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열 다시 다듬는 전지훈련 도시 서귀포, 항공료도 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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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열 다시 다듬는 전지훈련 도시 서귀포, 항공료도 할인
  • 기획취재팀
  • 승인 2009.12.03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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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한국대표팀의 서귀포 전지훈련은 서귀포시가 전지훈련장의 메카가 되는 기폭제가 됐다. 서귀포시에 위치한 제주월드컵 경기장. 사진제공 서귀포시청 스포츠산업과.
◇ 히딩크와 설동식 축구 감독, 장상주 전 서귀포 시장

제주도 서귀포고 축구 감독 설동식씨. 설 감독은 서귀포를 축구 전지훈련지의 메카로 변신시킨 주역으로 알려졌다.
1999년 서귀포고에 부임한 그는 따뜻하고 조용한 서귀포의 환경에 주목했고 중고교 동료 감독들에게 서귀포로 겨울 전지훈련을 오라고 적극 권유했다. 한두 팀씩 서귀포를 찾았고 설 감독은 정성껏 이들을 뒷바라지했다.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일궈낸 거즈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2002년 월드컵을 목전에 두고 서귀포시로 전지훈련을 왔다. 히딩크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뛰어난 훈련 및 숙박시설을 보고 ‘서귀포 원더풀’을 연발했다.
그러자 당시 강상주 서귀포 시장이 제주도 서귀포고 축구 감독인 설동식 감독을 불렀다. “지원은 얼마든지 해줄 테니 서귀포를 전지훈련의 메카로 만듭시다.” 이들은 투합했다. 천연 또는 인조잔디를 깐 축구연습장이 속속 지어졌다.
서귀포시에는 15개의 천연과 인조잔디 구장이 있다. 2008년 겨울 서귀포를 찾은 축구팀만 120개가 넘는다. 겨울 전지훈련과 봄, 가을 전국대회를 합쳐 축구 때문에 서귀포에 뿌려지는 돈만 연 1000억원에 달한다. 일본, 중국, 동남아 프로팀을 유치하면 경제 효과는 훨씬 더 커질 것이란 기대다.
제주에서 열리는 스포츠대회 시작을 알리는 전국동계훈련 청소년축구대회’는 제주도축구협회가 주관하는 축구이벤트로 초등부 20팀, 중등부 20팀, 고등부 30팀 등 총 70팀 2100여명의 선수단과 학부모, 임원 등 3000여명이 참여해 제주 동계전지훈련 견인차 역할을 해오고 있다. 지난 8월 32개 팀이 참가한 백록기 전국고교축구대회의 경우도 선수 1200여명을 포함, 가족 및 임원 등 모두 2500여명이 서귀포시에 머물러 15억여원의 개최효과를 거두고 전지훈련 유치에도 한몫한다는 분석이다.

◇ 겨울 전훈 관련인원 3만5000명 예상

서귀포는 겨울철이면 관광객이 뜸하다. 그러나 지금은 겨울이 가장 바쁘고 활기찬 시즌이 됐다. 스포츠를 통한 도시 업그레이드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서귀포는 겨울 전지훈련의 메카다. 스포츠 산업과 오철종 담당은 “이번 겨울에만 선수 및 선수 가족 등 전지훈련 관련인원 3만5000명이 와서 300억원을 쓰고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귀포는 일찌감치 스포츠 전지훈련 유치 활성화 지원 조례를 제정했고 전지훈련 유치위원회도 설치했다.
올 겨울도 순항이다. 내년 2월까지 모든 경기장 시설의 예약이 끝났다. 지난해에는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31개국 53개팀, 1056명이 서귀포에서 훈련도 했다.
서귀포시에서 전지훈련 종목의 절반 이상이 축구 종목이다. 올 초 경제 한파로 해외 전지훈련이 줄어들면서 국내 프로팀은 물론 월드컵을 준비하는 대표팀까지 몰려 축구 특수를 누렸다. 서귀포시 10개 훈련장이 전지훈련팀으로 꽉 들어찼다. 전국 50여개 초중고, 대학, 실업, 프로팀이 줄을 이었다. 서귀포 시민들은 이 때문에 겨울에는 ‘조기축구를 자제하자’는 슬로건까지 내걸며 육지 손님들에게 운동장을 내주고 있다.
프로팀들의 가세로 동아시아 축구 메카를 향한 서귀포시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전지훈련의 필수요소는 날씨와 연습장. 그리고 경기 파트너다. 이미 온화한 기후로 소문난 서귀포에 프로팀들이 내려오면서 평가전 상대를 찾는 일본과 중국 프로 구단들도 캠프를 차리려고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한다.
아시아축구연맹에 편입한 호주까지 서귀포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울산 김호곤 감독은 “해외 전지훈련은 좋은 상대를 찾아가는 것이다. 외국 프로팀이 찾아온다면 굳이 해외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며 국내 전지훈련에 관심을 나타냈다.
하지만 기반시설이 전지훈련 수요를 따라잡지 못해 경기장 추가시설 설치 주장이 일고 있다. 서귀포의 10군데 훈련장 중 천연구장은 6곳뿐이며 이 중 한라산 자락에 위치한 강창학구장과 중문구장은 바람이 심해 프로팀들이 꺼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천연 잔디구장 한 곳을 더 짓고 있지만 한중일 프로구단간 스토브리그를 하려면 천연 잔디구장 2~3곳이 더 필요한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설동식 감독도 “올겨울 K-리그 서너팀이 훈련장이 없어 서귀포행을 포기했다. 일본에서도 오겠다고 하지만 시설이 모자란다”며 실정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축구종목에 편중현상을 보이는 서귀포시는 종목의 다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 또한 만만치 않다. 서귀포시에 따르면 지난해 1일 5000명이 넘는 전지훈련단이 서귀포시에 체류한 가운데 이 중 축구종목의 참가 선수가 전체의 60% 정도로 편중돼 있다. 다른 시설의 인프라 확충을 통한 여타 종목의 훈련팀 유치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서귀포시는 이에 따라 동계전지훈련팀 유치를 위해 건립중인 전지훈련센터를 건립 중이며 성산체육관, 안덕종합운동장 우레탄 트랙공사, 제주월드컵경기장 내 체력단련실 확장 등 각종 스포츠 인프라 확충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는 전지훈련팀 유치를 위한 인프라 확충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내년도에는 올해보다 10% 증가한 20종목 1600여팀, 3만5000명의 선수단을 유치한다는 목표다.

◇ 하계전지훈련지로도 부각

서귀포시 동계 전지훈련 유치훈련 실적이 10년 만에 올해 처음 3만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올 3월말까지 동계전지훈련 기간 중 3만1356명을 유치해 266억원의 경제효과를 거두었다는 시측의 집계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인원은 4.7%, 경제효과는 10% 증가했다. 유치인원 증가율보다 경제효과 증가율이 높게 나타난 것은 전지훈련팀 평균 체류기간이 14일에서 15일로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또한 인원과 효과가 비교적 적은 초등학교팀이 줄고 고등부와 대학부, 동호인부가가 크게 증가한 것도 요인으로 봤다.
서귀포시는 온화한 날씨로 겨울철에 전지훈련이 집중되고 있지만 최근 들어 하계훈련장소로도 호응을 얻고 있다. 서귀포시에 따르면 지난 여름 한 달간 축구와 육상 등 32개 팀 600여명이 서귀포를 다녀갔다. 지난해 22개팀 500여명보다 20% 늘었다.
여름철 전지훈련팀이 증가하는 원인이로는 혹서기 피서와 훈련을 겸할 수 있다는 점과 지속적인 대규모 스포츠이벤트 개최를 들고 있다.

◇ 자연환경이 서귀포의 매력

서귀포시로 전지훈련을 오는 선수단은 서귀포시의 기후와 훈련장에 매력을 느껴 찾는다. 서귀포시가 올 초 서귀포로 전지훈련을 온 선수단 지도자 15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결과 자연환경과 스포츠시설이 뛰어나서 서귀포시를 찾았다는 지도자들이 각각 52%와 29%를 차지했다. 음식과 숙박이 13%로 뒤를 이었다.
서귀포를 방문했던 횟수는 5회 이상이 절반이었으며 선수단 규모는 31~40명이 30%로 자장 많았다. 또 훈련기간은 10일 이하, 10~20일, 20~30일로 평균체류일이 15일 남짓 됐다.
서귀포시의 단점으로는 숙박시설이 41.6%로 가장 많았고 숙박시설 가운데 개선할 점으로는 음식수준이 31.3%로 높게 나왔다.
숙박시설은 호텔과 여관, 콘도, 민박 등을 대다수가 이용했으며 제주도로 오는 교통수단은 항공기 85%, 선박 15%였다. 서귀포로 전지훈련을 오는데 개선해야 할 부분으로는 항공료 부담 해소, 훈련여건 확충, 웨이트시설보강 순으로 지적했다. 서귀포시의 중점사항도 훈련시설 확대가 가장 많았다.

▲ 김경문 두산베어즈 감독에 이어 지난 12월1일엔 국민타자 이승엽이 서귀포시 홍보대사로 위촉돼 축구에 이어 야구 활성화도 기대하고 있다. 서귀포시가 동계전지훈련 예약팀을 신청 받은 결과 내년 3월까지 야구장 예약이 이미 완료됐다. 사진 우측부터 요미우리 자이언츠 이승엽 선수, 박영부 서귀포 시장, 김경문 두산베어즈 감독.
◇ 항공료 선박 최대 40% 할인 지원

제주도를 찾는 전지훈련팀에게 내년부터 항공이나 선박 할인 혜택이 주어지는 방안이 추진된다. 제주도는 제주방문 전지훈련팀에게 5%에서 45%의 항공료나 20%에서 50%의 선박운임을 할인하기로 각 항공사와 선박회사와 협의하고 렌터카도 시간대별로 40%까지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선수단이 사용하는 체육시설에 대해서는 무료로 지원하고 공항에서 숙소까지 무료 셔틀버스도 운영한다.
제주도와 서귀포시는 이 같은 각종 인세티브 내용 등을 수록한 홍보책자를 제작해 각급 학교와 종목별 경기단체 스포츠 팀에게 발송했다. 전지훈련팀에 대한 수송버스 지원, 자매결연 지원, 물리치료실 편의제공, 육상경기장 전지훈련용 휴게시설 설치, 축구 전술훈련 녹화시스템 구축, 재활캠프 운영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서귀포시는 축구공원내 훈련경기장면을 녹화, 가능하도록 카메라를 장착해 전지훈련 기간 훈련팀들이 이를 CD로 제작할 수 있도록 해 훈련팀들의 훈련효과를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도록 했다. 이는 동계훈련팀들이 자신들의 경기모습을 녹화한 후 이를 바탕으로 선수들을 지도하기 위해 개인용 캠코더를 이용해 촬영을 하던 불편을 없앴다. 대표팀이나 프로팀은 별도의 비디오분석가가 연습경기장면을 녹화한 후 훈련자료로 사용하지만 중고교의 경우는 비용문제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점에 착안했다.
서귀포축구공원 2개면에 설치된 녹화시스템은 훈련팀들이 스스로 카메라 각도와 거리조정을 통해 자료를 얻을 수 있도록 준비됐고 지도자들이 한두 번의 시험운영으로 스스로 촬영할 수 있도록 시스템운영 방법이 간편해 훈련팀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 시는 이에 따라 전 운동장으로 확대 시행해 나갈 방침이다.
크고 작은 부상에 대비해 대한트레이닝 협회와 함께 올해부터 부상캠프도 운영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부상 예방을 위한 훈련팀 감독과 선수들을 대상으로 하는 부상캠프도 진행할 예정이다.

◇ 전천후 전지훈련센터 건립

서귀포는 2010년 동계전지훈련팀 유치를 위해 건립중인 전지훈련센터를 비롯해 성산체육관, 안덕종합운동장 우레탄 트랙공사, 제주월드컵경기장내 체력단력실 확자 등 각종 인프라 확충사업을 추진 중이다.
남원읍 신례리에 건립되는 전지훈련센터는 부지 14만2000㎡에 이번 겨울 1단계 완공을 목표로 140억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2층, 건축연면적 1259㎡ 규모의 트레이닝센터 등을 갖춘다. 천연 잔디를 입힌 축구장 1면과 인조잔디 구장 2면, 육상경기장(400m 8레인), 테니스장 등도 꾸며 전지훈련팀 유치의 전진기지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2010년 이후에는 2단계로 65억원을 더 투자, 실내경기를 할 수 있는 4360㎡ 규모의 하프돔 경기장과 게이트볼장을 갖추고 주 경기장에 대한 조명시설도 보완한다.
이와 함께 제주 FC전용구장이 지난 9월 준공함에 따라 전용구장에서 훈련이 가능해 그동안 제주 FC팀이 연습을 하던 운동장이 전지훈련팀에 배정되며 제주월드컵경기장내 체력단련실이 보다 넓은 공간으로 확장 이전해 전지훈련선수단에게 제공되고 있다.

◇ 성산읍 민관합동으로 전지훈련팀에 편의제공

성산읍 전지훈련유치위원회를 비롯해 지역의 자생단체 등은 각종 편의를 제공하거나 다양한 지원으로 전지훈련팀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이들은 전지훈련이 이뤄지면 선수단 숙소 확보 및 훈련장 제공으로 선수단이 최적의 상태에서 훈련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준다.
또 자생단체 및 축구관련 단체에서는 선수들이 훈련장 및 숙소를 찾아 감귤 등 격려 물품을 전달하며 훈련 휴식일에는 선수들에게 지역내 섭지코지, 유람선 승선 등 주요 관광지를 방문하도록 지원하는 등 추억거리를 제공하며 지역관광을 유도하고 있다.
성상읍과 성산읍 전지훈련유치위원회는 전지훈련 및 전국 대회 유치를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유치활동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 서귀포야구장 동계전훈지로 인기

히어로즈 프로야구단이 올해 서귀포시 지역 동계훈련 행렬의 스타트를 끊었다. 히어로즈 구단은 10월말부터 11월 말까지 한 달간 강창학 공원내 서귀포시 야구장에서 내년 시즌을 대비 훈련을 실시했다. 시는 히어로즈 야구단이 서귀포에서 훈련을 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운동장과 전용체력단련실 등을 무상으로 지원했다.
시 관계자는 “프로야구 선수단이 동계기간 제주에서 체류하면서 사용하는 경비는 2억원 이상이며 앞으로 동계 전지훈련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전한다.
서귀포 야구장은 홈플레이트에서 가운데 펜스까지 123m, 좌우펜스는 각각 100m에 이르는 메인구장과 이보다 규격이 작은 리틀야구장, 내야 수비와 주루 플레이를 위한 인조보조구장 등 운동장 세 면으로 이뤄졌다.
야구장은 한라산 기슭 해발 200m 고지에 위치해 제주 앞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탁트인 전망이 매력적인데다 인근에는 마라톤 코스가 조성돼 크로스컨트리로 하체를 단련할 수오 있고 웨이트트레이닝장도 있어 훈련하는데 제격이다. 그러나 비바람이 심한 점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하지만 올해 시가 동계전지훈련 예약팀을 신청 받은 결과 내년 3월까지 서귀포야구장에서 훈련을 원하는 팀은 모두 10개팀 600여명이나 됐다. 지난 10월 히어로즈 프로야구단을 시작으로 경찰청, 호원대, 선린 인터넷고, 중앙고 등 6팀이 훈련을 실시한다. 어린이 야구장에도 이미 4팀이 예약을 끝마쳤다.
시는 야구장 예약이 완료됨에 따라 전지훈련팀 맞이를 위해 잔디와 내야정비 등 구장관리에 만전을 기했고 우천시에도 훈련을 할 수 있도록 월드컵경기장내 헬스시설 준비와 타격훈련용 그물설치 등 준비도 마무리 졌다.
오대효 스포츠산업과장은 “이미 예약을 마친 팀 외에도 4개팀 정도가 추가로 전지훈련을 원하고 있어 일정조정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전지훈련팀들이 훈련에 지장이 없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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