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명숙(회인초 교감)
친절이란 상대방에게 마음을 쓰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친절의 힘은 어떤 강력한 명령이나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유일한 봉사이기도 하다.남에게 친절한 사람의 마음 속에는 「사랑」이라는 두 글자가 자리를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남이 나에게 친절을 베풀었을 때 불쾌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오히려 감사하게 생각하고 상대방을 존경함은 물론 뇌리 속에 잊을 수 없는 사람으로 기록이 될 것이다.
지금부터 20년 전의 일이다. 잊혀지지 않는 제자 중의 한 꼬마를 생각하면 얼마나 흐뭇한지 모른다. 1학년인데도 불구하고 청소 시간만 되면 추운 겨울도 아랑곳하지 않고 걸레를 빨아서 교실 구석 구석의 먼지를 닦던 그 꼬마는 나의 존경의 인물이었다.
그 후 신학년도가 되어 그 꼬마는 2학년이 되고 나는 5학년을 담임하게 되었다. 어느 여름 날, 동학년 체육 수업을 위해 학교에서 좀 떨어진 마을 앞에 위치한 냇가로 이동을 하는 중이었다. "선생님!"하고 반갑게 불러서 뒤돌아 보니 지난 학년도에 담임했던 그 꼬마였다. 아홉 살 밖에 안 된 어린이가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을까? 집안으로 달려가더니 엄마께 돈을 달라고 해서 사이다를 사 주는 것이다.
그 날따라 날씨가 무더워서 목이 마르던 차에 동학년 선생님들과 아주 맛있게 마셨다. 그 기억은 아마도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까무잡잡한 얼굴에 항상 부지런했던 '서민정' 은 나에게 친절의 참뜻을 되새겨 준 선생님이나 다름 없다. 남에게 친절을 베풂으로써 성공의 기회를 잡은 이야기는 대단히 많다.
인간 관계의 완성은 물질의 교환보다 더 확고한 심리적 작용을 주기 때문에, 작은 친절 하나가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것이다. 쥬디라는 소녀는 토마스라는 거지에게 항상 친절을 베풀었다. 추하기 이를 데 없는 토마스에게 친절을 베푸는 사람은 열 살짜리 소녀 쥬디 뿐이었다.
걸인 토마스는 그 소녀에게 십만 달러라는 거액의 유산을 상속하며 '다른 사람들은 모두 나에게 불친절했다. 그러나 쥬디만은 내게 항상 상냥하고 친절하였다. 내 일생을 통하여 내게 행복의 기분을 준 사람은 단 한 사람 쥬디였다. 이제 그에게 나의 모든 재산을 상속한다.' 라는 유서를 남기고 죽었다.
친절이 있는 사회는 기쁨이 있는 사회다. 친절이란 널리 사랑하고 이해하며 믿음이 있는 사회의 기초가 되기 때문에 그런 사회는 밝고 건강한 사회가 될 수 있다. "내 집에 오신 손님이 맨 입으로 가게 하지 말아라."고 하신 옛 어른들의 말씀 중에도 친절이란 단어가 내포되었음을 알 수 있다.
친절을 베풀기 위해서는 교육적 수준이 필요하지 않다. 아무나 아무 때나 마음만으로 발휘할 수 있는 성공의 필수 조건이기도 하다. 친절은 이렇듯 작은 것으로 상대의 마음을 설득시킬 수 있는 값진 것임에 틀림없다.
<정이품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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