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강건너 불이 아니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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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강건너 불이 아니다(2)
  • 보은신문
  • 승인 2008.12.12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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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상승이 농업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

5. 지구온난화로 인한 지역 농업의 변화
우리들이 지구온난화에 대하여 잘 모르고 있었거나 알고서도 대수롭지 않게 지내오는 사이 농업 부문에도 여러가지 변화가 진행되고 있었다. 30여년 전만 해도 우리지역은 온대성 기후로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이 뚜렷하였는데 언제부터인가 겨울은 별로 춥지 않고 봄, 가을은 짧게 지나가고 유난히 더운 여름이 길어졌다. 최근 우리 지역은 온대성 기후의 끝자락과 아열대성 기후의 맨 윗부분이 겹치고 있는 시기라고 본다. 전에는 겨울을 나기 위하여 김장도 많이 담가야 했고 연료도 많이 준비해야 했고 두툼한 이불과 겨울옷을 사는데 꽤 많은 돈이 필요했다. 현재는 월동 준비를 한다 해도 큰 돈이 필요하지 않은 세상이 되었다. 기후온난화는 어느 사이엔가 우리의 생활패턴을 크게 변화시켰다.

농업부분만 보더라도 수백 년 이상 오랜 세월동안 이 지역에서 재배해 온 농작물이 기온상승으로 서서히 북쪽으로 대이동을 시작한 것이 이미 여러해전 이었는데 그 이동은 해가 갈수록 범위가 넓어질 것이고 그 속도도 더욱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10여년 전만해도 우리 지역에는 단감나무, 대봉감나무, 목백일홍등이 겨울 추위에 얼어 죽기 일쑤였다. 그런데 5-6년 전부터 피해 없이 잘 자라고 있다. 대나무도 종전 1년에 직경 3㎝정도 자라던 것이 이제는 6㎝로 자라서 전지로 쓸 수 있게 되었다.

가. 농작물 재배 면적의 북상
겨울철 기온 상승은 각 작물별 재배 남방 한계선과 북방 한계선의 변화를 가져와 작물 재배지역의 이동이 발생하고 있다. 실예로 겨울철 평균기온이 내륙보다 더 높은 해안지역에서 많이 재배되던 가을보리의 경우 1987년 이후 춥지 않은 겨울이 지속되면서 재배한계선이 북상되었다. 실제 녹차 재배지는 전남 보성에서 강원 고성까지, 복숭아 재배지는 경북 경산에서 강원 춘천까지, 사과 재배지는 대구에서 경기 포천, 파주, 강원 정선까지, 감귤, 한라봉은 제주에서 전남 고흥, 경남 거제까지, 쌀보리 안전재배지는 충남 아산에서 강화까지, 인삼도 강원 원주, 횡성까지 북상하였다. 특히 해발 700m 이상인 정선 고랭지 사과는 당도와 향, 과육의 질이 뛰어나 채소 대체작목으로 급작히 면적이 확대되고 있다. 남부지방에서만 재배되던 무화과가 경기 화성에서 재배되어 출하되고 있다. 또 나무의 북상 이동속도는 매년0.04㎞인데 2008년 이후 소나무는 500㎞, 전나무 300㎞, 자작나무 2000㎞, 밤나무 300㎞까지 이동하게 되어 2080년 이후 소나무는 남한에서 보기 어렵게 되고 자작나무는 한반도에서 사라질 것이라고 한다.

나. 월동 환경 변화에 따른 병. 해충과 잡초 피해 증가
기온상승으로 곤충들은 번식과 성장이 빠르고 이동주기도 빨라져 해충 피해가 날로 다양하고 빈번해지며 그 규모도 커지고 있다. 금년에 주홍날개꽃매미가 충남 아산, 천안, 연기 지방에서 번창했고 2006년과 2007년 갈색 여치가 옥천, 영동에서 대량 발생한 바 있다. 또 2007년 벼줄무늬 잎마름병이 전북 부안, 충남 서천지방에 크게 발생하였고 이화명나방의 경우 발생주기가 사라지고 열대지방과 같이 벼 재배 기간 중 언제나 발생하게 되었다. 진딧물류도 연중 발생 가능성이 커졌고 잡초의 경우도 기온상승으로 더욱 무성해졌고 이름 모르는 외국 잡초가 급속히 번지고 있다. 강원도 산간 지대 농민들의 주소득원이었던 고랭지 채소가 기온상승으로 썩음병과 심해지는 충해로 더 이상 재배가 어렵게 되었다. 따라서 사과와 인삼으로 대체되고 있다. 인삼은 충남 금산지역, 전북 무주 진안 장수, 충북 보은 옥천 영동 남부 3군에서는 최근 4년근 생산을 많이 하고 있다. 6년근 재배를 기피하는 이유는 기온상승으로 인삼 뿌리에 구멍이 생기고 갈라지고 썩는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현재 6년근 인삼은 충북의 제천 단양, 경기 여주 이천, 경북 봉화, 강원 원주 횡성 지역에서 많이 생산하고 있다. 산간 고지대나 북쪽으로 재배적지가 올라간 것이다.

우리 지역에서 10년 전만 해도 감나무에 농약을 안 해도 피해가 없었고 한다면 1번 정도 살포하였는데 이제는 4-5회 살포해야 된다. 대추도 현재 5-6회 농약 살포를 하고, 심지어 콩이나 밤나무까지 거의 모든 작물과 과수에 농약을 쓰지 않고는 반 수확도 할 수 없는 실정이다. 소비자들은 저 농약, 무농약 친환경 농산물을 원하고 있는데 농약을 쓰지 않으면 병충해 피해로 품질도 떨어지고 수량도 감소되니 생산자인 농민들은 해마다 더 극성스러워지는 병해와 충해 방제를 위하여 더 여러번 더 많은 량의 농약을 써서 농작물을 재배하지 않을 수 없다. 선뜻 기존 온대성 작물을 포기하고 새로운 아열대성 작목을 도입하는 것도 쉽지 않다. 전남 광양의 경우 700ha의 밤나무 밭을 고사리등 고온 적응작목으로 전환에 나섰고 제주도의 어느 농가는 열대과일인 애플망고를 도입, 3kg에 20여만 원씩 판매하고 있지만 그만한 선견지명과 남다른 노력이 있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다. 작물의 생육기간 단축과 조기 결실로 생산력 감소와 품질 저하
현재와 같은 추세로 온난화가 가속된다면 작물의 수량이 감소된다. 기온이 높아지면 식물이 성장하는 주기가 빨라지게 되어 각종 농작물이 자라고 익어가는 기간이 짧아져 충분히 숙성할 수 있는 시간이 모자라 수확량은 감소될 수밖에 없다. 여름철에는 열대야 현상으로 밤의 기온이 상승하면서 낮과 밤의 기온차가 줄어들어 농산물의 품질이 떨어지게 된다.
환경부는 2080년이 되면 벼 수확량이 전국적으로 평균 14.9% 감소되고 곡창지대인 전남의 경우 19.4% 감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사과의 경우도 재배적정 연평균 기온이 섭씨 13.5도 이하인데 이보다 온도가 높으면 좋은 품질을 생산할 수 없다.

라. 가축 사육에 지장 초래
기온이 올라가면 가축은 스트레스를 받게 되어 사료를 먹지 않거나 활동에 지장을 받아 성장이 늦어질 뿐 아니라 유산이 되거나 질병에 걸리기 쉬워 비육이나 새끼 생산에 지장을 받는다. 특히 젖소의 경우는 우유 생산량이 크게 떨어진다.

마. 농업 수익성 하락으로 농가 수익 구조 변화
기온 상승으로 기존 농작물의 재배 부적합이 발생되거나 농약 살포 횟수와 사용량 증가로 농약대와 인건비가 증가되고 품질 저하와 수확량 감소 등으로 영농비용은 해마다 늘어나고 농산물 가격 하락 등으로 농업소득이 떨어질 경우 우리 농업은 경쟁력을 잃게 되면 농업소득 감소로 농가수익 구조가 변할 수 밖에 없다. 또 기존 농작물이 퇴출되거나 멸종될 경우 대체작물 도입이나 신품종개발이 늦어지게 되면 작물 재배의 공백으로 농업의 대 혼란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따라서 정부 당국과 지방 자치단체, 농민 모두가 지구온난화에 따른 농업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고 더 늦기전에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여야 한다고 본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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