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군의회 군과 힘겨루기에서 판정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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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군의회 군과 힘겨루기에서 판정승
  • 김인호 기자
  • 승인 2009.09.24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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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리산유통 채무보증승인’ 군 요청 거절
군의원 8명중 5명 안돼, 3명 도와줘야 대립
올해 초 출범한 (주)속리산유통이 창립 후 첫 위기에 봉착했다. 농림수산식품부로부터 원료매입자금 30억원을 지원받아야 하나 군의회 채무보증 거부로 연리 1% 정부자금을 조달받는데 비상이 걸렸다. 우선 당장 대추 사과 배 쌀 한우 등 5개 품목을 속리산유통사가 매입하는데 막대한 차질이 예상된다.
대추의 경우 339농가에 대해 약정출하 약속을 이미 받아놓았고 이 가운데 31농가는 선도자금 계약을 체결한 상태지만 이번 의회 보증 승인안 부결로 자금조달이 막혀 당초 원료매입 계획에 전면 또는 부분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군은 다시 의회에 보증채무 승인안을 상정한다는 계획이지만 의회 승인을 얻어낼지도 미지수인데다 시기적으로 자금지원이 늦어져 군과 유통사의 향후 대응책에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 보은군의회 보증채무 21억5300만원 부결

보은군의회(의장 심광홍)는 지난 18일 제223회 임시회를 열고 군이 제출한 (주)속리산유통에 대한 보증채무 승인안을 의원 찬반투표 끝에 부결 처리했다. 군의회가 상정된 의안을 부결 처리하기는 극히 이례적인 일로 의회 힘을 보여줬다는 평이다.
보은군은 농림수산식품부로부터 원료 매입자금 30억원이 융자 배정돼 융자를 실행하여야 하나 (주)속리산유통의 담보능력 부족 등으로 융자를 실행할 수 없어 보은군에서 보증채무를 실시하고자 보은군의회 승인을 요청했다.
보증채무 30억원은 연리 1%, 3년 후 일시상환 조건으로 군은 서울 강남에 낸 매장 시설물 담보 8억4700만원을 제외한 21억5300만원을 보은군 보증채무로 요구했다.
그러나 군의회는 ‘우선 자구책 노력 부족’과 ‘담보능력 없인 융자가 안 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출자금을 사용했다’는 이유 등을 들어 ‘채무보증안’을 표결에 붙여 부결시켰다.
승인안에 대한 의원 투표에선 찬성 3표, 반대 5표가 나와 승인안이 거부됐다.
이향래 군수는 이날 이와 관련 “지원해주겠다는 돈도 못 받아 챙긴다”고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하지만 현실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내가 부덕한 탓”이라며 결과를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군 관계자는 “3개월 이상 의원들에게 사정을 호소했으나 결과는 부결로 나와 유통회사에 거는 기대가 큰 지역농민들에게 죄송하다”며 “다시 의회 상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군은 “올해 자본금 증자는 출자자 모집 등 어려움이 있어 증자가 어렵다. 신용보증 시 신설법인의 경우 최소 6개월 이상 경과되고 세무서에 신고한 영업실적이 있는 경우에 대출을 받을 수 있어 1%짜리 저리 융자금이 있음에도 불구, 일반대출을 실행해 높은 이자를 납부하는 것도 실효성에 맞지 않는다”며 승인을 요청했다.

◇ 담보능력 상실 왜

 

한국유통공사로부터 융자를 받기위해선 자본금이 담보로 들어가야 하지만 유통회사측은 이 자본금을 이미 소진시켰다. 출자금의 대부분을 지난 8월 개장한 서울 강남매장을 낸 영향이 제일 컸다.

군에 따르면 한우판매장 부동산 매입(60평, 120석)에 24억여원, 농산물판매장 임차보증금(15평) 2억원, 한우매입 보증금 8000만원, 원물 수송 차량구입(1대, 1t탑차) 2644만원, 한우갤러리 집기구입 4000만원, 공과금 등 8763만원 등 29억2100만원을 들였다.

하지만 속리산유통회사의 8월31일 기준 영업실적은 5억3000만원으로 집계됐다. 한우 36두 2억4352만원, 쌀 129.5t 1억9923만원, 건대추 6.9t 2582만원, 청과 1.9t 1966만원, 한우식당 매출 2246만원, 위탁판매 매출 1783만원, 기타 218만원 등이다.

이날 군의회에서 군은 강남판매장 감정평가액 17억원중 유통공사 채무액 8억4700만원을 제외한 8억5300만원에 대해 근저당을 설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나머지 13억원에 대해 자본금 증자 및 경영이익금 등이 발생하면 채권으로 확보해 만에 하나 군에서 채무를 변제할 경우 피해를 최소화할 계획이었다며 의회 승인을 호소했다.

 

◇ 내년 33억원, 내후년 33억원 증자

 

올 4월 창립총회를 가진 속리산유통에는 보은군 7억5000만원, 보은농협 1억1000만원, 남보은농협 1억1000만원, 한화그룹 1억원, 축협 6000만원, 수한농협 3500만원, 회인농협 3500만원, 산림조합 3000만원, 남선GTL(주) 500만원, (주)진미 500만원, 농업인 및 비농업인이 17억6000만원 등을 출자했다.

올해 증자계획으로는 군 2억5000만원, 기타 1억5000만원 등 4억원 출자계획이다. 이후 2010년 33억원, 2011년 33억원 증자계획을 갖고 있다.

 

◇ 정부자금 지원, 감액 우려

 

군에 따르면 정부는 2011년까지 3년간 20억원 이내에서 분할 지원한다. 올해엔 6억6000만원을 일괄 지원하지만 내년부터는 평과결과에 따라 차등 지원할 계획이다.

S등급은 25억원, A등급은 20억원, B 등급은 15억원으로 지원한다. 등급에 따라 최대 10억원의 차이가 난다.

또 시설 보안 개보수 자금은 거점 산지유통센터, 미곡종합처리장 등 기존사업에서 우선 지원하며 거점 산지유통센터 신구사업 신청은 유통회가 지원과 연계하고 유통회사 출자·출하 농업인 친환경 및 GAP 인증 비용 지원과 원물확보 자금 추가 지원 및 무이자 인센티브 지원 등을 계획하고 있다.

 

◇ 융자금 미대출로 원료 매입 차질 불가피

 

원료매입자금 융자금 전액 대출을 실행하지 못하면 운영보조금 감액 및 원료매입자금 부족으로 계획에 수정이 불가피하다.

유통회사측은 올 원료매입자금 소요 예상액으로 농산물 7종에 32억원 투입 계획을 세웠다. 품목별로는 건대추 매취 자금(30t) 4억5000만원, 생대추 선도자금 및 매취자금(60t) 4억5000만원, 사과 및 배 매취자금(15t) 9억원, 친환경쌀 매취자금(100t) 2억원, 한우 매취자금 160두 12억원 등이다.

이와 함께 내년 평가에서 운영보조금 감액이 예상되고 타 시군 유통회사 원료매입도 할 수 없으며 대외 이미지 하락도 우려된다.

군 관계자는 “정부에서도 유통회사가 정착되기 위해선 최소 3년 이상 시한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속리산유통은 이윤추구가 목적이면서도 동시에 공익적 측면이 크므로 우리군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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