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계·전문계교 통폐합 10명 중 6명 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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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계·전문계교 통폐합 10명 중 6명 찬성
  • 김인호 기자
  • 승인 2010.03.04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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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식은 공유하는데…통합은 쉬쉬

올해 보은정보고와 보은여고는 신입생 모집에서 정원에 미달, 학과를 축소 운영하게 됐다.
신입생 모집 결과 보은정보고는 60명 정원에 52명이 등록해 8명이 미달됐으며 보은여고도 정원에서 36명이 모자란 66명만이 입학했다. 이 때문에 이들 학교는 종전 3학급에서 2학급으로 학과축소운영이 불가피하게 됐다. 근본원인은 중학교 졸업생 수(333명)가 고교정원(398명)에 현저히 못 미치기 때문이다. 보은의 한해 신생아 수는 200명도 채 되지 못할 정도로 학령인구가 급감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장래는 더 암울 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학교교육 정상화를 위해서는 학생수 감소로 위기를 맞고 있는 인문계와 전문계 고교 간 통폐합을 통한 활로를 시급히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학령인구 감소는 정상적 학교 운영을 어렵게 하고 지역의 침체를 가속화시킬 뿐 아니라 고비용 구조로 이어져 교육의 질도 떨어진다는 게 교육계 내외의 시각이다. 교육이 지역에 미치는 파장을 고려하면 오는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책이슈로 부각될 수 있는 사안이다.
한국지방교육연구센터(책임연구자 정영수 충북대 교수)는 ‘보은군 교육을 위한 선택과 과제’란 보고서를 통해 “보은군의 학교교육은 심각한 위기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보은의 교육환경을 진단하면서 학교 통폐합에 대한 설문조사를 통해 통폐합으로 나아가는 방향을 제시했지만 14개월이 흐른 현재까지 진척이 전혀 없다.

◇ 10명중 6명 전문계 고교 통폐합 찬성
자영고와 정보고의 통폐합 필요성에 대해 지역은 찬성 59.9%, 반대 40.1%를 보였다. 10명중 6명이 전문계 고교 통폐합을 찬성하는 셈이다.
통폐합의 필요성을 가장 많이 인식하고 있는 집단은 사회인사(74.1%)였으며, 교사가 (71.1%) 그 뒤를, 학부모 역시 절반 이상(57.2%)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반면 학생들은 찬성(47.9%)보다는 반대(52.1%)로 반대의사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계 고등학교를 통폐합했을 때 예상되는 장점에 대해 인구감소에 따른 입학생수 미달방지라고 응답한 경우(38.5%)가 가장 많았다. 다음은 정부의 다양한 지원유도, 보다 우수한 전문 인력양성과 지역특성화 학교로의 발돋움, 정부의 재정지원을 통한 학교시설 개선, 대학 진학 시 유리한 내신점수로의 반영, 우수학생의 도시로의 유출방지 등이 지적됐다.
교사와 학부모, 학생 모두 학생수 미달방지를 가장 큰 장점으로 지목한 반면 사회인사는 지역특성화학교의 발돋움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였다. 이는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학교구성원으로 학생수 감소라는 학교의 정상적인 운영과 직결된 부분을 더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는데 비해 사회인사는 지역과의 관계 속에서 학교를 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전문계 고교를 통폐합할 때 그 특성화 방향에 대해서는 맞춤식 교육과정을 통한 성취목표 극대화(32.0%)가 가장 바람직하다고 보았으며 지역 특성화와 연계된 교육과정 특성화, 전문적 자격증 취득, 전문계고 출신자의 취업보장, 장학금지원 등의 학생 유인요인, 성취동기 육성개발, 교사와 학생의 진로상담 체제 강화가 지적됐다.
이는 전문계 고교의 특성상 졸업 후 취업여부가 중요하며 이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맞춤식 교육과 지역 특성과의 연계, 그리고 자격증 취득 등이 용이한 방향으로 통폐합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주목할 것은 전문적 자격증 취득에 대한 교사의 응답 결과로 전문계 고등학교로서 취업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있으면서도 전문적 자격증 취득에 대해서는 5.4%만이 동의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유는 현재 전문적 자격증의 취득과정에서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전문계 고등학교의 통폐합 반대 이유는 전문계 고등학교의 통폐합으로 인한 교육과정 조정의 어려움(35.6%)을 가장 많이 꼽았다. 교사는 통폐합의 강제성과 학교 수 감소를, 학부모와 학생은 학교구성원 간 위화감 조성을, 사회인사는 학교 수 감소와 학교 간 경재부재로 인한 경쟁력 약화를 지적했다.
응답자 대부분이 전문계 고등학교 교육과정간의 조정이 여의치 않다는 점을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특성화를 중시하면서 학교간의 적절한 조정이 가능한 교육과정 마련이 필요하다. 또 학교경쟁력 강화를 위한 통폐합이 학교 수의 감소 인한 경쟁력 약화를 초래할 수도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 일반계 고교 통폐합도 찬성이 우위
일반계 고등학교의 통폐합에 대한 필요성에 대해서는 58.6%가 찬성을, 반대는 41.4%로 찬성이 더 높게 나타났다. 전문계와 비슷하게 10명 중 6명이 통폐합에 긍정적 입장이다.
교사와 사회인사가 각각 75.8%와 74.6%로 적극적인 찬성의사를 보인 반면, 학부모와 학생은 50.6%와 48.5%로 절반 정도였다. 학부모와 학생들의 통폐합 필요성에 대한 소극적인 경향은 자신들의 학교가 없어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일반계 고교의 통폐합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는 인구 감소에 따른 입학생수 미달 방지가 가장 많았고 정부의 다양한 지원유도, 지역명품학교로의 육성, 우수 학생 도시로의 유출방지, 대학 진학시 유리한 내신점수의 반영 순으로 나타났다.
통폐합의 1,2순위가 전문계 고등학교 통폐합의 필요와 같다. 이는 전문계 고등학교와 일반계 고등학교의 통폐합의 필요성이 기본적으로 같고 그 다음 각 학교의 특성에 따른 차이를 중요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 사회인사의 경우 다른 세 집단과는 달리 지역 명품학교로의 육성을 1순위로 지목했다.
통폐합을 시도할 때 변화의 방향에 대해서는 우수학생 유인체계가 가장 많았고 학력신장, 우수교사 유치를 위한 노력, 학교시설개선을 통한 학교만족도 향상, 체계적인 진로지도, 맞춤식교육, 인성교육 강화의 순으로 응답했다.
집단별로는 교사들이 우수학생 유인체계와 학교시설개선을 강조한 반면, 학부모와 사회인사는 학력신장과 우수교사 유치를 중요한 것으로 지적했다. 통폐합의 방향에서 우수학생 유인체계와 학력신장, 우수교사 유치 등이 우선순위로 지적된 것은 현재 보은군 일반계 고등학교가 당면하고 있는 우수학생 유출과 일반계 고등학교로서 학력신장을 중요한 것으로 여긴다는 것으로 보여주고 있다.
통폐합 반대 이유로는 학교구성원 간 위화감 조성, 학교 간 경쟁부재로 인한 경쟁력 약화, 통폐합의 강제성 등이 지적된 반면, 동문들의 반대는 적어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응답결과 나타났다. 교사와 학부모, 사회인사 모두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학교 간 경쟁부재로 인한 경쟁력 약화를 든 반면, 학생들은 절반 이상이 학교구성원 간 위화감 조성을 지적했다.

◇ 통폐합으로 학교 경쟁력 업
전문계와 인문계 모두 통폐합 필요에 대해 6:4 정도로 찬성이 더 높게 나타났다. 통폐합 필요이유는 학생수 미달방지와 정부의 다양한 지원유도로 일반계 전문계가 거의 일치하지만 통폐합 방향에 대해서는 우수학생 유인체계와 학력신장, 우수교사 유치노력으로 일반계 고등학교로서 학력경쟁력을 중요시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 공립학교로의 통폐합 선호하지만…
보은군 지역주민들의 일반계 고등학교 통폐합에 대한 지각 분석을 바탕으로 제시한 방안은 대략 5가지 안으로 정리된다.
첫째는 2개 학교를 유지하면서 두 학교를 명품화하는 방안, 둘째는 2개 학교를 남고와 여고로 분리하는 방안, 셋째는 2개 학교를 남녀공학의 공립 고등학교로 전환하는 안, 넷째는 2개 학교를 남녀 공학의 사립고등학교로 전환, 다섯째는 현행 보은여고와 정보를 통합해 종합학교화하는 방안 등이다.
이 가운데 보은군 교육발전을 위해 가장 이상적인 방안에 대한 응답결과는 공립고등학교로의 통폐합(42%)이 가장 많았으며 2개교를 각각 명품화하는 방안(26.0%)과 남고와 여고로 분리해 운영하는 방안(22.5%)이 비슷하게 나타났다. 사립고등학교로의 통폐합은 9.3%였다. 교사와 사회인사가 공립 고등학교로의 통폐합을 가장 선호한 반면 학부모는 2개교를 유지하면서 명품화하자는 방안을 선호했다.
결론적으로 공립 고등학교로의 통폐합안이 가장 타당성 있는 방안으로 꼽혔으며 중·장기적 추진단계로도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단기의 경우 실현 가능한 방안으로는 남고와 여고를 분리 운영하는 방안과 공립고등학교로의 통폐합안에 대한 응답률이 유사하게 높게 나타났다. 이는 공립고등학교로의 통폐합은 필요하지만 과정상에 있어 어려움이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 보은군의 선택과 과제
한국지방교육연구센터는 공립고 등학교로의 통폐합이 단기 중기 장기 모두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이는 것으로 볼 때 가장 선호하는 방안이라는 견해를 보였다. 다만 궁극적인 개편의 방향은 아니지만 우선적으로 완충장치로서 기능할 수 있도록 남고와 여고로 분리해 운영한 후 공립 고등학교로의 통폐합이 이뤄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남고와 여고의 잠정적 분리방안은 통폐합을 향한 시간적 여유를 제공하며 두 학교에게 발전기회를 균등하게 부여함으로써 학교간의 소모적 경쟁을 해결하고 통폐합으로 나기기 위한 기반을 형성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통폐합이 지연될 경우 두 학교의 소규모화로 타 지역의 고등학교에 비해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교육계, 지자체, 군민장학괴 등 각종 교육관련 단체, 지역주민들이 참여하는 객관적 범 통폐합추진위 구성과 단체장 간의 양해각서를 체결, 자치단체장의 임기 4년 동안 교육장과 함께 지역사회의 교육발전 환경조성을 위한 재정투자, 주민설득 등 적정규모의 학교유지를 위한 협력체제 구축을 제기했다.
또한 통폐합 학교의 교육여건 개선을 위한 종합적 체계적 투자와 정부의 농산촌 교육복지정책을 유도하고 지역 장학기금기증 시스템을 마련하는 등 교육재정의 확충과 통폐합된 고등학교의 자율학교 지정, 교장공모제 및 교원초빙제 실시 등 제도적으로 우수교원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 마련도 촉구했다.
또 보은지역 4개 고등학교를 일반계 1교, 전문계 1교로 재구조화 하는 것도 동시에 추진할 경우 전문계고 특성화에도 유리하며 통폐합에 따른 재정투자도 집약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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