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봉사는 나의 삶을 지탱해준 힘이었다”
상태바
“참 봉사는 나의 삶을 지탱해준 힘이었다”
  • 천성남 기자
  • 승인 2010.04.15 09: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랑에는 마침표가 없습니다.’
보은지역에서 16여 년간의 봉사활동으로 잔뼈가 굳은 사람, 그래서 마음으로부터 누구에게나 사랑을 내어줄 줄 아는 사람, 그럼으로써 스스로가 행복해 질 줄 아는 사람 그 사람이 바로 김순자 회장이다.
김순자(57) 대한적십자사봉사회 보은지구협의회장(보은읍 교사리 35-8 ☏543-1995)은 그래서 살아온 인생의 뒷이야기를 마음 편히 내어 놓는다.
누구나 인생을 사노라면 기쁨과 슬픔이 교차하게 마련이다. 김 회장도 남들처럼 그렇게 가슴 아픈 사연을 안고 봉사활동을 통해 마음을 추스리고 강인한 삶을 선물로 받은 사람 중 의 하나다.
“지난 94년 정말 뜬금없이 생각지도 않게 사고로 남편을 잃었어요. 남편은 보은에서 보디빌딩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만큼 튼튼한 몸을 자랑하던 사람이었어요. 그러던 사람이 고기를 잡으러 갔다가 그만 감전사고로 돌아가신 겁니다.”
김 회장은 하늘이 노랗고 땅이 움푹 꺼졌던 그 날의 아픈 기억을 이제는 담담하게 말할 수 있다.
“제가 그 일이 아니었더라면 오늘날 봉사로 사는 제 인생은 감히 없을 지도 몰라요. 내성적이고 자존심이 워낙 강해서 남들에게 아쉬운 말도 하지 못했던 성격이었으니까요.”
현재 회장직에 있으면서도 이평리 부녀회장을 맡고 있는 김 회장은 “이평리부녀회 총무를 14년간 해오다 이듬해인 96년에 새마을부녀회장이 되었으며 97년에 적십자회에 가입을 하게 된 것이 첫 인연이 된 것”이라며 “그 때부터 이·미용에서부터 목욕봉사까지 몸을 사리지 않고 기쁘게 봉사활동을 해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사회에 나와 보니 좋은 분들이 너무도 많았다”는 김 회장은 “주위에서 도와주겠다는 분들의 성화로 보험설계사도 10년을 해봤지만 허리디스크 수술로 그만두고 봉사직에 입문을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부녀적십자회장을 맡고 있을 때였어요. 동학제를 준비하느라 새벽 2~3시까지 육수를 끓인 적도 있었어요. 제가 해야 회원들이 따라줄 것 같아서였어요. 몸은 고단했지만 마음은 어찌나 행복했던지 봉사활동은 아픔을 기쁨으로 승화시켜주는 가장 훌륭한 스승인 것 같아요.”
김 회장은 부녀적십자봉사회장 4년, 지구회장 2년을 맡은 이후 현재 지구회회장직 3년차를 맞고 있다.
“겪어보니 참 봉사는 마음에서 우러나오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라는 것을 느꼈어요. 몸을 사리지 않고 할 때만이 가능한 것이 바로 참 봉사라는 생각이 듭니다.”
대한적십자봉사회보은지구협의회는 부녀, 속리산, 연송, 대원, 구병산, 대교, 내북, 산외, 회인, 장안, 탄부 등 11개 단위봉사회가 있으며 남자 회원 97명, 여자회원 353명을 합쳐 모두 450명이 있다.
“봉사단원들을 볼 때 마다 너무 감사하다는 생각만 들어요. 그 모습을 보면 정말 태어날 때부터 봉사라는 것을 달고 나온 분 들인 것처럼 느껴지니까요. 특히 현대사회는 이기주의가 판을 치고 인정이 메말라가는 사회현상을 바라볼 때 정말 가슴이 아파요. 봉사활동을 통해서라야 지역의 인정도 되살아나고 봉사를 받는 사람들도 행복해지고 서로 행복해지는 순간을 느끼는 활동이거든요.”
“가장 마음을 파고들며 가슴을 아프게 하는 말이 있다”는 김 회장은 “봉사활동은 시간과 돈과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니까 가능하다는 말들이죠. 그 소리를 들으면 눈앞이 캄캄해 지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대원·부녀 2개 단위봉사회가 번갈아가며 월, 화요일에는 보은군노인장애인복지관에서 독거노인들을 위한 급식봉사, 또한번은 보건소에서 실시하는 독거노인들의 목욕봉사를 나간다.
“몸은 피곤하고 디스크 수술로 인해 허리는 안 좋지만 열심히 목욕을 시켜드리면 손을 붙잡으며 ‘자식들도 하지 못하는 일을 해주어 정말 고맙다’ ‘딸, 며느리 삼고 싶다’는 등의 감동어린 말씀을 해주실 때 행복감이 마음으로 밀려옵니다.”
김 회장은 오랫동안 해온 봉사활동이 몸에 이미 배어버렸지만 여전히 느끼는 감동은 매일이 새로운 느낌이다. 그것이 봉사가 주는 축복이라 했다.
시골이다 보니 거의가 자식들이 외지에 나가 살고 있는 부모들이 많이 살고 있는 보은지역은 그래도 그 봉사가 더욱 값지고 더욱 보람을 주는 생활의 활력소일지 모른다.
“이번 폭설피해 때 내북, 산외면으로 나간 봉사활동 때는 피해 입은 인삼밭을 쳐다보며 한숨짓는 농민들을 보면 마치 가족이란 생각으로 열심히 봉사활동을 해준 대원들이 너무 고맙기만 했다”며 김 회장은 “아마 나의 인생이 끝날 때까지 이 일은 계속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쌓이고 쌓인 고마움을 마음으로 갚기 위해 김 회장은 대원들을 위한 나들이를 준비하고 있다. 오는 20일 이평 부녀회원들에게 ‘영덕’으로의 조촐한 단합대회가 기다리고 있다.
이번 달에는 봉사활동이 유난히 많다. 21일에는 군청 체육시설에서 펼쳐질 법주사경로잔치가 그렇고 22일 문화예술체육회관에서 개최되는 장애인의 날 행사가 또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김 회장을 늘 행복하게 하는 행복지수가 올라가는 건 역시 참 봉사가 주는 의미있는 가치이기 때문 일 것이다.
반찬나르기, 사랑의 집 고쳐주기, 김장 담그기, 목욕봉사, 수·재해 봉사활동 등 다양한 봉사를 펴고 있는 대한적십자봉사회원들은 봉사활동 한번에 보람과 사랑을 채곡채곡 쌓아가고 있다.
“‘새 술은 새 부대에’란 말이 있지요? 그 것처럼 군 지원으로 지어진 새로운 건물에서 일하게 돼 기쁘지요. 봉사를 위해 노력하는 일은 고생도 되지만 보람을 찾는 일입니다. 누구라도 인생에 어려움이 있거나 힘이 들 때에는 봉사활동을 찾아서 하다보면 스스로에게 위안이 되고 기쁨이 된다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합니다.”
또한 김 회장은 “이런 저희들을 위해 사회가 해줄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적십자회비를 꼬박꼬박 내주시는 일도 간접 봉사활동입니다. 특히 기업체들이 적십자회비에 많은 동참을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도 있네요.”
선진국으로의 척도가 되는 것은 그 나라의 복지수준이 어느 정도 인가에 있다. 복지가 발전 하려면 선입견이 없는 참 봉사의 의미를 각각 깨닫는 것이다.
인생의 아픔을, 어려움을 봉사로 승화시켜온 김 회장은 잘 커준 보물 같은 아이들에게 모든 상을 돌리는 것을 늘 잊지 않는다.
“잘 커주어서 너무 감사하죠. 봉사가 제게 준 상이라면 인생에서 슬픔을 이기게 해준 것과 잘 커준 아이들이죠.”
이제는 결혼해 살고 있는 딸 김효제(37)씨와 (주)한국화약에 다니고 있는 아들 성제(34)씨가 있어 그는 늘 행복하고 든든하기만 하다.
/천성남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