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을 세계적인 관광이벤트 도시로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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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을 세계적인 관광이벤트 도시로 만들자
  • 보은신문
  • 승인 2002.0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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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선 요(보은읍 교사리, 청사이벤트 대표)
세월이 흐르면 세상도 변하겠지만 껍데기만 남아있는 듯한 요즈음, 먹을 것은 풍족하지 못했어도 마음만은 풍요로웠던 고향에서의 어린 시절이 그리울 때가 많다. 꼬불꼬불한 논두렁길, 수정처럼 투명한 시냇물, 박을 엎어 놓은 듯한 소박한 초가집, 온 산을 불사르던 진달래……. 이러한 소중한 어린시절의 추억은 연극과 문화축제 연출을 하는 나에게는 커다란 재산이 되었다.

초등학교 3학년 시절, 나는 개울 건너 장신리 산밑의 외딴집에 살았었다. 나는 학교가 끝나면 같은 반 친구인 한의원 집 아들 ‘용일'의 집으로 매일 출근하다시피 하였다. 그 이유는 TV가 몹시 귀했던 시절 그 친구의 집에만 TV가 있었기 때문이다. 주말 저녁 ‘토요명화'가 끝나면 11시가 훨씬 넘었다. 나는 삼산1구 시장통에서 집까지 냅다 뛰어야 했다. 왜 그리 멀고 무섭기만 하던지……. 물론 집에 가면 무서운 아버지의 불호령이 기다리고 있었지만 난 그 짓을 매번 반복했다.

나는 어린 나이에 ‘벤허',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 ‘왕과 나' 등 수많은 명화들을 섭렵해 나갔다. 지금도 나의 유일한 취미는 주말에 영화를 보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지금 내가 소장한 비디오 테이프는 1천여 개가 넘는다. 그때부터 나는 ‘문화 · 예술'에 대한 욕망들이 솟구쳐 지금의 직업으로 들어서지 않았나 싶다.

대학 시절 전공을 뒤로하고 연극을 하였고 이제는 이벤트회사를 설립하여 축제전문가로 활동하게 되었다. 어린 시절 감명깊게 보았던 수많은 영화와 책들, 어렴풋이 떠오르는 고향에 대한 추억들이 지금은 큰 재산이 되어 나의 연출방향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우리 회사가 근래에 참여하였던 ‘청주 항공엑스포', ‘청주인쇄출판박람회',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세조대왕 속리산 행차' 등의 행사는 이러한 토대 위에서 이루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싶다. 요즘 온나라가 ‘금연열풍'으로 뜨겁다. 재정자립도가 열악한 작은 자치단체들은 이로 인해 세수가 줄어들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다는 뉴스를 접했다.  언제까지 담배소비세나 자동차세에만 의존해야 할까? 보은군에서도 새로운 수익사업을 벌여 수입 증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하지 않을까?

축제의 공화국이라고 불리는 스코틀랜드의 에든버러시(市)는 관광이벤트로 연간 1천만명 이상의 관광객을 끌어들여 매년 9천만 파운드(약 1천억원) 이상을 벌어들이고 있고, 독일의 뮌헨은 ‘10월 축제'를 통해 600만명의 관람객과 100억마르크(약 5조원)의 관광수입을 벌어들인다. 일본 오이타현(縣) 유후인 마찌에서는 ‘유후인연화축제'를 통해 지역 관광개발사업에 성공하여 매년 3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을 불러 모으고 있다. 이외에도 이들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자기 도시 나름대로의 이벤트를 개발해 짭짤한 관광수입을 올리는 곳도 많다.

세계 각국의 유명한 축제들은 대부분 해당지역의 문화, 종교, 자연환경 및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개발되어 육성되고 계승 발전하였다. 이들이 성공한 가장 큰 이유는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문화 관광상품 개발과 그 지역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있었다는 것이다. 보은에는 속리산, 법주사, 삼년산성, 동학 등 천혜의 관광자원들이 많이 산재해 있다. 이러한 자원들을 지역주민과 유관기관들이 협의를 통하여 관광이벤트를 개발하면 좋은 관광수입원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제 보은을 세계적인 관광이벤트 도시로 만듭시다.

<정이품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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