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단지 보상비 풀렸어도 경기는 썰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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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단지 보상비 풀렸어도 경기는 썰렁
  • 김인호 기자
  • 승인 2011.11.10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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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지거래 없고...실물 체감 어려워
장안면 동부산업단지(20여만평) 69만1243㎡에 대한 보상규모는 128억 원이다. 2009년과 2010년 2년에 걸쳐 이미 용지보상을 매듭짓고 2012년 준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삼승면 일대 첨단산업단지(45만평) 148만4464㎡에 대한 보상규모 400억 원 중 70%인 270억 원이 대상자 약 300명에게 임야 및 토지, 지장물 등의 보상비로 풀려 나갔다. 보상금은 채권 20억 원, 현금 250억 원으로 보상됐다.
사업비 473억 원 가운데 약 160억 원이 용지매입비인 궁 저수지 사업도 막바지 보상단계에 와 있다. 보청지구 사업 5억 원의 보상비도 풀려 동부와 첨단산단, 저수지 증설 사업으로 대략 563억 원이 보상비로 뿌려졌다.
보은군은 이와 함께 올해 말이나 내년 성주리 일대 스포츠파크 조성으로 인한 70억 원의 보상비가 추가로 뒤따를 예정이다.
지역에 돈줄이 풀렸음에도 체감은 피부에 와 닿지 않고 있다는 볼멘 소리다. 부동산의 경우 외형상 호기를 맞을 여건 임에도 종전과 다를 바 없다는 게 부동산 업자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토지보상으로 대토 등 거래가 다소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했던 삼승면 소재 부동산 업자조차 매기가 전혀 없어 의기소침해 있다.
예금유치를 기대했던 제2금융권은 오히려 앞날을 걱정할 판이다. 원남리에서 만난 주민은 “보상금 중 2억원을 우선적으로 2금융권에 진 빚부터 갚았다”며 “금융권 입장에선 여직원 한명분의 급여가 날아 간 셈”이라고 말했다.
삼승면 지역의 금융관계자는 “예금은 소폭 늘었지만 대출과 정책자금이 눈에 보이게 줄었다”고 말했다. 보은읍의 2금융권의 직원은 “대출규제가 강화된 데다 돈을 갖다 쓰는 사람도 없어 갈수록 어려운 실정”이라고 전했다.
한편에서는 농사시즌이 끝나는 이달부터 지금까지와는 다른 양상이 전개될 것이란 관측이다. 농사를 짓는 도중에는 거래자체가 힘들지만 내년 농사를 짓기 위해선 이 기간 농지거래가 활발히 진행될 수 있다는 예측이다.

△ 경기 체감 왜 못 느끼나
주민과 부동산, 금융 관계자들은 침체원인으로 고령의 나이, 부채, 자식 뒷바라지, 투자가치의 상대성, 농업에 대한 기피, 종중 땅 보상, 높은 땅값, 외부인들의 비중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지 주민들은 이구동성으로 보상비를 받은 농민들의 대다수가 고령이다 보니 농사를 지으려하기보다 자식 집사주고 남은 돈으로 여생을 보내려는 성향이 나타난 결과라고들 말한다.
모 지역의 경우 주민 27가구 중 2가구가 자식 따라 객지로 삶의 터전을 옮겼다. 보상금으로 생계를 이을 땅을 매입한 주민은 아직은 두 사람에 불과하다. 이 지역 주민은 “보상받았다고는 하나 부채탕감하고 자식주고 살집 지으면 실제 손에 쥐어지는 것은 쥐꼬리밖에 되지 않는 주민이 대부분으로 앞날을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보상받은 이들은 남의 땅에서 경작하는 농민보다 형편이 나은 경우다.
40~50대의 젊은 층도 농사여부를 재면서도 땅을 매입하더라도 보상에 비해 그 규모가 턱없이 줄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승면의 경우 주민 3명 정도가 대토를 했지만 전 경작규모에 비해 많이 줄었다고들 한다. 대토를 당장 못하는 이유로 땅값이 오른 상태라고 판단, 시기나 대상지를 저울질 하는 주민도 있고 한편으로 투자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은 도시를 투자지로 선호한다는 것이다.
보상비의 경우 지역과 지목, 용도 등에 따라 다르지만 삼승의 경우 대략 1평당 10만원, 지장물 5만원, 다른 지역은 5만원~7,8만 원선에서 보상이 전개된 것으로 전해졌다.
보상받은 토지주 중 외부인이 적지 않은 것도 경기 체감을 어렵게 한다. 첨단산단 시행사인 충북개발공사에 따르면 삼승지역의 경우 보상대상자 300여 명 중 100여 명이 원주민이 아닌 외부인이다. 다른 보상지역도 사정은 비슷하다. 주민들은 심지어 보상대상자의 절반 이상을 객지사람들로 보는 이도 있다.
보상비 사용처를 놓고 고민해야 할 종중 땅에 대한 보상도 원인 중 하나다. 종중 땅이 차지하는 비중이 다른 지역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삼승면의 경우 이미 보상한 270억 원 중 20억 원이지만 종중회의를 거쳐 결정해야하기 때문에 용처를 찾기까지는 쉽지 않은 과정과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종중 땅이라서 보상이 더뎌지는 경우도 있다.
대상자가 보상금을 만져보기도 전에 채권자에게 우선 보상금 지급순위가 부여되는 채무관계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빛 많은 농가일수록 자금회전에 애를 먹는다.
대부분의 보상자들은 “연세 드신 분들 80% 이상은 자식에게 보상비를 내어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힘들게 농사지어봐야 비용을 제외하면 10에 6명은 수익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농업을 기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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