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마음이 하나되는 홍천 선(仙)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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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이 하나되는 홍천 선(仙)마을
  • 주영신 /박진수 기자
  • 승인 2009.08.13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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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그대로의 삶. 지구상에 하나밖에 없는 건강마을

▲ 자연지형을 그대로 살려 조성된 선마을 전경
해발 250m의 산등성이에 자리 잡은 힐리언스 선마을. 선마을은 길가에서는 보이지 않는 산중에 있다. 둘러싼 산은 온통 숲으로 잣나무, 참나무, 소나무가 울창하다. 길을 벗어나 가파른 산길로 오르기를 1.2km. 차단기가 길을 막는다. 선마을 입구다.
인터폰을 들자 용무를 확인하고 다음 오전 체험프로그램에 참여하기로 했다.
다음 날 선마을을 다시 올라 차단기가 열리고 주차장에 들어서자 햇빛 가득한 남향받이 산등성이가 활짝 펼쳐진다. 산구릉을 그대로 살려 이런 산중에 이렇듯 아늑한 곳이 있다니. 멋진 곳이었다.
선마을 천지인 뜰에 서면 좌청룡, 우백호가 힘차게 뻗어있고, 남주작 위 안산은 머리를 조아려 안녕을 비는 형국이며, 또 음곡 형상이어서 부귀 다산하는 지형으로 풍수지리상으로도 천하명당이란다.
두 번째로 눈길을 붙든 것은 산등성이에 계단처럼 들어선 아담한 건물들. 그 중심건물은 추동재와 춘하재. 나무로 외벽을 마감해 자연과 두루 잘 어울린다. 객실은 전망이 더 좋은 산등성이 위에 있다. 통유리창이 실내에서도 숲과 하늘 등 자연과의 소통을 돕는다. 실내도 아늑하다. 그 하이라이트는 침실. 바닥에 누우면 밤하늘의 달과 별을 보며 잠들 수 있다. 천창(천장의 창문) 덕분이다. 자연과 하나가 되는 기분이다.

의도적인 불편함으로 몸을 움직인다

선마을 내에서는 모두가 걸어 다녀야 한다. 차량 운행은 주차장까지만 허용된다. 선마을에서는 휴대전화가 연결되지 않는다. 주차장에 들어서면서부터 휴대전화가 먹통이 돼 버린다. 선마을에는 전자제품이 없다. 냉장고도, 텔레비전도, 에어컨도, 컴퓨터도 없다. 전자파로부터의 해방을 위해서다.
이렇게 현대인들이 살아가기에는 정말 불편한 생활공간은 일부러 의도된 것이다. 이렇게 해서라도 편리함만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의 게으름병을 고쳐보겠다는 심산이다. 선마을에 머무르는 동안 긴급한 이메일 확인이나 프린트 등의 편의를 위해 마련해 놓은 비즈니스 센터는 이름을 아예 스트레스 룸으로 칭했을 정도다.
또 선마을의 숙소와 식당은 꽤나 멀리 떨어져 있다. 이는 건축설계자조차도 의아해했던 부분. 가까우면 편리하다는 상식을 뒤집었던 것이다. 좀처럼 걷지 않는 현대인들. 선마을에 와서는 숙소와 식당을 하루 세 번 오고가면서라도 충분한 운동량을 채울 수 있도록 일부러 멀찌감치 떨어뜨려 놓은 것이라는 설명이다.
선마을의 식사는 모두 유기농 친환경 제품으로 만들어진다. 인공의 맛을 줄이고 최대한 원재로의 맛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좋은 식자재 선택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 곳 식당에서는 건강한 식습관 형성을 위한 세 가지 원칙을 세워놓고 있다. 조금 입맛에 맞지 않더라도 인공조미료는 일체 사용하지 않으며, 나트륨 섭취를 줄이도록 하기 위한 저염식 식사를 만들며, 트랜스 지방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연친화 트래킹 코스로 숲을 만난다

선마을 입구에서 산꼭대기까지 오르는 산책길은 그리 가파르지 않은 오솔길이다. 바위산이 아니라 흙으로 된 산이라 걷기에도 편안하다.
다섯가지의 트래킹 코스에는 각각 아름다운 이름이 붙어있다. 사색의 길, 석양이 아름다운 길, 해맞이길, 선녀가 내려오는 길…. 이 산의 모든 트래킹 코스는 불도저로 만들어낸 땅이 아니라 일일이 손으로 가꾸고 다듬었단다.
혼자서 혹은 둘이서 걸을 수 있을 만큼만 길을 틔워 놓았고, 통나무를 잘라 만든 계단은 키가 작고 걷기 불편한 사람도 편하게 걸을 수 있도록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고 있다.
무엇보다 산을 오르다 언제든지 앉거나 누워 하늘과 바람과 별을 볼 수 있도록 평상을 만들어 놓은 것이 장점. 정복하고 올라가기 바쁜 일반적인 등산코스가 아니라 온갖 정성을 기울인 정찬처럼 천천히 둘러보아야 그 가치와 미덕을 깨달을 수 있는 산이기 때문이다. 복잡한 마음을 내려놓은 채 천천히 산을 오르다보면 오감으로 자연을 느낄수 있다.
선마을 김종인 시설운영팀장은 깊은 산골에서는 나를 만나는 시간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일부러 나무가 우거진 숲속에 선마을을 만들게 된 것이라며 선마을에 머무는 동안 트래킹을 하면서 자신을 돌아보는 사색의 시간을 갖기에 충분할 것이라고 말한다.

휴식문화는 마음을 열고 자연을 느끼는 것

선마을의 신건강 프로그램은 1년 6개월 동안 각계 전문가들이 연구를 통해 완성했다. 우리나라 현실에 맞는 생활습관 개선 프로그램으로 과학적이고, 쉽게 따라할 수 있으며, 즐겁게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선마을에서는 이런 것을 바탕으로 세가지를 강조한다. 첫째는 명상을 통해 뇌파가 의식이 깨어 있는 β(베타)에서 가수면 상태의 α(알파)파로 안정이 되면서 자율신경계의 조화가 이루어지고 긴장된 근육이 이완되는 효과와 함께 면역력이 강해진다고 한다. 방법은 간단하다. 먼저 마음을 열고 자연을 느껴야 한다. 산과 숲을 둘러보면서 길가에 핀 꽃, 나뭇잎 바스락거리는 소리, 새소리, 숲 속의 신령스러운 기운까지도 오감으로 느끼도록 한다.
이 때 호흡이 중요하다. 신체를 이완시키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호흡. 깊고 규칙적인 호흡은 자율신경계를 안정시켜 명상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허리를 곧게 펴고 마치 코에서 가는 실이 나왔다 들어가는 것처럼 들숨과 날숨을 편안하고 고요하게 반복하는 것이 방법이다.
두 번째는 전두엽은 대뇌 사령부의 최고참. 행복, 명예, 자긍심, 긍지 등의 고급 감정을 비롯해 사유, 사색, 창조 등의 고급 인지 기능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인간은 60대가 지나면 뇌 전체로 볼 때 6~7%가 위축되지만 전두엽은 워낙 예민해서 관리를 잘 못하면 많게는 30%까지 위축된다. 이렇게 되면 의욕도 없어지고 생기도 잃게 되는 노인이 되고 마는 것이다. 그렇다보니 조금이라도 젊었을때부터 전두엽 관리를 해주는 일이 필요하다.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다. 채소밭에 물도 주고, 산나물도 뜯어보고 어릴적에 경험했던 일들을 다시 한번 해봄으로써 다시 한번 옛생각을 떠오르게 하면 된다. 이런 치유적 원체험은 거친 경쟁에 시달리는 메마른 뇌, 특히 전두엽을 부드럽게 해 주는 윤활유 역할을 해준다고 한다.
세 번째는 몸이 따뜻해지면 간장의 대사가 활발해지면서 자율신경과 면역·호르몬계의 활동이 원활해지고 몸이 이온의 균형을 찾아 체질을 정상으로 만들어준다. 특히 암반욕은 원적외선 효과가 탁월해 유해금속을 땀으로 배출하고 지방분해를 촉진시켜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또 물속에 이산화탄소 성분을 녹인 탄산천은 이미 고대 로마로부터 심장요양샘물로 사용되어왔다. 물 안에 든 탄산가스가 피부 혈관을 자극하고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면서 심폐 기능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지구상에 병원이 없어지는 그날을 목표로...

선마을 촌장 이시형 박사는 우리나라 휴식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길을 나서면 무조건 먹고 마셔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길거리에 우리나라만큼 음식점 많은 곳이 지구상에는 없다며 먹고 마시고, 떠들고 노래하는 게 휴식의 전부가 아니다. 건강에 유익하고 문화적이며 함께 어울릴 수 있는 휴식문화를 강조하고 있다.
사람에게는 병을 막는 면역력과 병을 극복하는 자연치유력이 있다. 이 두가지를 숲에서 찾을 수 있다. 잘못된 생활습관에서 온다고 한다.
선마을에서는 잘못된 건강 습관을 고치는 데 집중해 식사법, 운동, 명상과 요가, 긍정적인 사고방식 같은 건강한 습관을 강조하고 있다. 좋은 건강 습관이 ‘자연치유력’을 높이고 틈틈이 자연 속에서 트레킹하고 숲속명상을 통해 이 지구상에 병원이 없어지는 그날을 꿈꾼다. 이것이 선마을의 종착지이다.
/주영신.박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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