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2000에서 1만원…소비자 환영
고기, 발품팔면 싸게 먹을 수 있다
지난 25일 일요일 정오 삼승면의 삼겹살 집. 휴일 한낮임에도 가게에 손님들로 북적됐다. 이곳은 작년 말 발생한 구제역 파동으로 삼겹살 가격이 대폭 오르면서 대부분의 삼겹살집들이 직격탄을 맞았음에도 오히려 단골을 더 끌어들였다. 고기, 발품팔면 싸게 먹을 수 있다
이 가게 주인은 “고기에서 마진을 줄이는 대신 기타 소주 등에서 이윤을 얻는다는 전략으로 장사를 해 구제역 파동에 따른 불황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식당은 다른 삼겹살집이 8000원에서 1만2000원으로 가격을 올렸을 때 9000원(1인분 300g)에 판매했다. 이후 고기 양을 250g으로 줄이고 1000원 올렸지만 여전히 식당은 만원이다. 20세 이하 여자 월드컵 세계 3위의 주역 지소연과 문소리 등이 식당을 방문하는 등 맛과 부담 없는 가격으로 소비자를 공략, 지역을 대표하는 삼겹살집으로 자리매김했다.
가게 주인은 “마진은 줄었지만 외부에서 찾아오는 손님들이 대폭 늘면서 전체 매출에 변동 없이 단골고객을 더 확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삼겹살식당과 가격차는 2000원에 불과했지만 고기 양까지 따지면 4000원 정도의 차이가 났다. 마진을 줄였을 뿐이지 그래도 손익에 큰 문제점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서민들이 즐겨 찾는 단골메뉴 삼결살 가격이 이달부터 내림세로 돌아섰다. 한때 1만3000원까지 치솟았던 식당 삼겹살 1인분 가격이 최근 1만원으로 떨어져 삼겹살 마니아들에게 희소식이 되고 있다. 삼겹살집들도 가격이 오르기 이전의 매출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달 들어 보은군내 삼겹살 가격이 전체적으로 2000원 정도 하락했다. 보은읍의 경우 대체적으로 1만원, 면지역은 9000~1만원대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보은읍 C식당은 9월초 2000원(1인분 200g) 인하, 1만원을 받고 있다. 식당주인은 “그동안 가격을 내리고 싶어도 채소값에 고기값이 올라 도저히 타산을 맞출 수 없어 어쩔 수 없었지만 최근 돼지고기값이 내려가 가격을 내리게 됐다”고 말했다. 보은군 삼겹살집의 상징이다시피 했던 이 가게는 삼겹살 가격을 올리면서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 주인은 “가격을 8000원에서 1만2000원으로 올린 후 30~40% 매출이 급감했다”며 “가격을 내린 이후 점차적으로 회복 추세”고 말했다.
H식당도 최근 2000원 가격을 인하하고 이를 알리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삼겹살 가격을 올린 후 매출이 현격히 줄었다는 게 가격을 내린 이유다. 또 다른 H삼겹살집도 가격을 종전 1만2000원에서 1만원으로 조정했다. 이 가게는 아울러 한우도 500g에 5만원에 출시하고 가격이 오르기 전의 활기를 기대하고 있다.
E식당도 종전 1만1000원에서 1만원으로 삼겹살 가격을 내렸다. 다른 식당들이 1만2000원 받을 때 이 가게는 1만1000원을 받아 가격상승에 따른 여파를 줄일 수 있었던 식당으로 알려졌다. C식당은 수입산 삼겹살 판매로 9500원 가격에 무한리필을 실시 중이다.
구제역 사태 이후 보은군의 삼겹살 가격은 전국 평균치보다 높았다. 읍은 1만2000~3000원, 면지역은 9000~1만원대로 청주 1만원, 전국 평균 9439원보다 다소 높았다는 지적이었다. 군내 삼겹살 가격이 높았던 것에 대해 삼겹살집을 운영하는 A씨는 “유통대리점으로부터 건네받는 보은군의 삼겹살 공급가격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삼겹살 가격이 전례 없이 비싸다보니 회식이 줄고 소비자 발길이 멈추면서 삼겹살집들이 매출저하로 울상을 지었다. 심지어는 가격이 오르기 전 매출에 20~30% 수준에 머문 집들도 나타났다. 삼겹살 대신 회나 개고기, 염소, 한우고기 등이 상대적으로 장사가 됐다.
일주일에 적어도 한번 이상 삼겹살을 즐겨 찾았다는 삼산리의 한 주민은 “보은에서 실상 삽겹살집 말고 소주를 먹을 만한 곳이 마땅치 않다”면서도 “그동안 가격 부담으로 삼겹살집 찾는 것을 꺼려왔는데 삼겹살 가격인하는 매우 잘한 일”이라고 무척 반겼다.
모 정육점 주인은 “국내산 돼지고기가 하도 안 나가 삼겹살 600g에 1만원(100g, 1670원)에 내놓았다”고 말했다. 25일 기준으로 보은축협에서는 국내산 삼겹살 100g 당 1950원, 목살 1900원, 돼지갈비 1600원, 보은농협 하나로마트는 생삼겹살 2100원, 돼지갈비 1200원, 앞다리살 1100원에 판매했다.
한우의 경우 2플러스 100g 기준으로 하나로마트 암소 안심과 등심 각 4167원, 국거리 2334원이었다. 보은축협은 조랑우랑 2플러스 등심과 안심이 각각 6400원, 6000이었고 사태는 2400원의 가격을 보였다. 모 정육점의 경우는 국내산 사태의 경우 100g에 돼지고기 삼겹살값과 같은 1670원에 내놓았다.
정육 관계자는 “삼겹살 가격인하로 등을 돌렸던 손님들이 차츰 돌아올 것”이라며 “고기의 질이나 도매가, 위치나 서비스 등이 달라 고기의 가격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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