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초리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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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초리의 교훈
  • 보은신문
  • 승인 2000.07.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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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녀(보은 교사, 전 삼산어린이집 원장)
하초이물(夏楚二物)이란 말이 있어요. 싸리나무로 회초리를 만들면 하(夏)이고 가시나무로 매를 만들면 초(楚)입니다. 다섯살인데 버릇이 없다면 싸릿대로 매를 맞고 여섯살이 넘어서도 버릇이 없으면 가시나무로 매를 맞는 답니다. 이제 이런 가정교육은 사라지고 없습니다.

사랑방에 걸린 회초리는 집안 어린이들에게 톡톡히 선생님 구실을 했습니다. 예전에는 아들의 뺨을 손바닥으로 후려치는 아비가 있다면 그는 참으로 못난 아비로 치부됐습니다. 손찌검하는 것은 제압하려는 폭력이지만 회초리질은 잘못을 일깨워 주려는 데 그 뜻이 있습니다.

자녀와 놀아준다고 되는 것은 아닙니다. 버릇없는 자녀를 눈감아 주는 부모가 있다면 밑빠진 독을 만들고 있는 꼴이 됩니다. 버릇이 없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요? 건방지고 얕보고 눈속이고 꾀파는 놈이 버릇없는 놈입니다. 자녀를 이런 놈으로 팽개쳐두는 부모가 있다면 그런 부모는 가정을 거느릴 자격이 없는 것입니다.

아버지든 어머니든 매를 들 줄 알아야 합니다. 그러나 화풀이로 매를 들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자녀한테 험한 상처를 주는 부모는 참으로 어리석습니다. 매를 들기 전에 왜 종아리를 맞아야 하는지 차근차근 이야기를 해 준 다음 회초리를 들어야 합니다.

시늉으로 때려서는 안 됩니다. 정말 아픔이 가도록 회초리를 대야 합니다. 버릇없이 잘못되면 제 인생이 얼마나 아프고 괴로운가를 어려서부터 배워야 잘 자란 나무처럼 영근 열매를 맺는 아들 딸이 됩니다.

정정당당한 자녀를 바란다면 하초이물(夏楚二物)이란 교훈은 여전히 가치가 있습니다. 교사가 제자를 꾸짖고 매를 댔다고 학부모님이 교사에게 폭력을 행사했다는 신문 방송을 보면서 다시 한번 자녀 교육의 무게를 가늠하게 됩니다.

<정이품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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