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하는 양심, 용기있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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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하는 양심, 용기있는 삶
  • 보은신문
  • 승인 2002.03.0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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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표(보은장속, 재경군민회 사무총장)
우리들은 어떤 사람이 옳은 행동을 할때 그 사람을 두고 양심이 있다 또는 없다라고 평한다. 나는 사람들에게는 누구나 다 양심은 있다고 본다. 단 행동으로 실천하는 살아있는 양심인가 아니면 마음만 가지고 표현하지 못하는 죽은 양심인가일 뿐이다. 나는 길거리에서 또는 전철차안에서 나보다 어렵게 사는 구걸하는 장애인을 보고도 지폐한장을 주머니에서 선뜻 꺼내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이것저것 생각하며 망설이다가 결국은 실천하지 못하는 죽은 양심이기 때문이다. 물건이라야 몇가지 안되고 전부 합해서 몇만원 되지도 않을 것을 길거리 좌판에 내놓고 추위에 하루종일 떨며 팔고있는 옛날 우리어머니 같은 허리 구부정한 할머니를 보며 지난 연말에는 보은군수님이 재경군민회 송년정기총회시 기증한 1kg짜리 쌀한포를 갖다드리고 내 스스로 얼마나 흐뭇해 했는지 모른다.

그런가 하면 내집 들어가는 골목에서 덩치 큰 깡패같은 불량학생들에게 매를 맞으며 곤경에 처해있는 어린학생을 보고도 대놓고 말한마디로 말리지 못하며 길을 다시 돌아가 인근 파출소에 겨우 신고나하는 나자신을 보며 나약함을 얼마나 후회했는지 모른다.

그래도 젊은시절 불의에 굽히지않고 나쁜사람을 혼내주는 용기있는 사람이 되겠다고 무슬(합기도) 2단까지 연마했던 내가 아니었던가? 인생의 좌우명으로 지·인·용을 갖추고 모든일에 최선을 다하며 사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내자식들에게는 가르친다. 많은 지식도 착한 마음도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면 훌륭한 사람이라 할 수 없다. 얼마전 TV아침프로에서 내가 평소 알고있는 청주출신의 "오미희"라는 탤런트가 나와서 그 동안의 어려웠던 지나온 삶의 이야기를 하는 것을 감명깊게 들었다. 그녀는 이제 44세의 나이로 그간 2번에 걸친 결혼과 이혼, 암과의 투병생활 그리고 그로인한 경제생활의 어려움등 3중고로 어려운 생활을 하였던 모양이다.

방송국에서 한 가요프로그램을 일주일중 3일은 진행하고 나머지 3일은 병원에 입원해서 항암치료를 받으며, 자신에게 걸려있는 소송문제등을 변호사없이 해결 하느라고 엄청난 시련을 겪었다는 것이다.
더이상 방송국일을 할 수 없어 후배가수에게 맡기고 정처없이 떠나는 차중에서 그녀는 후배진행자의 격려와 뜻깊은 가요선물을 받고 감격하였단다. "강산에"라는 가수의 호소력있는 노래로 너는 할수 있어 반드시 일어서야 한다는 말이 자기를 두고 하는 소리라고 느꼈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밤12시가 넘은 줄도 모르고 건 전화에 자신의 절망적인 목소리를 듣고 혹시나 무슨 일이 있지나 않을까하고 휴대전화를 끊지 않고 멀리서 계속 통화하며 집까지 찾아와 위로해준 친지의 이야기도 있었다. 그래도 꺾이지 않고 일어선 그녀의 의지와 용기를 북돋아준 주위사람들에게 대신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평소 하느님을 옳게 믿고 이웃을 사랑하며 살겠다는 나에게도 아주 생각조차 하기싫은 미운 사람이 있다.

지난 성탄절이전에 1년동안 죄지은 모든 것을 신부님께 고백성사후 보속을 받고자 말씀드렸다. 그랬더니 신부님께서는 나에게 그렇게 미운사람을 바로 용서하라고는 하지 않겠다하며 그를 용서하고 살수있는 용기를 달라고 하느님께 열심히 기도하라고 하신다. 정말 옳은 말씀인 것 같다. 30대 나이때 신혼시절 내 옛이야기 중 하나다. 그때 친구들과 밤새워 디스코클럽에서 술마시고 춤추고 새벽녘에 집에 들어와 나를 흔들어 깨워 일으키는 것이다.

왜 그러느냐는 내말에 아내는 내가 벗어 놓은 흰 와이셔츠를 가리키며 옷깃에 찍힌 선명한 루즈자국이 누구것이냐고 따지는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술집에서 아가씨들과 놀은 것은 사실이지만 안고 논것은 아니었는데 이상한 일이다. 신혼때부터 나의 버릇을 확실히 잡아놓으려는 아내의 지능적인 자자극인지 아니면 팁이 적어 심술을 부린 술집아가씨의 물먹이기 작전이었는지 아직도 풀리지 않는 미스테리다. 그러나 그때 절대로 아가씨와는 그런 일이 없었다고 하라는 평소 어느 선배의 말대로 술집에는 가지도 않았으며 모친상을 당한 친구집에서 밤을 새며 고스톱만 치고 왔다고 거짓변명으로 위기를 때웠다. 이럴 때 이글을 읽어보신 여러분께서는 저의 모순된 양심과 용기에 어떤 충고를 해주어 늦은 나이의 진짜 인생의 한수를 배우게 할지 궁금하다.


◇ 공인중개사.증권투자사,서울 마포구 3-6지구 도심재개발조합 총무이사.

<정이품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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