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산 도깨비 잊혀져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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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리산 도깨비 잊혀져간 이야기
  • 이흥섭 실버기자
  • 승인 2009.08.13 10: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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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길던 어느 겨울밤에 감자를 화로에 구어 먹어가며 어머니께서 옛 이야기를 들려주시는데 외할아버지께 어린 시절 들었던 이야기라고 하시며 말씀해주셨다.
외할아버지께서 그 옛날 사리골(현재 보은 교사리)에서 강산길(보은읍 강산)로 저녁 마실을 갔다가 산 및을 돌아 집으로 오는데 갑자기 키가 큰 장승같은 도깨비가 앞을 가로막았다고 한다. 깜짝 놀란 외할아버지는 옆에 찬 장도칼을 뽑아 도깨비를 찔러 쓰러뜨리고 그 길로 집으로 도망치셨다고 한다. 집에 와서도 이상한 생각으로 잠을 설치셨던 할아버지께선 다시 그 산 및을 가보니 도깨비는 보이지 않고 몽당 빗자루에 장도칼이 꽂아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또 다른 이야기는 옛날에 심술 많은 부자와 마음씨 착하고 가난한 사람이 앞집과 뒷집에 이웃으로 살고 있었다고 한다. 앞집의 심술 많은 부자는 온갖 못된 짓을 하면서 흥청망청 살았고 뒷집의 가난한 사람은 나무를 팔아서 하루하루 먹고 살고 심술 많은 부자의 심부름도 해가면서 어렵게 끼니를 때우며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가난한 사람이 나무를 팔아 수수떡을 해오는 길에 물레방앗간에서 쉬어가려는데 도깨비들이 그곳에서 불을 튀기면서 놀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고 한다. 그러다가 사람을 보고 놀란 도깨비들은 불을 감추고 숨었는데 이 가난하고 착한 사람은 가까이 가서 수수떡을 놓고는 “시장 할 텐데 떡이나 잡수고들 노슈”하고 말하고는 지나갔다고 한다. 이 사람이 가고 나서 다시 도깨비들이 나왔는데 도깨비들은 이 착한 사람에게 감명 받고는 이 사람에게 보답하고자 하여 방법을 생각하다가 그 아버지산소의 터가 가난뱅이 터인 것을 알아내어 앞집에 사는 심술쟁이 부자의 산소에 이장을 하기로 한 것이다. 한편 이를 모르는 가난 하고 착한 사람은 아무생각 없이 아버지 산소를 찾아갔다가 산소를 안고 문득 잠이 들었는데 다음날 아침에 깨어보니 심술쟁이 부잣집의 산소자리로 옮겨져 있던 것이다. 이를 알게 된 심술쟁이 부자 놈이 야단이 나 동네 사람들을 불러다가 묘를 파내라고 시켰는데 묘는 파지지 않고 자신도 모르게 헛손질만 하게 되어 도저히 파 낼 수가 없었고 결국 부자는 가난뱅이가 되고 가난한 사람은 착한 부자가 되어 가난한 이웃들에게 도움을 주고 살게 되었다는 전설 같은 옛 이야기이다.
/이흥섭 실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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