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짝짝 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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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짝짝 짝
  • 송원자 편집위원
  • 승인 2010.06.17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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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속에는 지난 시간 속에 행복했던 순간들이 누구나처럼 많이 있고, 그것들을 꺼내 볼 때면 그 때의 행복감이 다시 쏟아져 내려 기쁨의 시간을 갖게 된다. 그 중 하나가 2002년 한일월드컵 때의 추억으로 아주 많다.
붉은 악마와 길거리 응원 그리고 지금은 보편화된 박수로 “대~한민국” 하면서 한 박자에 손뼉을 두 번치고, 이어서 한 박자에 한 번을 치는 박수가 그 당시 처음 나왔다. 그 박수는 어떤 친구가 제대로 못 맞춰 킥킥거리며 흉을 보기도 했었고, 어느 장소에서든 어떤 모임에서도 옆자리 사람들을 의식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치곤했었다.
그리고 길거리에는 웬만한 사람들은 거의(좀은 부풀렸지만) 붉은 티셔츠를 입고 다녔고 축구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조차 아니 남녀노소 온 대한민국 국민이 하나로 결집되었던 순간이기도 했다.
2002년 월드컵에서 우리나라는 죽음의 조 D조에서 폴란드와 2:0으로 승리하였고, 미국과 1:1로 무승부, 포르투갈에 1:0 승리, 조 예선 1위로 통과하였다. 경기 순간순간 짜릿함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짙어져 16강전에서 이탈리아에 2:1로 기적의 역전승을 하였고, 8강전에서는 승부차기 끝에 승리하여 4강전에 진출하게 되었다. 그 이후 독일과 터키에 아깝게 졌지만, 역대 아시아 최고 기록이며 한국의 최고기록이었다.
경기가 있는 날에는 학교에서도 학생들을 일찍 귀가 시켰다. 8강과 4강에 진출하던 경기를 조카를 포함한 5명의 가족이 이른 저녁을 먹은 뒤, 붉은 악마의 옷을 입고 공원에 달려가 목이 터져라 응원을 했던 시간이 떠오른다. 리더가 없어도 자연스럽게 입이 열려 “대~한민국”을 외쳐대며 응원을 했고, 골이 들어갔을 때와 우승이 확정된 순간에는 함성과 함께 옆 사람을 껴안고 발을 구르며 기뻐했었다. 아마 옆에 정말 싫어했던 사람이 있었어도, 기쁨이 넘쳐 부둥켜안을 수 있었을 것이다.
경기시청을 마치고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시가지를 행진하였고, 어떤 자리에서든 붉은색 티셔츠를 입고 모르는 사람들과도 웃으며 친근하게 인사를 할 수 있었던 나날이었다. 한밤중에 술에 취한 사람이 “대~한민국” 하고 시끄럽게 하여 잠을 설치게 해도, 다 용서가 되고 관대했던 순간들, 그것은 온 국민이 열망하는 방향이 같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이웃집 정육점에서는 식당 밖에다 고기 판을 벌이고 거기에 참석하는 사람들은 음료수와 소주 그리고 과일 등을 들고 와 함께 응원을 하였고, 일층에 살던 세 살이었던 아이와 할머니도 “대~한민국”을 외쳤던 기억들이 떠오른다.
그 때의 짜릿했던 행복감은 지금도 많은 추억이 되어 가슴에 있어 삶의 활력소가 되고, 그 순간을 떠올리면 가슴 벅차도록 행복감이 밀려온다.
2010 남아공 월드컵 경기가 개막되면서 4강에 진출했던 2002 한일 월드컵 때의 뜨거웠던 그 열기가 되살아나는 것 같다 지난 주 토요일에 있었던 16강을 향한 B조 예선전의 그리스와의 경기에서도, 우리의 온 국민은 한 마음이 되었다.
나 역시 뱃들 공원으로 달려가고 싶었지만 그 이튿날 아이들한테 가기 위해 집에서 김을 기름에 재우면서 반찬을 만들기 위해 마늘을 까면서 봤다. 그 경기에만 집중하지 않고 여기 저기에서 터져 나오는 응원소리에 참견하면서 몇 번이고 웃곤 했다. 누가 “대~한민국” 하면 손뼉을 짝짝하는 소리도 들렸고 골인했을 때의 함성과 기회를 잡았을 때의 함성 그리고 못 넣었을 때의 아쉬워하는 그 목소리들...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누군지 모르지만 내 마음과 똑 같아서 그들이 좋았다.
사방에서 쏟아지는 응원의 함성소리 그건 누가 시켜서도 아닌 자발적인 것이고, 그 사람들에게 무한한 애정을 갖게 된다. 얼굴과 말과 행동이 모두 다른 사람들이지만 마음속에는 우리나라가 있고 우승을 염원하는 한 곳을 향하고 있기에 일체감을 느낀다. 우린 목소리가 쉬도록 응원을 하면서 복잡한 가정사와 가슴속의 상처와 걱정거리를 잠시 날려버리기도 하고 개인적인 욕심도 없다. 선거를 치루고 정치를 바라보며 피곤했던 국민들이 그 모든 것을 해소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을 것이다. 물론 개인적으로 아주 큰 슬픔과 어려움에 처해 있는 사람들은 그럴 여유가 없다지만 대다수의 국민이 그럴 것이다.
어떤 단체가 시위하는 집회를 보면 마음이 불편하고 못마땅할 때가 많은데 붉은 옷을 입은 사람들과 거리 응원단을 보면 벌써 가슴이 뛰기 시작하고 내 안에 가쳐 지극히 사적인 나도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또 하나의 행복감이 내 가슴에 남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이미 B조에서 그리스를 2:0으로 꺾었다. 17일인 오늘 아르헨티나를 , 23일 나이지리아와의 경기를 잘 치루고 우리 모두의 염원인 16강에 진출했으면 좋겠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의 “꿈은 이루어진다.” 그 영광을 다시 한 번......그래서 많은 사람들의 스트레스를 확~ 풀어줄 수 있는 또 하나의 신화를 이루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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