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대한 반응은 정 군수가 몸담고 있는 자유선진당 내에서조차 적·부 두 가지로 나타난다. 비서 업무를 분담해 민원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고 담당부서와의 소통이 활발해 질 수 있다는 것과 외부인사는 당선 전부터 정 군수를 잘 알고 군수 임기 중에만 재직할 수 있어 직언을 할 수 있다는 긍정적 주장이다. 반면 선거에서 정 군수를 도와 준 것은 군이 잘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도와 준 것이지 군 운영에 개입하기 위해 도운 것이 아니라며 민원비서의 채용에 대해 매우 부정적이다. 한마디로 민원담당 채용은 정 군수에게 부담을 줄 뿐 아니라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강하게 미치기 때문에 추후 실이 많다는 계산이다.
이렇다보니 지방공무원정원조례안을 심사하게 될 선진당 소속 군의원들도 쉽지 않은 선택을 강요받게 됐다. 의안이 상정될 경우 과반 이상을 점유한 이들의 의도에 따라 개정안 통과는 결판나겠지만 자칫 의원 자질 논란에 휘말릴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이와 관련 역량 있는 몇몇 당원과 주민으로부터 항의성 미팅과 주문전화가 쇄도했다. 핵심은 “이미 조례개정안 통과가 예정돼 있다. 만일 의회가 이 사안을 심사숙고하지 않은 채 승인한다면 의원으로서 자질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는 내용이다.
이번 일은 터질 일이 터진 듯한 느낌이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정 군수는 성향이 다른 여러 운동원들의 지원을 이끌어 냈다. 선거 전부터 뜻을 함께 해온 정 군수와 측근 그리고 전 한나라당 당원, 이용희 의원과 자유선진당 당원, 이향래 전 군수 측근 등 그동안 행보로 비쳐볼 때 오월동주 격인 사람들이 모여 쉽지 않은 선거전을 치렀기 때문에 선거 후 갈등이 표출되리라는 예상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이번 민원비서 채용안이 그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둘러싼 말들이 많지만 선거 후 어느 정도의 논공행상 논란은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부인하든 아직까지 우리 선거 문화가 조직과 사람을 요구하고 있고 권력을 잡기 위한 정치의 특성과 여러 이해관계가 얽힌 구조 상 서로의 관계를 소홀히 할 수만은 없다. 만일 모든 것을 다준 주군이 자신을 팽한다면 마음의 상처는, 그 지도자는 어떤 모습으로 외부에 비쳐지겠는가. 또 조직에 메기효과(한 마리 메기를 어항에 집어넣었을 때 미꾸라지들이 메기를 피해 다니느라 움직임이 빨라지는 것)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원비서 채용 도입은 공감할 수 있는 부분으로 이해가 간다.
그러나 그 자리가 필요와 명분에 의해 역량을 발휘해보라는 기회의 자리가 될지언정 역으로 상향식(밑으로부터 위로) 요구에 의해 자리가 주어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이 말이 들리기에 하는 말이다. 아무리 좋은 취지라도 그런 자리는 불필요한 잡음과 오해와 의혹을 불러일으킬 뿐 아니라 서로에게 화가되고 지역에 균열을 가져오는 등 의도와 동떨어지게 변질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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