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보미 지원사업의 ‘허와 실’
상태바
아이돌보미 지원사업의 ‘허와 실’
  • 이순희 보은군노인장애인복지관장
  • 승인 2010.06.03 00: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담장위의 넝쿨장미가 황홀하도록 아름다운 계절이다. 정부는 2009년부터 양육자의 야근, 출장, 질병 등 돌봄이 필요한 가정에 아이돌보미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시설보육의 사각지대를 해소, 아동의 안전한 보호 및 가족의 아동양육 부담을 경감하고, 저소득 중장년 여성에 대한 사회적 일자리 제공 및 돌보미 교육을 통해 양육전문가 양성을 위해 아이돌보미 사업을 시행해 왔다.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 대한 많은 걱정을 하고 있는 터에 이 제도는 시의 적절하게 잘 시행되는 것 같았으나 불과 1년 2개월 정도 사업을 시행하고 예산부족으로 사업을 축소하여 아이를 가진 부모들로부터 항의전화를 받고 있는 현실이 씁쓸하기 그지없다.
고령화가 문제이겠는가? 저출산이기 때문에 더 문제가 되는 것임을 우리는 누구나 알고 있다. 맞벌이 가정의 젊은 부모들이 아이 낳기를 두려워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자녀양육과 자녀교육의 문제가 아니던가.
작년에는 ‘아이 낳기 운동본부’까지 만들어 각 시.군마다 ‘아이낳기 운동본부’ 발대식을 하고 아이 낳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처럼 보였었다. 정작 아이 낳는 본부는 가정인데 오죽하면
운동본부까지 만들었으랴 싶다가도 겉 다르고 속 다른 이 행정을 어찌 해야 할지 답답하기 그지없다. 정작 내실 있게 사업도 진행하지 못하면서 여기저기 소리만 요란하니 말이다.
아이돌보미 사업을 시작한 작년 2월말에는 사업을 내려 보내자마자 아이돌보미 양성교육을 일사천리로 진행시켰으나 홍보가 덜된 탓에 서비스 이용자와 돌보미가 잘 연결이 되지 않아 돌보미들이 중간에 다른 분야로 전직을 하는 바람에 아이돌보미를 연결하고자 하여도 연결할 돌보미가 없어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한 아쉬움이 많아 발만 동동 굴렀었다.
부랴 부랴 사업을 홍보하면서 하반기 들어 그동안 홍보를 통해 사업의 유익한 점을 알게 된 맞벌이 가정에서 아이돌보미 사업을 이용해보고 자녀양육에 많이 도움이 된다며 또 다른 맞벌이 가정을 소개하여 자리 잡아가게 되었다.
그러나 그것도 불과 5개월 정도.. 올해 들어서는 아이돌보미 사업 예산 부족을 이유로 연간 이용시간을 작년 960시간에서 반으로 뚝 잘라 480시간만 이용할 수 있다하니 이용하는 맞벌이가정의 항의가 거셀 수밖에 없다. 월80시간 기준으로 6개월 이용 하면 서비스가 종료된다.
이용자들로부터 ‘이럴 바에야 아예 시작을 말던지’, ‘이제 이용 하자마자 이게 뭐냐’며 항의전화 받기가 민망하다. 설상가상으로 중앙부처의 조직변경으로 아이돌보미사업 자체가 보건복지부에서 여성가족부로 업무가 이관되더니 이제는 아예 예산이 없으니 보조 인력은 감축하고 예산이 되는데 까지만 시행하란다.
행정은 살림이다. 하물며 가정살림도 이렇게는 안할진대 나라살림을 이렇게 하고 있으니 속답답한 것은 이용자나 돌보미나 수행기관이나 모두 똑같다. 나오느니 한숨이다. 아이돌보미사업의 목적인 아동 양육부담 경감도, 중장년 여성의 일자리 창출도 모두 만족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조령모개(朝令暮改)의 표본인 것이다. 보이기 위한 행정이 아니라 내실 있는 행정을 기대해본다. 온 나라를 들끓게 하던 그 뜨겁던 지방선거도 이제 끝났으니 모두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각자의 일에 충실할 때다. 그동안 수고한 승자를 위해서는 환호의 박수를, 패자에게는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지방의 수장, 도의원, 군의원 모두 군민에게 약속한대로 진정 지역주민을 위한 내실 있는 행정을 펼치기를 기대해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