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씨 닮은 부부애 쌍둥이 남매 낳고 '행복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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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씨 닮은 부부애 쌍둥이 남매 낳고 '행복만점'
  • 천성남 기자
  • 승인 2010.03.04 11: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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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찬서·시오다 요오꼬씨 부부
▲ 바쁜 직장생활 속에서 만들어주는 일본식 피자 '오코노미야키'를 아이들이 너무도 좋아한다며 행복한 얼굴을 한 요오꼬씨가 남편과 사랑스런 이란성쌍둥이인 수회, 은희와 큰아들 보회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부부란 오랜 세월 함께 살다보면 서로 닮아간다고들 말한다. 특히 원만한 가정생활로 행복한 삶을 영위해가는 부부일수록 더 닮은꼴이 되어간다고 말들 한다.
이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지난 96년 한국에 와 합동축복식을 올린 후 정식 부부가 되어 살고 있는 구찬서(56)·시오다 요오꼬(43·마로면 관기2구 555☏542-2854)씨 부부는 마음씨가 너무나 닮은꼴이다.
일본 시꼬쿠가 고향인 요오꼬는 현재 진미식품에 다니며 자식 낳고 남편 위하고 시부모 공경하는 한국인보다 더욱 한국인답게 살아가는 농경문화 속의 다문화가정 리더여성이다.

뱃길대신 큰 다리인 ‘세또오타시’ 로 유명한 관광지

요오꼬의 고향인 일본 큐슈 인근의 시꼬쿠는 날씨가 따뜻하고 사람들이 무척이나 친절해 관광지로 유명하다.
“남쪽인근으로 귤도 제법 많이 나오고 해산물로 유명해서 사람들이 많이 찾아주는 곳으로 몇 해 전 혼슈~시꼬쿠 간을 잇는 ‘세또오타시’라는 다리가 건설됐어요. 친정을 가기 위해선 뱃길로 40분이나 가야했지만 이젠 이 다리 덕택에 차로 20분 정도면 갈수 있어요.”
요오꼬에게는 언니가 2명이나 된다. 그러나 모두 출가했다. 일찍 작고하신 어머니 때문에 아버지 시오다 미찌하르(77)씨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고 술회했다.
“워낙 근면 성실한 아버지는 쌀농사도 조금 하시고 시간만 나면 마을에 있는 직장에도 나가시죠. 노는 일이 없이 열심히 일을 하시는 편입니다.”

일본서 10년간 경리직, 결혼은 나의 운명

남편은 아내에 비해 13살이나 위다. 쌀농사를 겸해 마로면 낙우회영농조합(회장 김진배) 회원 16명 중 하나인 구씨는 젖소사료공장에서 사료제조업에 종사한다. 농사만 짓던 구씨는 혼기를 놓쳐 노총각 신세를 면치 못하다가 지난 95년 우연히 알게 된 한 교회를 통해 아내인 요오꼬씨를 만났다.
희망의 메신저처럼 바다를 건너온 사진 한 장만으로 부부의 연이 맺어진 것이다. 구씨는 요즘 시쳇말로 가방끈이 짧다. 농촌에서 잔뼈가 굵은 농사나 일을 하는 것 외엔 사회경력도 없다.
그에 반해 요오꼬씨는 고교를 졸업, 10년 간 경리업무를 맡아온 재원이다. 그런 요오꼬씨가 반한 것은 순전히 구씨의 착한 마음씨 때문이었다.
“지금도 친정아버지를 생각하면 가슴이 메여 와요. 홀로 사는 아버지를 돌보지 못하고 한국에 와 사는 것은 저의 운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버지도 처음엔 무척 반대셨지만 지금은 아이들 낳고 알콩달콩 사는 모습을 보고는 무척 좋아하세요.”

이란성 쌍둥이 낳고 너무나 기뻤던 요오꼬

큰아들 보회(11·관기초 4년), 이란성 쌍둥이인 둘째아들 수회(8·관기초 입학), 딸 은희(8·〃)가 있다.
그리고 언제나 이해가 많은 시어머니(78)와 묵묵한 시아버지(76)를 며느리인 요오꼬씨는 참 좋아한다.
“제가 공장을 마치고 밤늦게 돌아오면 시어머니가 마중을 나와 주고 오히려 남편보다 세심하게 마음을 써주시는 시어머님에 너무 감사하고 있어요.”

일본식피자 ‘오코노미야키’ 아이들 너무 좋아해

늘 바쁜 직장생활을 마치고 사이사이 만들어주는 일본식 피자인 ‘오코노미야키’를 아이들이 너무 좋아한다며 덩달아 기뻐하는 요오꼬씨는 마음씨가 곱다.
“맏며느리로 처음엔 명절음식을 못해 어려움이 많았으나 지금은 잘하고 있어요. 고모들도 많이 도와주고 7남매의 장남이라 모두 저희 집에 모이거든요. 동네에서도 아이들 셋에 시부모님, 우리 부부등 7가족으로 제일 많은 편이에요.”

이해심 많은 시부모님 사랑에 마냥 행복한 요오꼬

문화와 전통, 관습이 틀려 고생도 하지만 언어와 관습을 알아가는 맛에 오히려 행복하다는 오요꼬씨는 이해심많은 시부모님 사랑에 고생도 잊고 산다고 말한다.
“쌍둥이 중 아들 수회는 재능이 많아요. 마로신협에서 주최한 노래자랑에서 춤을 춰 선풍기를 타왔고 큰아들 보회는 지난해 마로면 걷기대회에서 전자렌지를 타왔어요.”
넉넉지 않은 형편 속에서도 아이들자랑, 남편자랑, 시부모자랑에 침이 마르는 요오꼬씨가 그래도 간절히 원하는 것이 있다면 다문화여성에게도 ‘요양보호사’같은 전문직을 가질 수 있는 기회 마련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천성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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