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교육청 주관 고 최영미씨 12일 영결식

고 최영미씨는 보은 인라인 경기장을 관리하고 선수를 지도하는 일을 맡은 보은교육청 소속 지방조무원이었다.
그녀의 죽음앞에 충북 체육인들과 보은교육청 직원들은 "그녀만큼 자신의 일에 헌신적인 사람이 없다"며 안타까워 했다.
그녀가 쓰러진 채 발견된 것은 토요일인 10일 오후 2시40분께 보은인라인경기장의 보일러실에서다. 그녀는 보일러실 바닥에 고인 물을 퍼내는 작업을 하다가 감전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씨에게 세상의 전부는 인라인 경기장과 어린 선수들 뿐이었다. 그녀를 지도한 임재호 청주시청 인라인롤러 감독은 "어린 선수들이 모두 그녀의 자식이었다" 며 "아이들을 먹이고, 재우고, 공부를 가르치는 것을 낙으로 삼으며, 결혼까지 포기했다"며 끝말을 잇지 못했다.
최씨가 인라인 롤러를 시작한 것은 내덕초등학교 5학년 부터다. 이후 일신여중과 일신여고에서 선수생활을 하며 소년체전과 전국체전에 금메달을 휩쓸며 충북을 인라인롤러의 고장으로 우뚝 세웠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대학진학을 포기한 그녀는 대전엑스포 실업팀에 들어갔으나 팀이 해체되는 불운을 겪었다. 충북으로 돌아온 그녀는 임 감독과 함께 충북인라인 롤러의 중흥을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했다. 마침내 보은군에 인라인 경기장이 세워지며 최 씨는 타고난 성실성을 인정받아 2006년 3월 기능직공무원으로 새로운 생활을 시작했다.
경기장에 농약을 뿌리면 어린 선수들 건강에 안좋다며 그 넓은 운동장을 돌며 풀을 뽑았다. 수정초, 동광초, 보은중, 보은여중, 자영고의 학생선수들이 경기장 찾는 것이 불편하지 않도록 직접 봉고차를 운행하기도 했다.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은 자신의 전세집에서 함께 생활하며 도왔다.
임 감독은 "내가 잘못 가르쳤다. 자신의 몸보다 아이들을 더 사랑하다가 이런 변을 당한 걸 생각하면 너무 미안하다" 며 "충북 인라인 롤러의 근간이 송두리째 무너졌다. 헌신적인 지도자를 잃었다"고 원통해 했다.
보은인라인경기장이 국제 규격으로 바꿀 수 있는 예산이 확보되자 기뻐하던 최씨. 최씨의 장례는 지난 12일 오전 보은인라인경기장에서 보은교육청 주관으로 영결식을 가졌으며 청주목련공원에서 화장한 뒤 안치됐다.
/박진수 기자
저작권자 © 보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