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인물론'자유선진당'조직력'승부
혼미한 선거,취약점 극복 관건
자유선진당 간판 주자였던 이향래 군수의 후보 이탈로 6.2지방선거 보은군수 선거는 한나라당 김수백, 자유선진당 정상혁, 국민중심연합 구연흥 예비후보 등 3자 대결구도로 정리됐다. 혼미한 선거,취약점 극복 관건
제1야당인 민주당은 일찌감치 공천자체를 접고 얼마 전까지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돼 전전긍긍했던 정상혁 전 도의원은 경쟁관계에 있던 자유선진당으로 당을 옮겨 이 군수 대주자로 한나라당 공천 탈락 수모(?)를 갚을 출격준비를 마쳤다.
지역에서는 이 군수가 선거에 불출마한다는 메가톤급 소식이 사실로 드러나고 3각 구도를 형성했던 정치구도가 새판으로 짜여지자 후속풍이 누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자칫 균형이 무너질 경우 상황에 따라 힘이 한쪽으로 쏠린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이 인사와 골프장 비리 의혹 사건과 관련 시시각각 터져 나오는 암울한 소식에 말을 아끼고 위기에 처한 이 군수의 역점사업 승계론에 인색하지 않은 것도 여론추이에 극도로 신경을 쓰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현재까지 지역정가는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 두 예비후보 간 양강 대결구도를 형성하고 국민중심연합 구연흥 예비후보가 이들을 추격하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은 기선제압을 선거초반 최대 승부수로 보고 대세론을 얻기 위해 여론형성에 전력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입후보자들의 지자체장 선거 출마가 첫경험인데다 과열 시 치고받아야 하는 선거 성격상 치열한 난타전이 전개될 경우 후보자들이 감내할 부담과 변수 또한 만만치 않아 과거 어느 선거보다 험난한 선거전이 예상된다.
◇ 신의 대 철새 논란
김수백 예비후보는 2008년 6월 부군수로 명예퇴임한 후 2009년 4월 한나라당에 입당한 정치 초년병으로 참신하다는 장점도 지니고 있지만 선거가 흑색전이 될 경우 어떤 돌발변수들이 튀어나올지 예측불허다.
김 전 부군수가 입당 당시 도의원 등 주요 당직자 대부분이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내 세를 과시했지만 정상혁 전 도의원은 불참했다. 정 전 도의원이 사전 김 전 부군수를 강력한 경쟁자로 인식하고 불편한 심기를 노출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김 예비후보는 “공직 경험을 살려 지역 발전에 앞장서는 것”이 군민에 대한 보답이라는 게 입당 배경이었지만 불과 한두 달 만에 재향군인회 모임에서 행한 경선 불출마 발언이 불거져 한때 불출마로 기우는 듯 보였다. 그러나 올해 들어 지지율이 급상승하면서 공천 경합을 벌인 정 전 도의원 등을 제치고 한나라당 후보로 3월 출마를 확정지었다.
하지만 지난달 22일 이향래 군수가 불출마를 선언하는 자리에서 “부군수로 모시고 온 분과 신의와 의리를 저버리고 군수선거에서 경쟁을 한다는 것도 무거운 마음의 짐 이었다”고 실토함으로써 이 점이 김 후보 측으로선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 군수의 말처럼 부군수 재임시절과 이후 심경의 변화가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정상혁 예비후보도 정당관계에선 찜찜하다. 2002년 한나라당으로 처녀 출전한 도의원 선거에서 한번에 도의원 뺏찌를 달아준 한나라당에서 이후 무소속, 한나라당, 미래연합, 자유선진당으로 당적을 옮겨 정치철새란 소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특히 지난 2006년 박종기 전 군수와 후보경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을 탈당, 결과적으로 이향래 군수 당선에 공헌(?)한 점도 향후 행보에 발목을 잡힐 수 있는 부분이다. 또 한나라당 공천 결정 후 “무소속으로 출마 한나라당에 복당”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역으로 짧은 시간 내 자유선진당 영입제의를 받아들여 안팎에서 역공을 받을 수도 있다.
◇ 종잡을 수 없는 선거 정국
정상혁 전 도의원이 자유선진당 후보자로 결정되었지만 역경 또한 만만치 않다. 우선 한나라당 탈당을 선언하는 자리에서 “많은 수의 진성당원이 탈당할 것”이라고 밝혔듯 정 전 의원을 따르는 당원들이나 측근들이 선진당 입당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항간에는 선진당 영입 제의 시 측근 사이에서도 찬·반양론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선진당 내에서도 유완백 도의원 후보의 군수 출마론과 정 전 의원의 영입론이 맞물려 지지세력간 갈등이 치유되지 않았다는 관측으로 결속력을 다지는 일도 과제로 보인다.
선진당의 한 선거원은 “정 전 의원을 후보자로 내세우면 지지할 명분이 없어진다. 때문에 선거운동을 하지 않거나 이탈하거나 아니면 다른 후보를 밀어줄지 솔직히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이 군수의 최 측근이면서 복심이랄 수 있는 모 인사가 자유선진당 사무장으로 가면서 이 군수가 정상혁 후보를 내심 생각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또 다른 최측근은 “당원으로 그 사람의 개인적인 일”이라고 돌려세우면서 “이 군수는 속내를 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이향래 군수의 불출마로 한나라당 문을 두드리는 사람들이 있다. 최근 그 수는 늘고 있는 추세다. 반면 한나라당을 실제 탈당한 당원 수는 거의 없는 수준”이라며 “정 전 도의원의 선진당 입당이 한나라당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미미하다. 이 군수의 불출마는 유·불리를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이 군수 지지자들 어디로
여론에서 선두를 달리던 이 군수의 불출마로 지지율 변화도 불가피해졌다. 또한 이 군수의 지지자들을 빨아들이는 것이 선거 최대 변수가 됐다.
한나라당은 보은읍을 제외한 외곽지역에서는 아직 정 전 도의원 측에 밀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김수백 예비후보가 정치에 뛰어든 지 얼마 되지 않은 관계로 인지도에서 약간 뒤질 수 있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보은읍에서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김수백 인물론이 대두되면서 전세는 한나라당 쪽으로 급격히 기울 것으로 향후 판세를 보고 있다.
특히 공무원 사이에선 크게 앞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공무원들은 내부사정을 잘 아는 김수백 예비후보가 당선되는 것을 원하지 속사정에 밝지 못한 정 전 도의원의 당선을 바라지 않는다고 예측하고 있다. 여당이란 프리미엄도 이번 선거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반면 자유선진당 측은 영입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인지도에서 정 전 도의원이 앞선 데다 선진당 특유의 끈끈한 조직력이 더해지면 무난한 선거전이 될 것이라는 게 당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선진당 관계자는 “이 군수의 뒤를 이은 정상혁 후보가 이 군수의 중점사업을 이끄는데 타당하고 한나라당보다 조직력 면에서, 또 외곽에서 우세해 선거에서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1일과 2일 양일간 본사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자유선진당 정상혁 예비후보가 36.7%로 우위를 보였으며 한나라당 김수백 예비후보가 31%로 5.7%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표본오차 ±3.47%). 국민중심연합 구연흥 예비후보는 4.2%였다.
그러나 이 군수의 검찰 소환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고 골프장과 인사청탁 의혹 등의 수사가 지속됨에 따라 28일 앞으로 다가온 보은군 지방선거는 혼미를 거듭, 선거 끝까지 안개정국이 될 전망이다.
한편, 군청 청사이전 등을 공약으로 내세운 국민중심연합 구연흥 예비후보 또한 재원조달 등 구체적 검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 투서와 대추, 그리고 유통공사 흔들기
이 군수는 불출마 선언하는 자리에서 선거를 앞두고 “자신에 대한 투서가 20여건이나 된다”고 밝혔다. 이 군수의 검찰 소환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여론과 주민 감정도 극도로 양분되는 분위기다. “비리 연루설이 있으니 당연하다” “사실과 다른 루머로 열심히 일한 군수가 피해를 봤다”거나 “보은이 망신창이가 됐다”는 등의 의견이 분분하다.
따라서 사건화 된 투서와 대추, 1400여명의 소액주주가 승선한 속리산유통회사에 대한 비난 진원지도 향후 선거에 무시 못 할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김인호 기자
저작권자 © 보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