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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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
  • 최동철 편집위원
  • 승인 2011.01.20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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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조류독감 바이러스확산이 수그러들 기미가 아직 보이지 않는다. 지난 해 11월 경북 안동 돼지농장에서 비롯된 구제역은 경기, 강원, 충남 그리고 최근에는 충북의 충주를 거쳐 인접군인 청원까지 진출했다. 지난주에는 보은읍에서도 발생신고가 있어 축산농가의 가슴을 철렁하게 했으나 다행스럽게 음성판정을 받았다. 현재까지 전국적으로 구제역과 조류독감으로 살(殺)처분 된 소와 돼지는 약 200만 마리, 닭과 오리는 50만 마리로 파악되고 있다. 이 숫자만큼의 가축들이 비닐봉지에 싸인 채 또는 굴삭기에 강제로 떼밀려 발버둥과 비명을 지르며 구덩이에 생매장 당했다. 아비규환의 참상이었다.

급기야 외국의 신문과 방송들도 ‘안락사 시키기 위한 약물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산 채로 감염된 가축을 파묻어 살 처분하는 방식에 경악했다. 미국 최대 인터넷 매체인 <허핑턴포스트>는 '한국이 140만 마리의 돼지를 산 채로 파묻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돼지를 산 채로 묻기로 한 한국의 결정이 국제 동물보호 단체들을 분노하게 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경기도 포천에서 소를 키우는 농부 김희동 씨의 "나는 차마 (살처분 광경을) 눈뜨고 볼 수 없었다"며 "내가 키우던 100마리의 소들이 죽는 것을 보고 실신하여 병원으로 실려 갔다"는 인터뷰를 소개했다.

구제역은 소, 돼지, 양, 염소, 사슴 등 발굽이 둘로 갈라진 동물(우제류)에 감염되는 전염성이 매우 강한 1종 가축전염병이다. 바이러스는 공기의 흐름을 타고 땅에서는 50km, 바다에서는 250km이상 전파된다. 조류인플루엔자는 전파가 빠르고 병원성이 다양하며, 닭, 오리, 야생 조류 등 여러 종류의 조류에 감염된다. 그 중에서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는 사람에게도 옮기는 1종 가축전염병으로 발생 한 경우에는 살 처분이 최선책이다. 아직까지는 특별한 치료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전염병으로 인해 사람들도 떼죽음 당한 경우는 많다. 특히 1347년부터 1350년에 걸쳐 전 유럽을 휩쓴 살인적인 전염병인 흑사병(페스트)은 당시 유럽 인구의 3분의 1정도를 죽음으로 몰았다. 부스럼이 생긴 며칠 뒤 전신의 피부가 검푸르게 변하고 의식이 흐릿해지며 죽어갔다. 크림반도에서 비롯된 이 역병은 아프리카 북부,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 프랑스, 오스트리아, 헝가리, 스위스, 독일, 스칸디나비아 반도, 발트 해 연안국들로 급속하게 퍼져 나갔다. 2년이 조금 넘는 기간에 약 2,500만 명이 병명도, 원인도 모른 채 희생됐다.

유엔 통계자료를 보면 매년 약 1,700만 명의 사람들이 전염병으로 죽는다. 그 중 900만 명이 어린이다. 지난 40년간 슈퍼 박테리아 등 39종의 새로운 전염병이 발견됐다. 새로이 나타나고 있는 병원체의 약 75%는 사람과 동물의 구분이 없는 인수 공통 전염병이다. 그리고 최근 5년 간 1,100종이 넘는 전염병이 출현했다. 콜레라, 황열병, 페스트, 뎅기열, 뇌수막염, 출혈열, 결핵, 디프테리아와 같은 오래된 병들이 다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이들 균은 이제 20종의 약물에 저항성을 갖추고 과거 보다 강한 모습으로 변형되어 대응하기가 매우 어려운 질환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전염병’ 이란 용어가 ‘감염병’으로 변경됐다. ‘기생충질환 예방법’과 ‘전염병예방법’이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로 통합돼 지난 해 12월30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데 따른 것이다. 개정된 법률에서는 기존의 전염병이라는 용어를 전염성 질환과 비전염성질환을 모두 포함하는 감염병으로 변경했다. 갈수록 강력해지는 세균과의 전쟁에서 인간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발생 초동단계부터 총력전을 펼칠 수밖에 없게 된 이유에서다. 사실 이번 구제역과 고병원성 조류독감이 전국적으로 급속히 확산된 데에는 중앙정부의 별다른 대처 방안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초동 대응도, 사후 대처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래서 축산농과 정상혁 군수 등 군청 공무원들이 밤을 지새우다 시피 예방에 최선을 다했다. 하등 관계없는 지역 주민들도 차량을 소독액으로 흠뻑 뒤집어쓰는 불편을 감수하면서 적극 협조했다. 따라서 아직 감염병이 보은군에는 발을 붙이지 못하고 있다. 마지막까지 보은군민 파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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