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자골목의 펑튀기를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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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자골목의 펑튀기를 아십니까
  • 보은신문
  • 승인 2007.01.0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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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지은(보은)
보은 먹자골목 아래쪽을 자리잡고 있는 펑튀기 장사꾼들이 있습니다. 두 가게가 마주 보고 자리잡고 있는데 장날이면 어김없이 사람들이 만선을 이루어 여기 저기서 아주머니와 할머니들의 웃음소리 그리고 세상사는 이야기 그리고 자질구레한 남 이야기들이 들려옵니다.

그리고 주인아저씨의 "펑이요"라는 소리와 함께 펑튀기가 튀겨 나오고 그 소리에 귀를 막은 아이는 울음을 터트리기도 하고 어떤 이는 속에 있는 체증이 확내려가는 것 같다며 한참을 웃기도 하지요. 그렇게 시골에서만 볼수 있는 너무나도 정겨운 풍경들이 펄쳐 집니다.

최근엔 겨울이라 사람들이 방에서 간단한 간식거리로 펑튀기를 자주 찾기 때문에 장날 뿐만아니라 메일 문을 연다고 합니다.

그래도 사람은 많죠. 왜냐면 희소가치 때문입니다. 대도시가 아니고 누구나 선호하는 장사가 아니기 때문에 이곳에 딱 두개 있는 펑튀기 장사는 메일을 고사하고 사람이 넘쳐 납니다.

그렇기에 도시 방송사에서 취재를 해서 가기도 합니다. 그래서 보통 장날의 경우에는 4시간을 넘게 기다리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그곳에서 기다리지 않으면 신경을 별로 쓰지 않는 아저씨 눈을 피해 서로 먼저 하려고 자신의 것들을 앞으로 옮겨 놓기 때문이죠.

그런 희소가치 때문일까요? 어느날 이었습니다. 한 아주머니께서 콩을 튀겨 가시려고 거이 장장 5시간을 기다리셨습니다. 기다리는 동안은 주변 사람들과 떠들기도 하고 서로 자신의 것들을 나누어 주는 통에 먹기도 하고 그런대로 지루했지만 괜찮았습니다.

하지만 튀겨달라 했던 콩은 아저씨의 실수로 볶여서 나왔고, 더군다나 새까맡게 타서 나왔습니다. 이거 어떻게 해야하냐는 말에도 아저씨는 그냥 먹으면 된다고 하시고 다른 일을 하느라 신경도 쓰지 않았습니다. 물론 사과도 없으셨죠. 그래서 이걸 어떻게 먹냐 했더니 대꾸도 없으셨습니다.

한 5분쯤 지났을까 계속 아주머니께서 따지니까 "그럼 놓고 가세요. 내일 튀겨드릴 테니까." 그럼 다른 콩으로 튀겨주는 거냐는 물음에도 한 세번쯤 물었을까. "네 해 놓는다니깐 내일 나오세요!" 오희려 기분나쁘다는 투로 말했습니다.

어떻게 힘들게 농사를 지어서 그걸 가지고 온 사람한테 자신이 다른 것으로 대체해 드리면 되지 않냐는 말을 할수 있을까.

이곳은 도시도 아닌 농촌입니다. 그런 농사꾼들의 마음을 모를리도 없을텐데. 아무리 다른것으로 대체를 해 놓는다고 해도 그것이 어찌 부모님들이 피땀흘려 일궈내신 것과 같을리 있겠습니까.

그리고 콩도 콩이지만 장장 5시간 기다린 것은 무엇이 된단 말임니까.

인심좋고 사람좋은 이곳. 그곳에 명물인 예전부터 그 자리를 잡아왔던 펑튀기 장사. 지나가는 이들의 눈길을 살 만큼이나 좋은 풍경이었지만 이곳에서도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희소가치로 인한 행패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물론 다른 펑튀기 장사꾼들이 많이 생겨나 경쟁 논리에 따라 좀더 서비스 좋고 친절한 곳이 되면 좋겠다 라는 바램은 아닙니다.

다만 이런 작은 곳에서도 이런 무례한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 그렇다면 더 커다란 곳에서는 어떤 어마어마한 무례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그게 걱정되는 따름입니다.

사람을 기분나쁘게 하는 일도 참 가지가지이고 억울하게 하는 일도 사소합니다.

아무리 시대가 발전했다 하나 상인들은 소비자들에게 친절하고 정직해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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