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해야 산다<38>
지구의 기상이변이 급속도로 빨라지고 있다. 지구 생태과학자들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가장 심각한 가시적 현상이 바로 꿀벌들이 이유 없는 떼죽음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꿀벌들의 생존은 인류의 생존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어 그런 결론을 강하게 끌어내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전국 벌꿀농가들을 휩쓸어 아연실색케 만든 꿀벌 낭충봉아부패병이 바로 농약에 의한 피해 가능성이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지난 21일 한봉협회와 한국양봉협회가 공동주최한 ‘한·일 토종벌 및 양봉세미나’에서 전 일본 토종벌협회장인 후지하라 세다씨가 이 같은 주장을 해 이목을 끌었다.
후지하라씨는 도쿄농업대 졸업 후 30여년 간 토봉 및 양봉업에 종사한 꿀벌 전문가로 최근에는 도쿄번화가인 긴자에서 시민 양봉강습을 통해 꿀벌에 대한 이해와 환경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있다.
이날 세미나에서 후지하라씨는 몇 천 년 간 이어온 토종벌이 최근질병 발생이 급격히 늘어나는 원인은 농약으로 인한 문제로 밖에 볼 수 없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또한 거미 등 다른 곤충에는 큰 피해가 없다 하더라도 꿀벌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다며 꿀벌 주변에선 피해가 예상되는 농약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경고하고 나선 것이다.
일본에서도 8년 전부터 꿀벌 낭충봉아부패병으로 인해 연관 산업피해까지 합쳐 연간 130조원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즈음 보은지역에는 수종갱신을 해야 한다는 이유로 멀쩡한 가로수 수종을 베어내고 과실수로 수종 갱신을 하고 있으니 어처구니없다.
과실수는 가로수 기능보다는 볼거리에 우선을 둔 것으로 병충해를 막기 위해선 필수적으로 농약을 살포해야 하는 것이다.
어디 그뿐인가.
과실수 가로수에는 분명 ‘과실채취 금지’란 푯말이 붙어 있어 풍속 상 이질감마저 들게 하고 때가 되면 익어 터져 땅으로 떨어지는 과실들로 인해 볼거리는커녕 교통사고 위험마저 초래하고 있어 실효성에도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장안면 도로가에는 수십 년 간 키워온 멀쩡한 가로수를 베어내고 예산사용을 목적으로 한 때문인지 가로수를 과실수로 일부 전환한 것은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다.
얼마 전에는 한 벌꿀농가가 수백 통의 벌통을 방출한 후에 사전 예고 없이 가로수에 살포한 농약 때문에 직간접적 피해를 입은 사건으로 벙어리 냉가슴 앓듯 한 농가의 한탄어린 호소도 있었다.
행정 상 수종갱신이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으나 가로수를 과실수로 바꾸는 일은 신중히 선택해야 할 일임에 틀림없다.
보은읍, 산외면, 속리산면 등지 여러 곳에 심겨진 과실수종은 실효성 면에서 현저히 떨어진다.
미래를 생각하는 푸르고 맑은 청정 군을 생각한다면 반드시 수종갱신 시 우선적인 단견에서 수종갱신을 할 것이 아니라 사후 병충해에 강하고 볼거리를 줄 수 있는 다목적의 가로수종으로 바꾸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천성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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