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더 데레사’ 닮고 싶은 노인·장애인들의 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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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더 데레사’ 닮고 싶은 노인·장애인들의 대모
  • 천성남 기자
  • 승인 2010.03.04 12: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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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희 보은군노인·장애인복지회관관장

지역사회에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루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이 중에는 출향인들을 비롯한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들도 총망라한다. 이에 본 란은 보은지역의 각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여러 인사들을 조명해 개재키로 한다.
〈편집자 주〉


“늘 그분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저리기도 하고 애틋하기도 하고 내 인생의 모든 것을 다해 섬기고 싶은 마음만이 가득해집니다.”
성녀의 반열에 오른 마더 데레사 수녀의 ‘청빈’과 ‘겸손’을 닮고 싶다는 이순희(사진·보은읍 이평리 107 ☏544-5446) 보은군노인·장애인복지관장은 항상 복지관 식구들을 대할 때마다 갖게 되는 마음의 표현을 이렇게 대신한다.
“저는 고교 때부터 맺어진 신부님, 수녀님들과의 인연 때문인지 한 때는 수녀가 되고 싶은 시절이 있었어요. 넉넉지 못한 가정형편과 학창시절, 꼭 결혼을 해야 하는가가 인생의 화두였던 것 같아요. 그러한 마음을 승화시켜준 것이 바로 사회복지로의 입문이었습니다.”
지난 73년 미션스쿨이었던 제주신성여고를 거쳐 사범대를 졸업한 그는 10여 년간 교직에 몸담게 되면서 우연찮게 고3생들의 진로지도를 담당하게 됐다.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대학에 진학하기 어려운 아이들에게 왜 대학을 가야하는지 등 상세한 이유를 들어 진로상담을 하곤 했어요. 그 덕분에 대학에 가게 되었다고 지금까지 감사해하는 제자들도 있어요.”
또 3년동안 노동부관련 상담업무를 해오면서 한 수녀를 통해‘공공부조’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면서 그의 접점을 찾고자 청주대대학원 사회복지학과에서 근로청소년복지 중 ‘공단여성실태’에 대한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노인과 장애인복지를 위한 것이라면 등에 섶을 메고 불속이라도 뛰어들 것 같은 열정이 있었다.
“(재)청주교구천주교회유지재단 소속으로 맨 처음 시작한 것은 사회복지사로서 노인,장애인을 위한 영구임대아파트에 밑반찬을 배달하는 일이었죠. 그때 다른 사회복지사들을 바라보면서 매우 뜨거운 열정을 느낀 것으로 기억합니다.”
지난 96년 동재단인 청주혜원장애인종합복지관이 건립되면서 그 속에 뛰어들어 가장 먼저 애착을 보인 것이 바로 장애인복지 프로그램의 기틀마련이었다.
프로그램 중 특히 지적장애를 위한 특수교육 부문에 큰 관심으로 2003년 대구대 대학원에서 ‘특수교육에 대한 지적장애아동 어머니의 양육스트레스 및 사회적 지원에 관한 연구’ 논문을 통해 석사가 됐다.
“한국에서 장애아들, 특히 자폐아를 가진 어머니들이 겪는 스트레스 중 가장 큰 것은 시댁 스트레스라고 했어요. 혈연관계에서 오는 나쁜 풍습들로 가문에 대한 핑계를 며느리나 부인에게 전가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가 잊지 않고 영원히 마음에 간직하고픈 감동의 기억이 있다고 했다.
“중2때 사고로 경추골절 마비 증세의 한 젊은이가 25년 만에 외출로 대학생들과 가진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일상체험을 통해 바로 복지관 앞에 있었던 그의 모교인 한 중학교를 방문해 '이렇게 나와 보니 흴체어에 의존한 사람들이 나만이 아니고 많은 이들이 겪고 있는 고통’이란 말을 하면서 울먹이더군요.”
이 관장은 지난 2월 18일 충북대 대학원에서 ‘지역사회 복지활성화를 위한 네트워크 연구’로 복지행정학 박사가 됐다.
바쁜 중에도 그가 쉽지않은 학구파의 길을 걸어온 것은 순전히 노인 장애인들을 위한 복지향상에 목표를 둔 그만의 사랑법일 것이다.
이 길은 순수한 봉사 실천의 사회복지에서 사회복지행정의 조직이나 기반조성을 위한 전문 경영마인드를 가진 행정가로서 거듭나기 위해서였다.
“어느날,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한 군인이 우리 버스를 보고 차에서 내려 걸어오더군요. 알고보니 세광고 시절, 우리 복지관에서 봉사활동을 했던 학생이었어요. 훗날 꼭 다시 봉사활동을 하러 오겠다는 말을 남기더라구요.”
보은지역에는 노인인구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그만큼 노인문제에 대한 과제가 커지고 있다. 이러 시점에 구석구석 방치된 노인들도 많아지고 있다.
“지역사회 복지에 대한 제안에서 전국 234개 지자체 중 보은군이 8개 사업 지역으로 선정됐어요. 농촌지역 노인을 위한 네트워크 구성을 위해 각 사회단체와 연계하는 사업구상이죠. 지난 2007년에는 1차로 이장들로 구성, 경로당 이동복지사업인 ‘행복지킴이’로 시작했고 2차사업인 올해 ‘행복나눔이 우리마을 수호천사‘는 부녀회장들로 구성된 지역 네트워크로 복지기금 6억에 대한 지원보상을 받은 프로그램입니다.”
“언제나 지역사회의 복지문제는 지역사회에서 해결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 관장은 “또한 군정을 통해 이들의 아픔을 이해하고 군정에 반영하는 지역사회 복지시스템이 필요하다”면서 두 수레바퀴의 조화로운 추진을 기대했다.
언제나처럼 마더 데레사 수녀를 무척이나 닮고 싶어 하는 그의 성정이 오늘도 노인·장애인복지관의 행복한 일상을 만들어내는 원천이 되고 있는 것이다.
“항상 저는 주머니 안에 한웅큼의 동전을 준비합니다. 그들과 일상의 대화를 나누며 자판기의 커피한잔을 함께 나누고 싶은 기회를 누리고 싶어서죠.”
/천성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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