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은 보이지 않아도 계절의 변화는 눈과 귀로 느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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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은 보이지 않아도 계절의 변화는 눈과 귀로 느껴져...
  • 조순이 실버기자
  • 승인 2009.09.03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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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그러운 꽃들이 그윽한 가을 향기를 풍기고 탐스러운 오곡백과들이 알알이 영그러가는 결실의 계절을 맞이하여, 아침 저녁으로는 써늘한 찬바람이 옷깃을 파고들고 있다. 뜰사이,돌사이엔 귀뚜라미가 여름과의 작별이 아쉬운지 써늘한 찬바람이 싫은지 피곤한 몸에 잠을 설치게 울어대고 있다. 모진 가뭄 속에 몸살을 앓고 시달렸든 잡곡들이 가을을 알리고 늘어진 고추나무엔 빨간 고추가 제 몸 자랑을 하고 있다. 옥수수 익어가는 가을이 되면 왠지 마음이 서글프더라 가을이 되면 왠지 고연히 마음이 울적해지고, 우울해지는 가을. 새콤 달콤 향기를 품으며 익어가는 사과 향기...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세월은 눈으로 보이지 않아도 계절의 변화는 눈과 귀로 느껴진다. 세월이 가면 계절이 돌아오고, 또 한해가 가고 또 한해가 가면 인생에 나이도 또 한살 먹게 되고, 한해 두해 해가 가면 뽀송 뽀송 싱그러웠던 이팔청춘 세월에게 빼앗기고 세월에게 되찾을 수 없는 꽃다운 내 청춘 영영 돌아오지 않고, 찾을 수 없으니 가는 세월이 원수던가 오는 백발이 원수던가 이처럼 세월은 눈으로 보이지 않게 말없이 가는데 계절은 눈으로 보이고 귀도 들을 수 있게 온다. 봄이면 소쩍새 울고 여름이면 뻐꾹새 울고 깊어가는 가을 밤, 귀뚜라미 우는 소리 밤잠을 설치니 귀뚜라미 슬피우는 사연을 내 알지 못하니 나의 밤잠은 귀뚜라미와 어제 밤도 오늘 밤도 벗이 되어 서로가 말 못하는 속셈을 세월은 알고 있으리라
계절아...세월아...나도 너희와 같이 동행하는 동반자가 되게 해다오
/조순이 실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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