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좋고 행동 민첩해 보고도 놓치기 일쑤
보은읍, 장안면, 산외면, 내북면, 속리산, 심지어 청원군까지 출몰
보은읍, 장안면, 산외면, 내북면, 속리산, 심지어 청원군까지 출몰

지난 21일 속리산 사내리 민판동에 원숭이 한 마리가 민가로 내려와 밖에 널어놓은 곶감과 계란 등을 마구 먹어 치웠다. 이를 발견한 집주인의 신고로 한국야생동물협회 보은군지회 긴급구조단이 생포하는 듯 했으나 우리를 뚫고 도망치는 바람에 포획에는 실패했다.
집주인은 전날에도 곶감피해와 대소변 자국을 이곳저곳에 남기는 등 피해가 커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던 차에 이날 곶감 등을 흐트러뜨리고 주방의 계란을 먹어치우고 있는 원숭이를 목격했다. 인기척에 놀란 원숭이가 주방에서 방안으로 숨어들자 집주인은 방문을 잠그고 긴급구조단 요원에게 출동을 요청했다.
이날 신고를 받고 생포에 나선 박병학 야생동물협회 보은지부장 등은 “방문을 열고 들어가 원숭이를 한때 생포했지만 힘이 좋은 원숭이가 나부 돼 갇혔던 이동용 우리(캔넷) 뒷문을 부수고 도주하는 바람에 놓쳤다”고 말했다. 이어 “뒤따라 붙잡으려고 했지만 처마를 훌쩍 넘는 뛰어난 도주 솜씨에 손을 쓸 겨를이 없었다”고 전했다.
박 지부장에 따르면 일본산 원숭이는 약 한 달 전 장안면에 첫 출몰했다. 이틀 후 보은읍 누청리, 다시 며칠 지나지 않아 보은읍 신암리, 이어 내북면 봉황리에 나타나면서 119안전센터에 원숭이 출현이 처음으로 접수됐다.
원숭이는 이후 청원군 가덕면에까지 흔적을 남기고 다시 보은군 산외면 장갑리를 거쳐 지난주부터 속리산 사내리에 출현하는 등 빼어난 행동반경을 과시하면서 여기저기 농가들에게 적지 않은 피해를 주고 있다.
박 지부장은 “일본원숭이가 아니면 영하의 날씨를 버틸 수가 없다”면서 “가정집에서 기르던 애완용 일본원숭이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날 함께 출동한 장신리 K씨(45)는 “마취총이나 다른 장비가 없어 원숭이를 보고도 놓칠 수밖에 없다”며 “주민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만큼 원숭이 포획에 군의 협조나 지원이 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원숭이는 몸길이 50~70㎝, 꼬리 길이 5.5~9㎝로 온몸이 다갈색의 털로 덮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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