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비료 지원예산 삭감은 누구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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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비료 지원예산 삭감은 누구 탓?
  • 김인호 기자
  • 승인 2010.04.01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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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를 60여일 앞두고 열린 보은군의회 임시회에서 지난해 본예산 심사 시 화학비료 지원비 삭감에 대한 시시비비를 가려보자는 소동이 일었다.
2010년 제1차 추경안과 군정질문을 벌인 지난달 26일 보은군의회 본회의장에서는 본회의 개시 불과 20분 만에 느닷없는 정회가 빚어졌다. 지난해 말 삭감된 화학비료지원 예산안을 둘러싼 진상규명을 해보자는 C의원의 제안발언이 나온 이후 일순간 회의장 분위기가 돌변했다.
이날 C의원이 올 1차 예산안 의결직후 지난 연말 ‘2010년 본예산 예산결산위원장’을 맡았던 이재열 의원으로부터 예산삭감과 관련해 소회의실에서 진행된 당시의 상황설명을 들어본 후 실상을 공개해보자고 제안하자 본회의장이 들썩이면서 사회를 본 심광홍 의장은 정회를 선포했다. 정회가 선포된 이후 군의원들이 집결한 의회 소회의실에선 의원 간 막말과 고성이 문밖으로 튀어나오는 등 소동을 치른 뒤 본회의 속개는 정회 선포 후 40분이 지난 뒤에야 이어졌다.
최 의원이 제시한 문제의 시점은 지난해 12월 3차 추경안 예산심사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당시 당초예산에서 화학비료 지원 등 22건 항목에 대한 예산을 삭감하는 것으로 애초 심사했으나 본회의 상정 중 가결을 앞두고 예산결과에 대한 수정안이 제출됐다. 이럴 경우 본회의장에서 정식절차를 거쳐 예산을 의결해야 하는 알려졌다. 이 때문에 군의원들은 본회의 진행을 중단하고 본회의장을 벗어나 소회의실 표결로 심의여부를 가린다는데 의견을 봤다. 본회의 찬반 표결은 6대1로 심의하지 않고 애초 예산심의위원회에서 정한 예산결과를 통과시키는 것으로 매듭지었다. (본사 12월31일, 12월 24일 보도)
이에 따라 이날 군의회는 수정제의를 없던 것으로 받아들이고 화학비료 지원비 10억원 중 삭감액 5억원 포함 당초 본예산 심사대로 22건의 항목에 대해 총24억원을 삭감했다.
이후 이향래 군수가 올해 각 읍면을 연두 순방하는 자리에서 일부 농민들이 화학비료 지원예산을 삭감한 군의원들을 두들겼다. 그러자 지난 3월9일 K의원은 이 군수의 보은읍 순방자리에서 “당시 화학비료 지원예산 삭감에 대한 반발이 있어 작년 12월 18일 의원들이 재논의를 하였지만 자유선진당 C의원이 반대해 논의가 무산됐다”며 “군의회와 특정정당 소속 군의원들이 매도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반박한 것이 이날 화근으로 작용했다.
C의원은 이날 “지난 본예산 심사 당시 삭감된 화학비료 지원예산과 홍보비도 살리고 대추축제 비용도 삭감하지 말자고 제안했으나 의원 찬반투표에서 7대1로 부결된 사안인데 삭감 원인을 나한데 뒤 짚어 쓰이고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날 이재열 의원은 본회의 속개 후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의 시 있었던 사안에 대해선 외부로 유출하지 않는 것으로 결의돼 있었다”며 당시 상황에 대한 회의록을 공개하고 군정질문 이후 이 문제를 다투기로 했으나 임시회는 군정질문 종료 후 쫓기듯 곧장 끝났다.
그러자 분을 이기지 못한 C의원은 자신의 제안을 들어주지 않고 회의장 밖을 나가는 의장을 향해 “니가 의장이냐, 사람을 무시해도 되냐.”며 분노한 감정을 그대로 노출했다. 이런 분위기를 미리 간파한 탓인지 이날 P의원은 치열한 공방이 오갈 것으로 예상되었던 사전 예정된 수순의 화학비료 지원예산안에 대한 군정질문을 생략했다.
대신 의장이 “일부에서는 화학비료를 금년 6월까지만 공급하고 7월 이후에는 추경에서 반영하여야만 지원한다고 하는 바”에 대한 질문의 답으로 “이는 근거 없는 말로 예산 범위 안에서 연중 지원된다”는 농축산과장의 대답을 재차 확인하는 것으로 화학비료 지원에 대한 군정질문을 넘겼다.
심 의장은 “집행부는 추경에서 예산안을 반영하여야 지원할 수 있다고 하면서도 ‘이는 근거 없는 말’이라고 답하니 앞뒤 모순된 말이 아니냐”고 말했다. 이 말은 추경에서 예산을 반영하지 않아도 화학비료지원은 할 수 있다는 얘기로 결국 5억원 화학비료지원금 삭감은 정당한 군의회 활동이었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는 견해다.
P의원의 군정질문이 생략된 채 심 의장이 다음 회의진행으로 넘기자 이재열 의원은 “사전 고지 없이 예정된 군정질문을 하지 않았음에도 어물쩍 회의를 진행한다”며 “매끄럽지 못한 의장의 사회에 사과를 요청”하는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날 의회의 행태로 봐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화학비료지원 예산 삭감을 놓고 여야간, 군의원간 격한 감정대립은 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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