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지법은 이날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 군수에 대한 영장실질심사에서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고 실형 선고 가능성도 있어 구속을 결정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김정운 영장전담부장판사는 “이 군수의 건강이 좋지 않은 점을 고려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사안이 중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후 2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야윈 모습으로 법정에 출두한 이 군수는 “군민에게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 군수는 2008년 기능직 공무원을 채용해준 대가로 3000여만원과 골프장 건설업체로부터 2000만원 등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군수는 앞선 검찰 조사에서 “공무원 채용과 관련해 돈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골프장 업체로부터 부인이 돈을 받은 것은 몰랐다”며 일부 혐의에 대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영장이 발부됨에 따라 이 군수를 둘러싼 인사청탁 대가 등 금품수수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관련자 소환과 계좌추적 등 광범위한 수사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03년과 2007년에 두 차례 대장암 수술을 받은 적이 있는 이 군수는 금품수수 의혹이 불거지자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하고 병가를 냈다. 건강이 악화돼 항암치료도 재개했다.
◇ 연정은 가는데…어쩌나
이 군수 구속은 도덕성 논쟁과 동정심 유발이란 서로 상반된 두 가지 측면에서 대립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던 이 군수 구속은 그의 영향력으로 미뤄 선거를 앞둔 지역에 큰 파장을 부를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각 당 및 후보자들은 이 군수 구속에 대한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 만큼 이 군수 구속은 민감하기도 하려니와 접근이 매우 조심스럽다. 만일 어느 한 측이 이 군수의 마음을 살 경우 팽팽한 선거가 싱겁게 진행될 가능성도 있지만 반대로 자칫 도덕성 논란에 휩싸여 선거에 독이 될 수도 있다.
농민의 군수임을 자처한 이 군수는 특히 농업 분야에 열정을 쏟아 상대적으로 농민들에게 보다 많은 신임을 얻었다. 보은의 인구 절반 가까이가 농민이기 때문에 농민의 마음을 쉽게 자극할 수 없는 점이다.
또 이 군수는 재선을 염두에 둔 행보를 민선 4기 초부터 걸어 드러나지 않은 조직력 또한 탄탄하다. 만일 이번 선거에 낙마하지 않았을 경우 그의 당선은 유력했었다는 게 지배적이었다. 항간에서는 이용희 국회의원의 조직력도 이 군수 조직에서 나왔다고 보는 시각도 적지 않을 정도로 입지가 서 있었다.
그러나 이번 수뢰혐의로 정치판에서 30년을 전전한 그는 인생 최대 위기를 맞았다. 본인 뿐 아니라 가깝게는 이용희 의원과 선진당에게도 위기감을 안겨줬다. 이 군수의 퇴진은 전체적으로 보은의 향후 선거 판도에도 절대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 개인적으로도 이번 선거에서 밀리면 차기 총선에서도 상당히 흔들릴 수 있다. 보은이 남부 3군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 뜻하지 않은 이 군수 구속이라는 이변 속에 6.2 선거정국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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