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때면 3·40명이 북적북적
상태바
명절 때면 3·40명이 북적북적
  • 송진선
  • 승인 2000.09.09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대가정- 삼승달산 이달혁씨 가정
삼승면 달산1리 이달혁씨(마을 이장) 가정은 1대 조모 박아지씨가 88세노인이고, 2대 어머니 박계순씨(66세) 그리고 차남인 본인 이달혁씨와 아내 엄애자씨, 4대인 아들 한올, 한솔과 딸 지선이 4대가정을 이루고 있다. 이 집의 5대 종부인 박계순씨는 추석이 얼마 남지 않은 요즘 농사일 틈틈이 명절준비에 바쁘다.

명절 때만 되면 3·40명이 넘는 가족들로 북적대고 방이 좁아 절을 하기도 벅찰 정도다. 송편과 편(시루떡)에 쓸 쌀을 담그고, 동동주를 빚고, 두부와 청포를 만들려면 일찍부터 서둘러야 한다. 그래도 추석이 오기 며칠 전부터 놋 제기를 꺼내 재로 윤기를 냈는데도 닭을 잡고 수육을 삶고, 전을 부치고 송편은 쌀 한말을 만들고 세 말의 시루떡을 찌고 나면 하루 해가 저물었던 것에 비하면 지금은 훨씬 수월해졌다.

삼승면 우진리 솔안마을이 친정인 박계순씨는 21살에, 옆마을 달산리에 사는 5대 종손 이갑섭씨와 혼인, 61세인 시아버지와 43살인 시어머니에 맏이인 22살의 남편말고도 16살, 14살, 12살, 9살, 3살짜리 시동생들이 줄줄이 있는 종가집으로 시집을 갔다. 보리쌀을 삶아 밥을 짓고, 베를 짜고, 옷을 짓는 집안살림에 농사는 물론 시누이와 시동생들을 초등학교, 중학교에 보내고 잘키워 짝을 맺어주는 것까지 모두가 그녀의 몫이었다.

완고한 아버지보다는 다정했던 큰형이, 어머니보다 더 어머니같았던 형수와의 정이 더 도타울 정도였다. 그렇게 다정했던 남편은 87세까지 장수한 시아버지와는 달리 5년전 겨우 환갑상을 받은 이듬해에 세상을 떠났다. 세상구경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허망하게 떠난 남편의 빈자리를 청주에 살던 둘째 아들 달혁씨가 귀향, 채워주었다.

청주에서 나고 자라 농사의 농자도 모르던 며느리도 담배농사 25단, 사과 과수원 3000평, 논농사 6000평을 거뜬하게 해내고 거기다 층층시하 시어른까지 모시니 박계순씨는 그런 둘째 며느리가 여간 고마운게 아니다. “어머니 올해 추석에는 송편을 좀 많이 만들까봐요”라고 시어머니 박계순씨에게 상의하는 둘째 며느리도 가족들이 빙 둘러앉아 웃음 꽃을 피울 추석이 기다려지는 모양이다. 모처럼 북적댈 4대가 함께 사는 종가집의 추석풍경이 눈앞에 그려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