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 물품 한시생계보호대상자 40명에게 전달

남보은농협협동조합 회인지점 유영철씨(54)에 따르면 지난 14일 연쇄점 문을 닫을 시간 즈음 50세 가량으로 보이는 수수한 차림의 남자가 쌀과 라면을 현금으로 구입한 후 17일 월요일에 회인면사무소로 꼭 배달을 해달라고 했다.
유씨는 거래명세표를 끊어 주기위해 이름을 물었지만 극구 신분 밝히기도 꺼려하고 질문에 대해 말을 아껴 더 이상 묻지 않고 회인면사무소에 직원이 새로 와서 필요한 물건을 구입하는 걸로만 생각했다.
17일 아침 유씨는 회인면사무소 직원일 것이라고만 생각하고 물건을 구입한 사람을 찾았지만 그는 면사무소 직원이 아닌 익명의 사랑의 전도사였던 것이다.
유씨는 “신분 밝히기를 꺼려하고 말을 너무 아껴서 의아해했지만 한편으로 면사무소 직원이려니 생각했는데 말로만 듣던 얼굴 없는 천사를 직접 경험하고 나니 세상이 아직은 따뜻한 것 같아 흐뭇하다”고 말했다.
회인면사무소 주민복지담당 김상원씨(45)는 “연말연시에 어려운 이웃을 위한 기부는 많지만 이렇게 남몰래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이 있을 줄은 몰랐다”며 놀랍다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이날 기부된 쌀(20㎏) 20포와 라면 20상자는 1백만8000원 상당으로 기부자의 뜻에 따라 회인면에 거주하고 있는 한시생계보호대상자 40명에게 전달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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