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문화재인 고인돌에 대한 관심과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선사-청동기시대 무덤인 고인돌이 지역 곳곳에 산재해 있으나 관리는 고사하고 군의 무관심으로 고인돌인지 평범한 돌덩어린지 마을주민조차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방치돼 있다.
한 주민은 “고인돌 안내표지판만이라고 설치한다면 관심 있는 사람들이 오가는 길에 볼 수 있는 산 교육장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삼승면 내망 2리 새말에는 수 톤이 나갈 만한 바윗돌이 있다. 청색계열에 편마암으로 가로와 세로 길이가 각각 2m, 두께 70~80㎝ 정도의 고인돌이 정사각형에 바둑판같이 깔끔하다. 하지만 이곳에서 불과 20m 떨어져 생활하는 주민조차 보통 바위로만 알고 있다. 이 마을 출신 P씨는 “고인돌 축제까지 열리는 연천, 강화, 순창, 고창 등 특정지역에만 있는 줄 알았다”며 “우리지역에 있는 고인돌을 보니 친근감이 더 간다”고 말했다.
고인돌은 받침이 있는 고인돌과 없는 지석으로 분류된다. 고인돌아래 부장품으로는 돌칼, 화살촉, 토기류 또는 청동유물 등이 출토되며 매장문화재 신분으로 지정돼 고인돌 주변은 일정부분 개발에 제약이 따른다.
삼승면 천남 2리 각골마을에도 두 기의 고인돌이 있다. 원남에서 관기가는 도로변에 한 기(화강암 계열로 가로 1.5m, 세로4.5m), 그 위쪽에 다른 한 기(화강암류로 가로·세로 각각 3m, 1.5m)가 분포한다. 도로에서 볼 수 있을 정도로 가깝게 있는 고인돌은 덩굴로 둘러싸여 있어 외형상 고인돌이란 흔적조차 발견키 어렵고 특히 고인돌 바로 옆이 퇴비장이면서 잡초에 묻혀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반면 논 가운데 있는 다른 한 기는 한눈에 고인돌이란 인식이 들 정도로 비교적 잘 보존돼 있다.
이곳을 지나 탄부면 구암리에도 군락으로 형성된 고인돌이 여러 기 있다. 구암리는 9개의 지석이 있어 구암리란 지명이 유래한다고 전해지는 곳. 그러나 경지정리가 되면서 몇 개는 도로 속으로 파묻히고 지금은 5~6개의 고인돌만이 남아 있다. 이 가운데에는 개인집 마당에 차지하고 있는 것도 있다. 석질은 내망리 것과 같은 청색톤의 편마암으로 동일 지역에서 가져왔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마로면 송현리에도 여덟기의 고인돌이 있다. 마을 초입에 자리한 여덟 기가 20m 이내 옹기종기 모여 있고 보존상태가 양호하며 규모도 상당하다. 고인돌이 좌우 대오를 지어 자리하고 있는 모습이 신비스럽기까지 하다.
이 마을 주민은 고인돌 중의 한 바위를 일컬어 “마을 주민들이 칠성바위라 부른다”고 말했다. 고인돌이란 사실은 모르는 눈치다.
문화재 관리를 보는 보은군청 정유훈 학예사는 “이들 지역에 있는 고인돌은 매장문화재로 문화유적분포지도 상에 기재돼 있다” 며 “마로 송현리의 경우 중부내륙지역에서 희귀한 사례로 꼽혀 도문화지정을 권고 받은 상태”라고 거론한 뒤 “고인돌임을 알리는 안내표지판을 설치하는 데는 토지주와 우선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인돌에 관심을 갖고 있는 한 주민은 “보은에 있는 고인돌은 차량통행이 빈번한 지방도로에 가깝고 네 곳 모두가 10㎞ 이내에 위치해 있어 알림표지판만 설치해도 관심을 유발시킬 수 있을 정도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대추축제가 열리는 임한리 솔밭과도 가까워 고인돌 탐방코스로 제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