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치선정위원단 63인 중 23명 선택
이향래 군수, 노현 법주사 주지스님도 한 표 행사
삼승면 원남중학교가 기숙형 중학교로 최종 선정됐다. 이향래 군수, 노현 법주사 주지스님도 한 표 행사
원남중은 3일 보은교육청 회의실에서 실시된 위치선정위원단 투표에서 속리중과 내북중을 제치고 기숙형 중학교로 선택을 받았다. 이로써 지난 3개월 동안 설립장소를 놓고 지역간, 주민간 의견이 분분했던 위치선정문제가 일단락됐다.
전국 최초의 기숙형 중학교 유치에 성공한 원남중은 선거일 하루 전인 2일 추첨으로 엄선된 기숙형 중학교 위치선정위원단 70명 중 63명(투표율 90%)이 참여한 투표에서 23표(36.5%)를 얻었다.
속리중과 내북중은 21표와 19표로 나란히 2위, 3위를 차지해 2011년 졸업생 배출을 마지막으로 역사 속에 묻히게 될 운명에 처했다. 회인중은 이날 위치선정 후보에서 제외됐다.
기숙형 중학교로 선정된 원남중에는 약 110억원 정도의 사업예산이 투입되며, 기숙사와 강당 및 식당 등을 신축하고 오는 2011년 3월 개교 예정이다.
주민 설명회에 나선 삼승면 박홍규 지역대표는 “지역주민이 혼연일체가 돼 기숙형 중학교를 유치할 수 있었다”며 “기존 건물을 잘 활용해 전국 제일의 기숙형 중학교 시범학교로 꾸려나갔겠다”고 선정소감을 밝혔다.
투표를 지켜본 삼승면 이달권 군의회 부의장도 “주민의 협조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기숙형 중학교가 명품 학교가 되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박 홍규 삼승 지역 대표는 유치 당위성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원남중을 선택할 경우 교사 신축에 따른 막대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며 “미국 뉴욕에서 5번째로 높은 AIG 빌딩의 소유자인 재미교포 우영식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03년 준공된 원남중은 당시 건물 신축비로만 30억원이 들어가 교실과 특별실, 관리실 등 총 29실(6291㎡)이 조성돼 있다. 이에 따라 새로 건립될 기숙형 중학교에 들어갈 신축비를 다른 용도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한편 이날 투표장에는 법주사 노현 주지스님과 이향래 군수도 모습을 드러냈다. 이 군수는 투표를 마친 후 “위치선정이 잘 진행돼 결과에 승복하는 풍토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내북면 지역대표로 이날 설명회에 나선 이재열 군의원은 “아이들을 위해 추진하는 일이라 실망할 필요는 없다”며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위치에 구애 없이 기숙형 중학교 설립에 협조할 것을 지역주민과 사전 협의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회인지역은 기숙형 중학교 위치 선정에 참여하지 않았다. 교육청 관계자는 “회인지역 학부모 의사를 물은 결과 찬성 75% 이상이 나오지 않아 지역대표들이 불참하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진 것 같다”며 “오는 6일까지 충북도교육청에 기숙형 중학교에 들어갈 예산을 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오는 2013년 폐교 대상학교로 선정된 회인중의 미래와 새로 선보일 기숙형 중학교에 돌출될 문제점들에게 대해 추후 교육계의 관심이 집중 조명될 것으로 보인다.
◇ 회인중 빠지고 중도 승차한 원남중
이번 위치선정은 회인중이 빠지고 중도 승차한 원남중이 선택된 것이 특징이다.
당초 교육청은 내북과 속리, 회인을 기숙형 중학교 대상학교로 선택했었다. 그렇지만 회인지역이 ‘교육청의 일방적인 통폐합 학교 지정과 지리적 문화적 여건’ 등 부당성을 제시하면서 원남중이 추가로 지정되는 대신 회인중이 제외됐다. 만일 원남중이 추가되지 않고 회인중이 기숙형 중학교 설립 과정에 불참했을 경우 기숙형 중학교 설립은 내북과 속리만이 남아 추진이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당초 계획에 없던 원남중은 왜 기숙형 중학교 선정에 끼어들었을까. 한마디로 자신감이다.
원남중 대표은 이날 건립된 지 불과 5년밖에 지나지 않는 새 건물을 다시 지을 필요 없이 비용을 다른 용도로 전환하면 약 50억원의 비용절감 효과를 낼 수 있다고 것과 접근성을 강조한 점이 선정위원단들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분석이다.
다른 하나는 두드러진 색이 없는 학부모 입장에서 유치 타당성을 강조한 원남중 지역대표의 설명이 좀 더 순수해보였다는 후문이다. 박홍규씨는 설명회에서 원남중을 건립할 당시의 고초와 순수 학부모입장을 설명회 서두에 강조했다.
이날 투표에 참여한 선정인단들은 23대 21대 19란 결과가 보여주듯 이날 투표장에 나오기까지 어느 지역으로 표를 던질까 마음속 결정을 못한 위치선정위원이 적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원남중은 상대적으로 내북보다 보은생활권 지역으로 위치선정위원단들과 교감을 나누기에 유리했고, 속리보다도 일찍 유치전에 사활을 건 점이 통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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