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커스’가 내 인생의 전환점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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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커스’가 내 인생의 전환점 됐다”
  • 천성남 기자
  • 승인 2010.08.26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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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보은을 ‘관상어중심지’로 추진도
인생의 성공 너머에는 항시 원인과 이유가 따른다. 지난 1984년 정육점을 운영하던 중 적적한 공간을 메우기 위해 우연히 디스플레이해 놓았던 열대어 ‘디스커스’가 그의 인생을 바꾸어 놓는 전환점이 됐다.
바다가 없는 충북 내륙지역, 특히 명산으로 이름난 보은지역에서 지난 88년 ‘구피뱅크’ 홈페이지를 열고 인터넷을 통해 주요 판매처인 서울, 부산, 대구 등에 택배로 전국 판매를 하며 인생의 도전장을 낸 양기남(54)씨를 만나봤다.〈편집자 주〉

◇붙여진 닉네임 ‘물고기에 미친 사람’

전국 최초 기업형 양어장 시설을 갖춘 동명양어장(대표 양기남·학림1구 54-1
☎543-7473 ) 을 운영 중인 그는 한국 양어업계의 혁신을 위해 대부분 필요에 따라 찾아주는 이를 제외하곤 두문불출 양어연구와 시설투자에만 심혈을 쏟고 있다.
그래서 붙여진 닉네임이 ‘물고기에 미친 사람’이다.
“국내기술 100%로 산란에서부터 부화, 성장에 이르기까지 일대 성장 과정을 한 치의 오차 없이 한 라인에서 이뤄내는 순환여과시스템과 기술력은 아직 다른 곳에서는 없는 것으로 압니다. 시설비도 문제지만 수질이나 환경적 요인이 수반되기 때문이죠.”

◇이론적으론 비전문가, 실전엔 ‘박사’

지난 2009년 1월 초 그는 보은을 찾았다. 양어장 시설의 최적 포인트를 찾기 위해 전국을 누비고 다녔던 그였다. 무주구천동까지 헤맸던 그가 이곳 보은에서 두 달 가량 머물면서 입에 맞는 부지를 찾은 것이다.
하늘이 도왔던지 한 지인(화신건설 사장)을 만나면서 소개로 현재의 부지를 얻게 됐다. 당년 2월 초 드디어 4705m²을 구입하게 된 것이다.
“밤 9시 30분쯤 되었을 겁니다. 캄캄한 어둠 속에서 사장님의 손에 이끌려 찾아 간 곳이 바로 지금의 터였어요. 당시 도로공사 중으로 무척 어지럽게 널려 있었어요. 늘 그 고마움을 잊지 못하죠. 좋은 땅의 프레미엄 부분이 있었지만 후회는 없습니다.”

◇광명시에서 성업 중 그러나 이전 불가피

처음에는 경기도 시흥에서 15년 간, 다시 광명시로 이전하여 만 7년이 넘게 양어업을 해와 안정권을 찾고 있었으나 국책사업으로 시행된 도시계획에 따라 이전이 불가피하게 됐다.
“처음엔 우울증 증세를 앓을 만큼 심각했죠. 장소이전을 위해 무주구천동까지 가보았으나 수질이나 그밖에 환경적 조건이 맞지 않더군요. 그래서 지도를 펴놓고 교통과 모든 요건을 살펴본 결과 보은까지 오게 된 겁니다.”
부지 근방에서 채수를 하여 트럭에 가득 싣고 서울로 올라가 수질 검사를 한 결과 47개 항에 달하는 요건을 모두 충족할 만큼의 결과였다. 한 달 만에 일이었다.

◇빚더미 속 디스커스 구덩이에 묻기로 결심

당시 키우던 ‘디스커스’가 사다놓으면 죽고 또 죽고 되풀이 하자 그는 한 지인을 통해 일본책 2권을 구입 완역하여 기구서부터 먹이 등에 이르기까지 수백 만 원을 들여 연구에 연구를 거듭, 질병 쪽에서 내로라하는 성과를 얻어냈다.
“돋보기를 쓰지 않고도 병든 놈은 척 알아냅니다. 디스커스 번식에도 성공을 했죠. 어찌 보면 스스로 생각해도 자랑할 만한 일은 아닙니다. 둘째아이 출산을 앞두고 아내가 내종 안하던 바가지(?)를 긁더라구요. 빚더미에 올라 돈이 궁했던 때라 출산에 대한 걱정이 앞 선거죠. 그때 결심을 했습니다. 3일간 장고 끝에 내 선택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 새끼는 남겨두고 디스커스 어미 25쌍을 구덩이를 파고 묻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손해가 아닌 새로운 어종을 개발하는 반사이익으로 되돌아왔어요. 인생의 전환점이 된 거지요.“

◇냉동열관리사로 서울대병원, 리비아 근무까지

그의 사회적인 직업은 냉동열관리사다. 서울대병원, 리비아까지 갔다 올 정도로 다양한 직업적 경험을 쌓고 왔다.
그 기술은 거기에 그치지 않고 양어업에서 조차 열, 단열 시설은 물론 다양한 기술 연계력으로 어류의 단가나 생산성 등에서 남과 경쟁력을 갖는 노하우로 작용했다.
“시작 당시 66m²에서 생산했던 열대어 종은 주종으로 스마트라, 엔젤피시, 세베럼, 메치니스(피라냐 사춘) 등 4종이었어요. 스마트라는 한 달에 5000수만 생산해도 꽤 큰 돈을 만졌지요.”

◇전 재산 올인한 ‘묻지만 투자’가 성공 불러

사고의 전환으로 시작한 새 어종 개발은 묵은빚을 청산하고 남을 정도로 짭짤한 수입을 가져왔고 인생의 역경을 극복하는 계기가 되었다.
“무조건 결심이 설 때까지는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다가 결심이 서면 무슨 일이 있더라도 실천에 옮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심이 서자마자 저는 전 재산을 투입했습니다. 이런 것을 ‘묻지마 투자’라고 하나요? 이상하게도 양어장은 첫 번째도, 두 번째도 성공이었습니다.”

◇아내와 아들, 양어사업의 동반자며 지원자

“보은에 내려와 만 15개월 동안 홀로 공사를 진행했어요. 가족들이 내려 온 건 지난 5월입니다. 저보다 6살 아래인 아내(김윤양)는 이 일에 적극적이었고 3남 중 큰아들인 동명이는 튼실한 지원자죠. 동명이는 건국대 1년 수료 후 한국농업대학 채소학과에 들어가 창업농업인으로 선정됐습니다. 오는 9월부터 이곳에 수초장을 건립, 양어업과 연계 사업을 전개할 예정입니다.”

◇치어에서 어미까지 ‘순환여과시스템’ 장치

서울대 수의대 BK20일 산학협력단에도 가입해 있는 그는 치어에서 어미까지 키워내는 순환여과시스템 장치로 실험용 어류에 대한 기술제휴를 해오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구피 어종으로 약 60종이 되는데 주로 대학 실험용으로 이용, 유전자 변형이나 임상실험용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종류별로는 구피, 엔젤피시, 레드 플래티, 제브라 등이며 특히 제브라는 환경에 민감하여 수질이나 온도 등에 영향을 받고 전문적 상황에서 환경에 의해 변형이 됩니다. 그래서 비닐 태운 연기에 노출된다든가 하면 잠깐 노출되어도 아가미가 닫혀 떨어지는 등의 치명적 기형을 가져옵니다.”

◇향후 잉어, 관상어 등 연계 관상중심지로

이와 관련, 도 지원사업으로 신 사업 아이템 계획서를 최근 제출했다.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경쟁력 있는 마을을 만들기 위한 사업 아이템이다. 특히 보은지역을 일본, 중국 등 관광객들에게 잉어,금붕어 등 관상시설을 갖추는 한편 햄스터, 고슴도치, 새, 딱정벌레 등 볼거리를 제공하는 관상중심지로의 야심찬 계획도 그의 또 하나의 프로젝트다.
/천성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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