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아들 안부럽다는 장모님 모시기 3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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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아들 안부럽다는 장모님 모시기 34년!
  • 손진규 서당골 청소년수련원 원장
  • 승인 2011.03.31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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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모님이 연로하게 되면 자식들은 당연히 노부모를 모시는 것으로 알았던 동방예의지국! 그러나 지금은 급격한 산업화에 따른 변화로 부부 중심의 핵가족으로 변모되었고,  존경과 권위의 중심으로 추앙되었던 노인은 가족과 사회에서의 지위와 역할을 상실하게 된 서글픈 현실이다. 
  노인부양에 대한 살인사건, 부모님을 모시기 싫어 여행 중에 해외에 버리고 온다거나 길거리에 버리는 등의 신 고려장이 메스컴에 가끔 보도 되어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킨적이 있다.
 국내 실버타운의 산 증인으로 손꼽히는 이종균 서울송도병원 원장! 어린 시절 아버지를 여의었고 시골에서 홀로 거주해온 어머니가 70대 중반이 되던 어느 날 갑작스레 치매 증세를 보여 어머니와 치매 환자들을 위해서 실버타운을 건축하여 최고령 입주자로 100세가 넘은 어머니가  입원해서 행복하다는 이야기. "병들고 심지어 치매에 걸린 부모라도 항상 공경해야 합니다. 부모가 있어야 일상에 바쁜 자녀들도 함께 모여 가족이 화목해질 수 있거든요. 저희 어머니가 큰 병 없이 오래오래 사시는 게 꿈입니다." 고 말하는 너무도 감동적인 이원장이다.

결혼과 함께 장모님을 모신지 34년이니 벌써 세월은 흘러 84세가 되었다. 부농 집안의 교사였던 남편과 결혼, 행복한 시간도 뒤로 하고 6.25 사변으로 장인어른은 장모님과 나의 아내를 남기고 강원도 철원 전투에서 아까운 청춘, 조국을 위해 불사르고 지금은 영천 국립묘지에 고이 잠들어 계신다. 주위의 분들은 장모님과 함께 산다고 하면 대단하다며 놀라는 표정이며 주위의 친지들이나 지인들도 장모님 모시는 모습들을 눈여겨보고 늘 감동이라고 예기하곤 한다. 그러나 변함없이 그 긴 세월을 지극정성으로 모셔왔고 화목하게 살고 있으며 늘 행복한 생활이다. 딸 하나 믿고 평생을 홀로 사신 그 아름다움!
그래서 더 애틋한 정이 솟아나고 사위가 아닌 아들로서 변함없이 효행을 실천하고 있다. 효자 집안에 효자 난다고 아들의 가정교육을 위해서도 올바른 행동이다. 나의 정년 퇴임식장에서 "언제나 온화한 모습으로 우리 가정을 위해서 헌신하셨고, 누구에게나 사위 자랑으로 열 아들 부럽지 않다고 과찬의 말씀하시는 분"이라고 장모님을 소개한 적이 있다. 장모님을 모시고 생활한 긴 세월을 뒤 돌아 보면 마음 상하게 해드린 적 없으며 항상 안락한 생활을 하시도록 세심한 관심과 배려였다. 멀리 떨어져 있는 손자들이 한두 달 다녀가지 않으면 궁금증에 전화통은 불이 나고, 다녀가는 날은 두 손자에게 기름 값과 용돈을 챙겨 주시며 행복해 하시는 모습! 두 아들의 빈번한 해외 출장 때도 수 우체국에 가셔서 송금을 하시는 없는 사랑! 아내와 함께 해외여행이라도 떠나면 두 아들의 결혼식때 신혼집을 장만해줘야 하는데 너무 자주 여행을 한다며  늘 못마땅해 하시면서도 여행비를 챙겨주시는 신세대할머니다.
주말 ,집에 가면 요리를 하고 집안 청소, 화분 가꾸기에 소일을 하시는 장모님, 예전에는 부모님을 편안하게 모시기만 하면 효도라고 생각하였으나, 수명 연장에 따른 고령화 사회에서는 노인이라는 자괴감과 소외감이 들지 않도록 가벼운 일거리를 끊임없이 만들어 드리라고 아내에게 늘 부탁한다. 1주일 동안에 있었던 일들을 대화로 나누는 것도 내겐 최대의 효도다.
현재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 중 이란다. 2000년 65세 이상자가 전체인구의 7.2%(고령화 사회), 2018년에 14.3%(고령사회), 2026년에는 20.8%(초고령사회) 점유할 전망이라니 고령화 사회에서 고령사회로 도달하는데 18년, 고령사회에서 초고령 사회로 8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빠른 고령화추세 노년층은 점점 증가하고 자식들은 노부모 모시기를 기피하여 노부모들의 짐이 되는 슬픈 현실이다.
 고사성어에 풍수지탄(風樹之嘆)이라는 말이 있다. 즉, “부모를 잃어 효도할 수 없음을 한탄한다”는 말이다. 이런 후회를 남기지 않도록 부모님이 살아계실 때 열과 성을 다해 부모님 은혜에 보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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