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많이 달라졌다는 소리를 들을 때 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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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많이 달라졌다는 소리를 들을 때 보람
  • 김인호 기자
  • 승인 2009.10.22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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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섭 서장, 행복한 시간 보내고 있다
△ 보은경찰서 서장 취임 7개월을 회고한다면.
=경찰 직업이라는 게 전국 어디나 갈수 있다. 산수 좋고 공기 좋고 인심 좋은 보은은 제가 좋아서 찾아왔다. 어떻게 하다보니 벌써 7개월이나 지났다. 치안수요는 많지 않은 곳이지만 정이 많이 들었다. 또 한편으로는 모처럼 지역이 치안 책임자로 나와 이 지역에 맞는 치안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돼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 수사통으로 알려져 수사 담당자들이 특히 서장님을 어려워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경찰 경력 20년 중 절반이 넘는 10여년 이상을 수사 분야에서 일을 했다. 아무래도 수사쪽에 관심이 가게 돼 있고 또 오랜 세월 하다보니 수사에 대한 감각이나 시각도 타 분야보다 앞서 있다. 경찰의 역할 가운데 범죄를 예방하는 역할과 범죄 규제나 단죄하는 역할이 경찰의 양대 산맥이라고 본다. 아무리 작은 지역이라도 범법행위라든가 토착세력의 전횡이 눈에 보이면 수사 욕심이 난다. 그러다보니 수사형사들이 부담을 갖는 것 같다.

△ 상가집 도박 단속이 상당한 화제를 낳았다.
=지나고 보니 안타까운 사건이었다. 늘 강조하지만 경찰이 제 역할을 한다는 것은 모든 일에 공정하고 편파적이지 않게 처리하는 것이다. 전에 우리지역에서 상가도박이 많이 성행하고 있다는 제보가 있었고 마침 그날 큰 도박이 벌어지고 있다는 제보도 있어 단속하게 되었다. 실질적으로 현장에 가보니 듣던 것과는 달리 큰 도박단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여 진다. 그 이후 처리에 고심을 했는데 우리지역 인심도 있고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대부분 상주와 가까운 입장에 있는 사람들로 시간 때우기 식 화투놀이가 아니었나 판단을 해 전원 사법처리는 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하고 종결지었다.
현장에서는 정확한 판단을 하기가 어렵고 판돈이 얼마인지 또 그 구성원 중에 상습도박자가 있는지 등등을 판단할 시간적 겨를이 없었기 때문에 일단 사건화해 조사해본 후 결정을 해야겠다고 판단했다.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서운하게 생각하거나 과하게 생각해도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이 지역에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상습도박을 일삼고 큰 판돈이 오가는 일이 자주 벌어진다면 지역분위도 나빠지고 건전한 근로환경을 깨뜨리는 일이 돼 도박행위는 절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신호체계가 부임 이후 많이 바뀌었다. 전체적으로 소통이 원활해졌다는 평이다.
=보은서가 치중하는 업무 중 하나가 교통쪽이다. 지역민들이 교통사고를 당하지 않도록 또 안전하게 차량통행을 할 수 있도록 집중적으로 치중하고 있다. 그 중 신호등은 지역욕심에 한번 설치되면 없애기가 아주 어려운 일이 된다. 보은지역을 놓고 볼 때 차량통행이 많은 것도 아니고 꼭 신호등이 필요한 것도 아닌 장소에 신호등이 너무 많이 설치돼 있다는 판단이다. 통행에 큰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발적으로 알아서 통행하도록 하는 것도 사고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 아닌가 생각했다. 또 통행자들의 편의를 도모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신호체계를 점멸등으로 많이 바꾸었고 비보호 좌회전도 많이 뒀다. 전반적으로 다시 점검을 해 점진적으로 신호체계를 주민편의 위주로 바꿔 나갈 계획이다.

△ 창문경보기 2000개를 제작해 보급했다. 성과가 있었나.
=시골은 소소한 주택 침입절도 사건이나 농산물 절도사건이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그리고 들에 일을 나갔을 때나 볼일을 보러 나갈 때 집을 비우는 경향이 많다. 창문경보기를 작동시켜놓고 외출을 할 때 누가 문을 열 경우 요란한 소리가 나게 돼 있다. 우리는 지역의 협조를 구해 2000여개의 경보기를 부착했다. 안심하고 집을 비울 수도 있고 또 도둑들이 침입할 경우 감히 소리가 나는데도 불구하고 침입할 엄두를 못내는 효과는 거둘 수 있다는 판단이다.

△ 최근 교통사고와 사망사고가 줄어 든 것으로 알고 있다. 사건사고도 발생하지 않고 있다.
=농촌지역의 길이 대부분 좁고 농기계를 도로에서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노인인구가 많은데다 시의성이 떨어지는 옷을 입고 다닌다든가 보행자들이 궁 뜨고 해 일어나는 사고는 매우 안타깝다. 그래서 각 마을별로 돌아다니면서 계몽과 계도도 하고 경로당과 자매결연을 맺어 교육도 한다. 또 원동기면허를 쉽게 취득할 수 있게 하는 등 교통부분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다행히 우리지역에 현재까진 교통사망사고가 도내에서 가장 적게(6명) 기록되고 있다. 살인사건이 되었든 사고로 인한 사고가 되었든 교통사고이든 사람의 인명이 손상되는 것은 똑같은 일이라고 본다. 우리지역의 교통사고를 한건이라도 줄여보려고 무던히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실적을 따지는 부분이 어려운 점인데 치안이라는 게 우리지역과 타 지역을 비교하게 되고 평가를 받아야 되는 부분이 있다. 교통위반자에 대한 스티커 발부를 많이 하고 음주단속을 많이 한다고 해 교통문화가 정착된다고는 보지 않는다. 스스로 위반하지 않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 주민친화적인 행정을 펼치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소신 내지 이에 대해 설명 부탁한다.
=사실 그동안 경찰하면 왠지 멀게 느껴지고 거리감을 갖는 것이 대부분 사람들의 인지상정이었다. 하지만 경찰이 하는 일도 주민을 위한 일이다. 그런데도 거리감이 있다는 자체가 우리가 뭔가 부족함을 느끼게 한다. 정말 경찰이 필요한 곳에서 주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경찰의 역할에 충실한다면 극복할 수 있으리라 본다. 또 단속만하고 규제만 할 것이 아니라 찾아가는 서비스, 질 높은 치안서비스 제공은 물론 불우이웃도 돌보고 내고장 농산물 팔아주기 운동 등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나선다면 이미지 개선에 도움이 되리라 본다.

△ 공직부정, 권력. 토착비리 등 각종 비리를 강력단속하기로 했다. 가시적인 성과가 있었나.
=보은은 치안수요가 적은 곳이다 보니 대부분 법이 없어도 살 사람들처럼 순박한 이미지를 갖고 있다. 엄청난 범죄행위가 벌어지고 있어 지역을 흐리는 부분을 발견하지는 못했다. 그래도 어느 지역이나 그 지역이 터줏대감처럼 군림하면서 각종 범법행위를 일삼고 지역민에게 지탄받는 사람들이 없지 않아 있다. 그래서 우리지역도 수사대상을 선정하고 특히 각종 축제라든가 봉사부분과 유착해 일어나는 일에 대해 심도 있게 살피고 있다.
그동안 한우협회에 대해 수사도 하고 또 일부 선거와 관련해 소소하게는 사건화 했다. 앞으로도 몇 가지 정보수집을 해 수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한우협회 수사결과는 지역의 시끄러운 이슈가 돼 있고 책임을 맡았던 사람이 책임을 다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 또 지원금을 횡령한 것이 아닌가하는 부분에 대해 그동안 수사를 해왔지만 일부는 인정이 되는 부분도 있고 떠도는 소문이나 여론과는 달리 개인적인 착복을 했다기보다는 방만하게 예산집행을 한 부분이 밝혀지고 거기에 대해 감독을 해야 될 행정기관에서는 감독소홀한 부분이 밝혀져 사법처리를 하려고 하고 있다.

△ 우측보행을 권장하고 있는 상황인데 왼쪽 보행에 익숙해 정착이 힘든 것 같다.
=인체공학적으로 보면 우측보행이 편리하다. 연구결과에 의하면 좌측통행이 사고유발이라든가 불편을 훨씬 가중시킨다. 10월1일부터 전면적으로 우측통행으로 결정이 돼 지금 시행하고 있다.

△ 순찰차에 ‘차량 탑재형 차량번호 자동 판독기’를 전국 군단위에서는 최초로 설치해 시범운영 중에 있다. 성과가 있었나.
=차량 탑재형 차량번호 판독기는 차량에 탑재해 운행 중 주차중인 차량과 교행차량의 번호를 자동인식 해 수배사항 확인 시 부저를 울려 알려 주는 장비다. 그런데 대당 3000만원이다. 순찰차에 장착하고 운행하면 1초에 한대씩 검색이 된다. 수배차량인지 운전자가 수배자인지 즉각 파악된다. 우리군은 지자체 협조 하에 전국 3급지 군단위 경찰서에서는 처음으로 탑재형 장비를 마련해 활용하고 있는데 효과가 매우 좋다.

△ 강연회 초청이 종종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강연회에 나가면 어떤 얘기를 하나.
=공무원교육원, 보호관찰원, 대학 및 중고등학교 등 강의를 많이 다니는 편이다. 강의주제는 따로 없고 경찰이 하는 일이 법집행기관이기 때문에 법을 집행하면서 겪는 애로사항이나 또 어떻게 하면 딱딱한 법을 쉽게, 친근하게 느낄 수 있는가하는 것을 현장 수사경험을 사례로 코믹하고 알기 쉽게 강의하려고 노력한다. 개인적으로 경찰의 딱딱한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문화와 예술 등 각종 공연을 많이 찾아다니기도 하고 매월 직장 교육 때 국악원 등 예술과 관련된 강사를 초청해 강의도 가진다. 내일이 경찰의 날인데 지역민과 함께하는 화합의 한마당 일환으로 타악 퍼포먼스 ‘아작’이라는 공연단을 서울에서 초청해 뱃들공원에서 행사를 갖고자 준비 중이다.

△ 삼승면 치안센터가 파출소로 전환된다.
=우리나라 경찰시스템에서는 과거처럼 각 면단위별로 파출소가 있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인력문제로 몇 개씩 파출소를 묶은 지구대는 주민들이 경찰과 친화적으로 유대를 강화하고 지역치안을 하는데 있어 불편하게 느껴지는 점이 많이 있는 것 같다. 그러다보니 단계별로 파출소를 부활시키고 있는 추세다. 보은도 여력만 된다면 삼승파출소 뿐 아니라 보은지역의 치안센터를 파출소로 부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고 단계별로 그렇게 할 예정에 있다. 삼승파출소는 11월2일 개소식을 갖으며 인원 11명이 치안을 수행할 계획이다.

△ 전국 최초로 원동기 면허 간소화 제도를 도입해 타 지역 벤치마킹으로 이어졌다. 배경은 무엇이었나.
=보은지역에 와보니 오토바이가 많이 운행되고 있는데도 대부분 면허 없이 운행하고 있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정상적으로 면허를 갖고 운전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끝에 글을 모르는 분들이라든가 다문화가정 등이 원동기시험을 볼 때 필기시험은 구두로 읽어줘 이해가 쉽도록 유도했다. 편의제공 등을 통해 절차도 간소화했다. 우리지역에서는 300여명 정도가 이 제도로 면허를 취득했다. 안전운행에 대한 의식도 향상이 돼 사고를 줄이는데도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

△ 보은경찰서 재임기간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사항은.
=주민분들이 좀더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경찰, 주민들이 힘들어하는 부분을 해소해줄 수 있는 경찰이었으면 한다. 이동경찰서(농기계 수리 및 법률상담 등) 운영도 이런 측면에서 도입했다. 주민의 호응이 좋다.

△ 보은경찰서 직원 및 군민들에게 한 마디 해 달라.
=늘 안타까운 것이 지역민들에게 욕먹는 경찰, 이런 부분이 안타깝다. 경찰이 많이 달라졌다는 소리를 들을 때 보람을 느낀다. 미약하나마 지역민들에게 가까이 가려고 노심초사 애쓰고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 대추축제 기간에도 직원들이 끼니를 해결할 시간도 없이 바쁘게 움직이면서 애를 썼다. 지역민들이 격려를 보내주시면 보람도 느끼고 더 힘을 얻어 지역민들을 위해 봉사할 수 있을 것이다. 경찰을 믿고 응원해주시면 더욱 분발해 경찰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도록 하겠다. 주민들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지켜드리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 이동섭 서장은 경찰간부 37기 출신으로 1988년 경위로 임관했다. 서울 마포서 아현 소장을 첫 부임지로 옥천서 경비교통과장, 청주 상당서 수사과장, 충북지방청 강력계장 및 광역수사대장을 등을 지냈다. 지난해 경찰의 꽃인 총경으로 승진한 이 서장은 충북지방청 홍보담당관을 거쳐 올 3월 보은경찰서 서장으로 부임했다.

/김인호, 박은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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