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의 선택에 장래가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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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의 선택에 장래가 달렸다
  • 김인호 기자
  • 승인 2010.05.13 10: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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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군이 여러모로 위기에 처했다고 한다. 전국 지자체 중 뒤 순위가 빠른 각종 지표상으로 보면 군의 현주소는 더 실감난다.
인구 3만 5000명인 보은군은 충북에서도 단양과 증평 다음으로 인구가 적다. 한때 10만을 넘나들던 인구가 줄고 또 줄어 지자체를 유지할 최소한의 인구수마저 위협받고 있다. 3만5000명 선도 무너졌다. 2008년 3만5069명에서 지난해 3만4845명, 올 4월말 기준 3만4790명이다. 인근 대도시에 편입되어야 이득이라는 자조 섞인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불과 얼마 전에야 청원~상주 간 고속도로도 개통됐다. 이전까지는 교통의 사각지대로 고속도로가 없는 유일한 군이란 불명예를 달고 다녔다. 고속도로 개통은 교통의 편리성을 주었고 기업체 유치란 불씨를 안겨주기도 하였지만 한편에선 청주에서 30분대로 외지 출퇴근을 더 용이하게 만드는 문제점도 안고 있다. 교육 때문에 삶의 질 등을 이유로 이해는 하지만 관공서 직원들의 외부에서의 출퇴근은 위기의 보은을 더 위태롭게 만든다.
그 흔한 대학조차 하나 없다. 지방종합대 1년 예산이 보은군 전체 예산과 비슷하다고 하다니 씁쓸하다. 군의 평균나이가 50세 정도일 것이란 추측도 대학부재에 따른 젊은 층을 보기 힘든 지역의 여건 때문에 나오는 것은 아닐는지 모를 일이다.
보은군은 2007년에야 군예산 2000억원 시대를 맞았다. 지난해에는 2700억원의 예산을 집행했다. 그렇지만 예산규모가 비슷했던 이웃 군들은 이미 3000억원대의 예산을 주무르고 있다. 면적은 더 넓은데 인구가 적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예산배정이 적다. 재정자립도 또한 열악하기 그지없다.
교육환경을 끌어올린 교육관련 지원 조례안 마련도 역부족이다. 군세수입 등이 공무원 급여의 반을 넘지 못해서다. 시간이 갈수록 지자체의 재정부족이 교육에까지 미쳐 지역 간 교육격차가 더 벌어질 것은 뻔 한 이치다.
군의 경기를 가늠해볼 수 있는 5일장은 장날인지 모를 정도로 매우 한산한 편이다. 읍의 장날이 과거 면지역 장날보다도 못하다는 소리가 새삼스럽지 않다. 여기에 다시 급등하는 국제 유가, 치솟는 원자재값, 사료값에 농가와 기업인들의 시름이 더 깊어지고 있다. 몸이 아파도 상황에 합당한 병원 찾기도 여의치 않다.
이래저래 사람들의 왕래가 적은 보은 시가지를 지나면 뭔가 소외된 느낌이다. 빈 점포는 갈수록 눈에 띄고 대낮은 물론, 통행인들로 북적돼야 할 출퇴근 시간대에도 상가 밀집 지역에서조차 사람 구경하기가 쉽지 않다.
보은군의 세가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혹자는 보은은 아사직전의 상태라는 극단적인 진단까지 서슴지 않는다. 대추로, 관광활성화로, 기업유치 등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하지만 사정은 그리 녹록해 보이지 않는다.
부정하고 싶어도 보은이 처한 어두운 단면들이다. 여기에 지방선거를 앞두고 최근 인사와 금품수수 문제가 대두되면서 사무관이 구속되고 군수가 검찰조사를 받는 등 지역이 심하게 출렁이고 있다. 당연히 차기 군수는 어느 때보다 상처 난 민심을 치유하고 지역이 쇠락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군민의 간절한 바람을 충족시켜야 한다는 과제를 떠안고 있다.
지역이 혼란스럽고 어려울 때 일수록 지도자의 역할은 더 커진다고 한다. 앞으로 허송세월의 4년이 될지 비전과 희망이 담긴 의미 있는 4년이 될지는 전적으로 유권자 선택에 달렸다. 어느 해보다 17일 앞으로 다가온 6.2지방선거에서는 누가 보은의 장래에 적합한 인물인지 곱씹어 볼 때다. 그렇지 않으면 보은의 미래는 없다.
/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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