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계곡물에 텀벙! 더위야, 물럿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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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계곡물에 텀벙! 더위야, 물럿거라
  • 최동철 편집위원
  • 승인 2009.08.13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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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계곡물에 텀벙! 더위야, 물럿거라
-보은농협 이주여성 다문화대학 가족들 피서 야유회-

잔칫집처럼 시끌벅적했다. 한쪽에선 베트남말로 뭐라고 말하는지 떠들썩하고, 한쪽에선 또 어떤 나라 말로 신나게 이야기들을 했다. 하기야 대부분 20대인 아줌마들이 오랜만에 마음 편하게 피서를 겸한 화려한 외출을 했으니 들떠있는 마음이 이해가 갔다. 또 분위기가 충분히 그럴 만도 했다.
한편에선 인솔자인 보은농협 구연책 차장이 “여기서는 서로 한국말로 얘기합시다. 그래야 한국어 습득을 조금이라도 빨리 할 수 있습니다”고 목소리를 높여 외쳐댔지만 소귀에 경 읽기다.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 자식자랑, 시댁자랑을 신나게 하고 있는데 그 말이 귀에 들어올 리가 없다.
열린 입을 다른 용도로 전용하기에는 음식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 불판위에 삼겹살이 오르기 시작했다. 잘 구워진 고기 한 점, 된장에 찍은 생마늘, 파절 이를 상추에 싸서 너나없이 한 입에 넣는다. 먹는 모습을 보면 이젠 누가 보더라도 한국인들이다.
보은농협 다문화대학 담당 김경숙 과장은 ‘의견수렴 결과 삼겹살을 선호해 20Kg정도 준비해 왔다’고 했다. 또 다른 식탁에서는 이날 행사에 동반 참석한 5가구의 시어머니, 남편들이 모여 식사를 즐긴다. 일부 식사를 끝낸 참석자들은 아이를 데리고 계곡물에 들어가기도 하고 물을 끼얹는 장난을 친다. 아이들은 마냥 즐겁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지난 14일 보은농협은 지난 6월부터 운영 중인 ‘이주여성 다문화대학’의 소속 가족들과 함께 속리산면 삼가리 소재 삼가대추농원에서 피서를 겸한 단합대회를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베트남, 중국, 필리핀, 우즈베키스탄 등 다문화가정 25세대 60여명이 참여했다.
보은농협 최창욱 상무는 “이주여성 다문화대학은 매주 금요일 오후 한글교육, 음식 만들기, 한국 풍물배우기, 한국문화 익히기 등 위주로 운영해 나가고 있는데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초창기에는 힘들고 성공여부에 대해 반신반의했는데 다문화대학이 시작되면서, 영농에 관한 기술 등을 교환하는 ‘다사랑’이라는 다문화 모임체가 결성되는 등 보람이 나타나고 있다”며 “지금은 시도를 잘했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최동철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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