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가 강해야 지역이 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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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化가 강해야 지역이 흥하다
  • 보은신문
  • 승인 2001.10.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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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종 학(보은 JC 특우회장)
높은 가을 하늘아래 누런 황금들판이 너무 보기 좋고 결실의 계절답게 푸근하기만 하다. 풍요로움과 넉넉함에 국화향기 또한 자태를 뽐내는 가운데 지역의 문화축제인 속리축전이 펼쳐지고 있다. 수확의 바쁜 일손을 잠시 멈추고 옛 전통을 되살리는 여러가지 놀이에 흥을 더해가는 우리 모두의 축제를 보면서 새삼 문화의 중요성을 되집어 본다.

새무얼 헌팅턴과 로렌스 해리슨이 공동으로쓴 『문화가 중요하다』 라는 책을 보면서 문화라는 어휘를 새삼 생각케 한다. 문화란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모든 것" 이라고 배운 기억이 있는데, 이 책에서는 『한 사회내의 가치와 태도 그리고 신념들을 통틀어 지칭하는 말』이 문화라고 정의 하였다. 이렇게 포괄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정의를 앞에 놓고 지금의 우리 文化의 현주소는 어떤가?

우리나라 문화는 찬란한 역사와 함께 외국인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겨 줄 수 있을 만큼 자랑스럽다고 자부한다. 보은의 문화역시 오랜 역사와 전통속에서 싹터온 우리의 멋과 자랑스러움이 있다. 민중의 외침을 행동으로 승화시킨 동학, 통일신라의 밑거름이 되어준 삼년산성, 임금의 행차로 유명해진 정이품송 등 많은 자랑거리를 간직한 역사와 문화의 고장이다.

더욱이 우리의 고장의 이름은 진정 세계 제일이다. ‘은혜에 보답하다’ 는 예의와 범절의 뛰어난 멋진 이름인 『報恩』 그렇기에, 아름다운 이름을 갖고 있는 우리, 보은에 살고 있는 우리 군민들은 정말로 강한 문화의식을 갖고 있다고 자부해왔다. 또한, 오래전부터 우리 군민들은 동학의 영향을 받아 의협심이 강했고, 순수한 공동체 의식이 뛰어났으며, 자연을 숭상한 나머지 말 못하는 소나무에게 조차 정이품 벼슬과 함께 연간 몇천만원씩 투자하며 보호하여 왔다.

그런데 언제부터일까 환경에 찌들린 탓인지 요즈음 정치판에 오염된 탓인지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을 잊고 자신만을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함께 어우러져 군민화합의 축제로 승화시켜 발전된 文化 군민으로써 옛날의 맥을 이어야 하는데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적 가치는 고사하고, 축제가 너무 부담간다고 축소해야 한다느니 행사내용이 형편없다느니 운운하는 일부 군민들의 태도는 문화의 중요성을 망각한 슬픈일이라 하겠다.

이젠 정치의 축소판처럼 이 골목, 저 골목의 목소리가 다르고 앞집과 뒷집의 대화가 흑백논리로 헛된 시간을 허비해서는 안된다고 본다. 우리고장이 비록 개발이 덜 됐지만 쾌적한 자연만큼은 내세울수 있고, 또한 역사와 전통문화는 어느 고장 못지않게 자랑스러워하고 있는데, 왜 문화의 진정한 의미를 저버리려 하는가! 새삼, 문화의 발전이 지역발전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주장한 그 책의 논리에 공감하면서, 오늘의 축제를 맞아, 이웃과 따뜻한 정담으로 막걸리 한잔을 주고 받는 인정이 넘치기를 희망하면서 거듭 『문화가 강해야 지역이 흥한다』 는 평범한 진리를 되새기며, 오늘의 문화 축제가 군민모두가 한 덩어리로 뭉치는 화합의 한마당이 되길 기대한다.

<정이품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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