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통 예산 신중히 써라’를 읽고
상태바
‘민주평통 예산 신중히 써라’를 읽고
  • 황경선
  • 승인 2009.09.03 09: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보은신문 8월27일자 김인호 기자가 쓴
‘민주평통 예산 신중히 써라’를 읽고



본인은 김인호 기자가 이 글을 쓰는데 설마 다른 데서 나온 기사에 의존해 정확한 사실을 확인하지도 않은 채, 혹은 편협한 안목으로, 혹은 언론 본연의 기능인 감시·비판의 기능을 하겠다는 욕심 때문에 균형감각을 잃은 채 썼으리라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 왜냐면 기자가 쓰는 기사는 정확한 사실 확인은 기본이요, 기자란 풍부한 식견과 폭넓은 시각의 소유자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수에게 영향을 미치는 비판의 글을 쓸 때에는 정확한 근거를 가지고 접근함에도 불구하고 심적 부담감이 생기고 고심도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보은군민을 걱정하며 보은군 평통예산 편성을 지적한 것은, 무엇보다도 보은군민을 우선적으로 생각했다는 점에서 칭찬할 만하다. 또한 평통을 비판적 시각으로 바라보며 글을 썼다는 것은 앞으로 평통의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은신문 8월 27일자 ‘민주평통 예산 신중히 써라’라는 기사는 제목이 주는 교훈과는 달리, 우선 사실과 다르고 균형감각이 상실된 편협한 글이라는 점에서 반론을 제기하고자 한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는 통일에 관한 범국민적 합의조성과 민주평화통일에 관한 초당적·범국민적 차원의 정책을 수립·추진해 나아감에 있어서 대통령의 자문에 응하기 위해 창설된 헌법기구이다. 간단히 말하면 여·야·진보·보수·당파를 초월하여 민주평화통일을 이루기 위해 국민 여론을 수렴, 대통령의 자문에 응하고 올바른 정책을 건의하는 역할을 하는 기구이다.
본인은 노무현 정부때부터 현정부에 이르기까지 3기 연속 자문위원을 맡고 있지만 이명박 정부의 대북 강경·대결·무시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지역회의·충북평화통일포럼 등 기회 있을 때마다 대북정책은 대화·화해·협력정책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또한 이명박 정부는 6·15공동선언, 10·4선언의 이행의지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본인은 2007년 4월, 대전에서 1박2일로 열린 전국 학교육직능대표 자문위원 연수에서도 전국 단위별 분과 토론회와 종합 발표회의 사회자로서, 초등학교에서부터 평화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고, 2008년 10월, 충북 평통자문회의 대북정책건의에서 대표정책건의자들 중의 한 명으로 대북 인도적 지원방안에 대한 정책건의를 한 바 있다.
본인이 밝히지 않아도 될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대통령의 자문에 응하고 올바른 정책건의를 하기 위해서는 관련분야에 대한 전문지식을 쌓아야 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를 하기 위해서이다. 또한 그러려면 자문위원들은 남북관계· 한일관계· 동북아정세 등 여러 분야에 대해 관심을 갖고 공부해야 한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서이다. 본인은 가능하다면 개성은 물론 백두산도 가보고 금강산도 가보고 고구려·발해 유적지도 가보고 북한 마을들도 가보고 독도도 가봄으로써 직접 보고 느끼고 배우고 깨달아야 통일에 대한 관심과 열망도 커질 거라 확신한다. 그리하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가 본연의 기능과 역할을 함으로써 우리 민족의 숙원인 통일을 앞당기는데 기여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작년 11월 22일(북한의 12·1조치로 개성육로통행이 금지되기 10일 전), 보은군 평통자문회의에서는 개성을 다녀왔다. 이번 8월27일자 김인호 기자가 쓴 ‘민주평통 예산 신중히 써라’에서 기자는 어느 한 인사의 말을 인용하며 보은군 평통의 개성관광이 마치 완전 무의미했던 것처럼 평가한 기사를 반박하고자 한다. 본인은 개성을 다녀온 바로 뒤, 12월 5일자 보은 신문에 ‘개성관광 다녀와서’ 라는 장문의 소감문을 기고한 적이 있다. 물론 글이 실린 뒤 여러 사람한테 인사도 받고 격려 전화도 받았다. 그 글에서 본인은 급랭하는 남북관계를 걱정했고, 가슴 속 깊은 곳에서 솟아나는 뜨거운 동포애를 고백했고, 개성공단이 무너질까 노심초사했으며 현 정부한테 6·15공동선언, 10·4선언을 인정하고, 이행의지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성관광은 내 인생에 가장 큰 감동과 반향을 일으켰으며 내 인생의 목표를 다시 세우는 계기가 되었다. 내가 태어나 가 보았던 그 어떤 곳을 떠올려 보아도 개성만큼 내 가슴을 파고드는 그토록 커다란 울림을 준 곳은 일찍이 없었다. 본인이 좀 유별나다손 치더라도 개성관광으로 인해 막연했던 동포애가 절실한 감정으로 다가온 사람, 인도적 지원의 필요성을 느낀 사람, 북한에 대한 인식이 바뀐 사람 등 다양한 사람이 다양한 형태의 영향을 받았음을 대화를 통해 알 수 있었다. 그러나 기자는 이러한 사람들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교육은 안중에도 없고 대부분 음주가무에만 신경을 써 사교성 여행을 다녀온 느낌” 이라는 어느 분의 말만 인용하면서 이번 독도현장답사도 별 의미가 없을 것임은 불보듯 뻔하다고 단정해 버렸다. 기자는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자의적 판단을 하고 있다. 교육은 안중에도 없다고 했는데 무슨 교육을 말한 건지 혹시 기자는 알아봤는가? 혹시 개성 들어가기 전에 이뤄진 그 반공교육을 말하는 건가? 그 반공교육은 사실 듣지 않아도 다 아는 건데 그마저 개성 가기 위해 열심히 들어줬건만....... 그리고 교육이란 책상에 앉아 책보고 강의 듣는 건만이 아니라는 건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누가 뭐래도 개성관광 그 자체가 교육이었고 그것도 의미심장한 산교육이었다. 음주가무에만 신경을 써 사교성 여행이었다고 했던가? 본인은 음주가무를 전혀 못해 음주가무에 능한 사람이 부러울 때도 있지만 솔직히 어디를 가나 버스를 좀 오래 탄다 싶으면 영락없이 음주가무를 즐기는 우리 문화에 적응을 못해 괴로운 사람이다. 그러나 고대시대부터 우리 민족은 음주가무를 즐기는 민족이라고 하지 않던가? 그러니 버스 안에서의 음주가무도 우리의 민족성이려니 생각하고 내가 남몰래 열심히 음주가무를 연습하든가 아니면 계속 잠을 청하든가 아니면 박수라도 연신 치든가 셋중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고 가볍게 생각하고 있다. 버스 안에서 음주가무하다 사고 날까 걱정이지 그게 뭐 그리 나쁜 일이겠는가? 돈 많은 대기업 사장님들, 고관대작들이 버스 안에서 음주가무 하는 것 보았는가?

아무튼 그렇다고 해서 개성관광의 의미를 그토록 매도하고 폄훼할 수는 없는 일이다. 또한 그렇게 혹평한 분의 말을 근거로 독도현장답사 역시 의미가 없을 거라고 기자는 확신하고 있지만 기자의 생각과 본인의 생각은 정 반대다. 개성관광이 방문자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주었듯이 독도답사 역시 독도라는 우리나라 땅의 역사적 의미와 가치 그리고 한일관계를 생각해 볼 때 방문자들의 삶에 큰 의미와 교훈을 줄 것은 명약관화하다. 본인은 독도방문을 위해 이미 독도에 관한 자료를 모아 살펴보고 있었고 다녀와서 ‘독도 보고서’를 쓸 작정이었다. 물론 똑같이 똑같은 곳을 다녀와도 영향을 받는 건 사람마다 다르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깨닫지 못했던 부분을 깨닫는 계기가 될 수 있고, 또 어떤 사람들은 작게 느꼈던 것을 더 크게 느낄 수 있고 또 어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과 완전 다르게 느낄 수도 있고....... 그러나 모든 차이와 다름을 인정해야 발전할 수 있는 것이지 어느 일방의 생각을 강요하거나 일반화시켜 나머지를 매도해 버리면 안 된다.
기자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서민들의 고통이 심한데도 화려한 독도나들이를 간다고 지적했는데 어떤 면이 화려한지 근거를 대지 않았다. 그리고 교통관광비가 주를 차지하고 교육비는 이에 훨씬 미치지 못함을 지적했다. 기자는 교육을 엄청 좋아하는 것 같다. 그런데 기자가 말하는 교육이란 무엇인가? 강사한테 교육받아야만 교육인가? 다시 말하건대, 개성관광 그 자체가 교육이었듯 독도답사 그 자체도 교육이다. 독도답사를 하려면 초등학교 수학으로도 당연히 교통관광비가 주를 이룰 수밖에 없다는 답이 나온다.
보은군 평통 실무자에 따르면 이번 독도현장 답사는 울릉군청 정책발전팀에서 주관하는 ‘2009 공무원을 위한 독도 아카데미 운영’ 프로그램을 그대로 따른 것이라고 한다. 기자가 ‘화려한 독도 나들이’ 라고 했는데 그 프로그램이 호화스런지는 울릉군청에 알아보면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본인이 울릉군청에 전화해본 바에 의하면 화려한 것과는 거리가 멀다며 오히려 의아해 했다. 하긴 믿을 놈 없는 세상이니 울릉군청이 거짓말하는지도 모르지만....... 교육은 독도아카데미 프로그램상 독도를 가려면 당일 온종일 받는다고 했다. 교육비는 그 종일 받는 교육비가 책정 된 것일 테고! 그리고 육해상 시찰교통비· 선박비 등이 비용의 반을 차지한다고 했다. 숙박·식사 등 모두 울릉군청 프로그램에 따른 것이라고 하니 얼마나 호화 독도나들이인지 기자가 확인해보길 바란다. 사실 본인도 호화스러우니 화려하니 라는 말에 태생적으로 거부감이 들고 적응을 잘 못하는 사람이니 꼭 확인해 보기 바란다. 경제가 힘드니 아무데도 가지 마라 그런 얘기라면 몰라도, 개성관광의 의의와 의미에 대한 평가의 오류에 근거해 독도 방문 자체를 무의미한 것으로 단정하는 것은 너무 편협하다. 경제가 중요하다 하여 경제와 관련된 공부만 할 수 없듯이 경제가 아무리 힘들어도 역사는 골고루 발전해 나가야 한다. 민주주의가 아무리 위기라 해도 모두가 매일 거리로 나가 데모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래도 과학자는 과학을 발전시켜야 하고 역사학자는 역사를 연구해야 하고 가수는 노래를 불러야 한다.
본인이 보은신문 편집장과 통화할 대 그는 간식비도 정해진 금액 같은 게 있을 텐데 초과했는지 알아보겠고 버스에 술 박스를 싣는지 어쩌는지 뭐 그런 얘기를 했다. 본말이 전도돼도 한참 전도된 느낌이 들어 씁쓸하지만 자신이 속한 집단의 권력자나 여타 다른 막강한 권력집단에도 그런 잣대를 대며 신문을 만든다면 본인은 물론 자자손손 보은신문 애독자가 될 것임을 약속한다.
마지막으로 이 기사는 기초적인 사실조차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하다. 보은군 평통은 9월9일~11일까지 독도답사를 할 계획이었으나 기사가 나오기 약 1주일 전쯤 취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10월에 2박3일로 다녀올 거라고 했으며 20여명 정도가 갈 예정이었는데도 불구하고 34명이 가는 것으로 쓴 것으로 보아 사실 확인도 전혀 하지 않은 채 썼음이 분명하다.
본인은 기자에게 귀띔해 주고 싶다. 자문위원의 기능과 역할은 대통령의 통일에 관한 자문에 응하고 올바른 정책건의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문위원의 역할을 진짜 제대로 하려면 끊임없이 공부하고 연구함으로써 전문지식을 쌓아 나가야 하고 무엇보다 통일과 관련된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통일 활동을 열심히 펼쳐야 한다. 그렇다면 기자는 평통자문위원들에게 이러한 근본적인 자세를 요구하고, 평통자문위원들이 보은이라는 지역사회에 통일여론을 얼마나 확산시키고 있으며, 통일 프로그램을 얼마나 활발하게 진행시키고 있는가? 라는 질문을 던지는, 그리고 평화통일을 어떻게 지향해 나갈 것이며 우리 지역사회는 평화통일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 지 본질을 꿰뚫는 글을 한 번 써 보시는 게 어떤지...그게 훨씬 생산적이지 않겠는가?
/14기 평통자문위원 황경선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