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친구
상태바
옛 친구
  • 김충남 실버기자
  • 승인 2009.09.03 09: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무덥고 지루했던 여름이 지나고 천고마비의 계절, 아름다운 가을의 문턱에서 초등학교 총동문회 안내장이 왔다.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렸던 날 운동장에 도착하니 벌써 음악소리가 나고 일찍 온 친구들은 숲속에서 떠들썩하게 만남의 기쁨을 나누고 있었다.
우리는 1회 졸업생이라 앞자리 경로석에 자리가 되어있어서 10여명의 친구들과 한 테이블에 앉아있었다. 한 친구는 졸업하고 처음으로 참석을 했다. 60여년이 지나서 만나니 서로 몰라본다. ‘너 누구니 또 너는 누구야’ ‘너 아무개가 왜 이렇게 늙었어’ 하고 웃으며 나누는 대화 속에는 지난 세월의 거친 세파의 스쳐간 자국들이 깊은 골이 생기도록 일그러진 모습이다. 노인들의 얼굴은 삶에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그 사람이 어떤 형편에서 어떤 사고의식을 가지고 살았는가를 잘 말해주는 것 같다. 일찍 남편을 사별하고 아이를 키우고 힘들게 살아왔다는 친구, 바쁘게 살다보니 친구들 만날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없었단다.
말하지 않아도 그 모습에서 얼굴 표정에서 잘 나타난다. 너무 힘들게 살았지만 이제는 자녀들이 모두 장성하여 걱정 없이 잘 산다고 앞으로 우리 모임에도 꼭 참석하겠다며 우리의 만남을 너무 좋아한다.
그렇다. 이제 모두 70이 넘었으니 앞으로 좋은 것만 생각하고 긍정적인 사고로 남은 인생을 사랑하고 베풀고 후배들의 본이 되도록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관리하고 앞으로 남은 인생을 후회 없이 잘살아서 먼 훗날에 잘살다 갔노라고 이름은 못 남겨도 정이라도 남기는 그런 삶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충남 실버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