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동지, 오늘의 적’
상태바
‘어제의 동지, 오늘의 적’
  • 천성남 기자
  • 승인 2010.04.29 18: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된 다는 말이 있다.
정치판에서는 흔히 있을 수 있는 단골용어가 되어 버린 지 오래다.
이향래 보은군수가 6.2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는 곧 군수선거를 놓고 후보들의 지각변동을 예고한 것이 됐다. 이 군수가 지각변동의 한 가운데 있게 됐다.
고지가 바로 저긴데 모든 것을 내려놓고 돌아서려는 그의 마음이 오죽이나 아프고 안타깝고 서운했을까.
그가 마무리하지 못하고 뒤에 남겨놓아야 하는 ‘속리산유통공사’나 ‘대추사업’ 등 군정책들이 바로 그것이다.
군정의 아름다운 마무리는 그의 정치사에 가장 중요한 결실로 남게 될 것이다.
마침 군과 충북도가 보은군 산외면 원평리 군유지에 '충북도농업기술원대추연구소' 설립 및 운영을 위한 협약을 체결 하였다는 좋은 소식이 들린다.
지난 주 이용희 의원이 속리산 법주사측이 마련한 불교페스티벌 행사에 참석키 위해 보은을 방문했다. 같은 날 자유선진당의 텃밭인 당세를 재확인 점검키 위한 주요당직자들과의 만남이 삼승면 원남리에서 있었다.
그 자리는 이미 불출마 선언을 한 이향래 군수 대신 대타후보로 정상혁 전 도의원이 확정지어지는 순간이었다.
물론 이향래 군수도 그 자리에 참석했다. 그러나 후문에 따르면 이즈음 이 군수의 마음은 그리 편하지 만은 않았다는 얘기다.
어찌 보면 이 군수의 입장에서는 대타후보로 지목된 사람보다 더욱 마음을 아프고 서운하게 한 또 다른 사람이 있었다는 것이다.
과정이야 어찌됐든 이제 주사위는 또 던져졌다. 모든 해법은 군민들이 현명한 유권자가 되어 한 표의 행사를 바르게 행사해야 한다.
정치 9단의 이용희 의원이 둔 이번 포석은 그래도 신중하고 의미 있는 선택이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그만큼 정치원로의 노련한 선택이 어느 정도 적중할 것이란 후문에 일가견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
이향래 군수가 가진 조직력과 뒤 배경이 과연 누구에게로 쏠리느냐는 이번 선전에 대세로 판가름 날 것이기 때문이다.
선거열기가 3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마타도어가 여기저기서 흘러나오고 있다.
20건의 투서문건으로 인한 이 군수의 내사과정이 그것이고 보은 골프장관련 고위공무원과의 연루설이 발목을 잡았다는 등의 내용들이 바로 그것이다.
하물며 그러한 투서를 꾸몄다는 사람이 누구라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원초적 본능들에 의한 루머가 우리 귀와 마음을 요란스럽게 하고 있는 요즘이다.
한때 동지였다는 것은 그 만큼 상대에게 빈틈을 노출시켜 공격을 주고받기 때문에 서로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입히며, 믿었던 만큼 배신의 골은 깊어 그 상처는 치유할 수 없는 것이 보통이다.
사실 우리는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고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되는 치열한 사회에 살고 있다.
배반과 견제가 인간관계를 멍들게 하고 사회를 각박하게 한다고들 한다.
그러나 냉철히 생각하면, 영원한 동지도, 영원한 적도 없는 풍토야말로 패거리 문화가 아닌 진정한 공동체문화를 만드는 기회다.
같은 길을 가더라도 서로 비판하고 견제하는 것이 조직의 부패를 막고 미래지향적으로 발전하는 지름길이며, 오늘은 같은 뜻을 공유해도 언제든지 의견이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만이 진정으로 자유롭고 편안한 조직생활이 되는 것이다.
어제의 적이라고 해서 영원히 적일 것이라는 속 좁은 편견을 벗고, 오늘 비록 적대적인 관계라도 내일은 필요에 따라 전략적 제휴를 할 수도 있다는 관대한 마음을 가질 때 진정한 발전을 도모하게 된다.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고 , 오늘의 동지가 내일의 적이 되는 구도는 결코 비열한 배반의 풍토라고 생각하지 말자. 도리어 발전과 정의를 위한 아픔 정도로 이해하는 것이 한결 홀가분할 것이다.
/천성남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