 덕이 높은 사람들이 많다는 통계도 있다. 신라시대 김유신을 비롯해서 삼국사기를 지은 김부식, 생육신, 김시습, 지석영, 한용운, 안중근, 양주동, 이은상 등이 모두 토끼띠다. 역설적인 이야기이지만 한문의 토끼묘(卯)자는 새싹이 땅을 뚫고 나오는 모양이다. 그래서 사마천의 사기에서는 “토끼가 만물이 무성함”을 상징한다고 했다. 이렇게 모든 것이 풍부하다는 뜻에서 민속학자들과 역술인을 토끼해는 돈걱정없는 해라고 하는 것 같다.

그러므로 모든 것을 좋게 해석하는 풍요로운 토끼띠 새해를 시작하면서 우리군민 모두는 앞에서 언급한 토끼의 설화를 되새기며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자고 주장하고 싶다. 희망을 가진 사람에게는 그 삶이 기쁨과 놀라움으로 가득차게 된다. 많은 사람들은 인생에 대한 큰 포부를 갖고 있지만 환경이 허락되지 않아 그 꿈을 실현시키지 못한 채 주저앉아 버리고 만다. 그런데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한번 마음먹은 일을 실천에 옮기지 못하는 사람은 많으나 그 어려움을 바로 이용하면 오히려 더 큰일을 하게 된다는 점이다. 유명한 화가 밀레는 아주 가난해서 새 그림을 그릴 캔버스를 사지 못했다. 그는 실망한 나머지 그림 그리는 일을 그만두어야겠다는 생각까지 했었단다.

그러나, 그는 끝내 포기하지 않고 그림을 그렸던 캔버스 위에 다시 그림을 그려보았다. 그런데 그 그림이 그를 더욱 유명하게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우리 모두는 실망을 맛본 경험이 있다. 이때에 우리는 어떤 목표를 정하였는데 꿈과 야망을 실현시킬 수 없는 한계를 발견하게 된다. 그럴때에는 바로 실망하지 말고 또한 포기하지 않고 다른 길이라도 찾아나서 꿈을 실현해 보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지난해 굉장한 홍수로 논밭이 물에 잠기고 곡식이 망가졌다. 그러나 금년은 피해입은 농경지가 복구와 더불어 그 당시 홍수의 물결이 흙을 침전시켜 아주 비옥한 땅을 만들어 줄 수 있다는 희망적인 이야기를 새해벽두부터 떠올려보며 또한 그리되길 기대해보고 싶다. 우리 모두는 아무리 생활이 어려워도 희망을 가지고 산다면 우리의 앞에는 반드시 미처생각치 못했던 좋은 길이 열릴것이라는 기대를 하면서 금년 한해는 모두가 좋아하는 귀여운 토끼같이 덕과 지혜 그리고 풍요가 살아 숨쉬는 정말로 희망 있는 일년이 되기를 간전히 소망해 본다.
/황종학(보은읍 산성1리)
<정이품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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