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시대의 친환경농업
상태바
웰빙시대의 친환경농업
  • 보은신문
  • 승인 2005.09.09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얼마 전 퇴근길 졸음운전 때문에 길 한 모퉁이에 차를 세워놓고 하늘을 쳐다본적이 있었다. 오랜만에 쳐다보는 하늘이라 그런지 옛 고향생각이 새록새록 났었다. 농촌의 푸근한 정이 흘러 넘치고, 들판이 모두 놀이터이고 생활 그 자체였던 어린시절의 추억 중 깜빡이는 별빛과도 같이 짝을 찾아 반짝이는 반딧불이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 지금은 농촌을 찾아가더라도 그 모습을 찾아보기 힘든 현실이다.

농기구를 처음 만들었던 시대에 인류는 자연을 개척하고 가공하는 것에 자신감을 키워왔고, 철재농기구의 생산은 평지와 경사지의 숲을 베어내고 경관을 크게 변형시켰으며 생태계의 먹이사슬 체계에 깊숙이 개입하는데까지 이르게 되었다.

그리고 근대적 농법이 보급되면서 농민들의 자신감은 농업시장의 팽창과 함께 더욱 커져간 반면, 생태계에 대한 인식은 단순해져만 가고 있다. 그 결과 어린시절에 보았던 반딧불이는 지금은 볼 수 없는 추억으로만 남게 되었고, 훼손된 자연의 옛 모습을 되돌리기에는 상당한 시일이 경과해야만 복원되리라 여겨진다.

지금 농촌의 현실은 우여곡절을 겪은 쌀협상과 불투명한 후속대책, 확대중인 자유무역협정(FTA), 국가 간 첨예한 줄다리기가 계속되는 도하개발아젠다(DDA)협상 등으로 혼란스러운 상태이다. 더구나 수입농산물의 공세로 우리농산물에 대한 입지가 좁아지고, 소득이 따르지 못해 농가부채는 늘고 있으며, 후계인력도 없이 초고령사회와 이농 급증으로 농촌공동화로의 절박한 현실로 치닫고 있는 안타까운 실정이다.

자연의 훼손과 농촌의 절박한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농업 생태계를 살려 우리의 후손들이 마음껏 농사짓고 활동할 수 있는 터전을 물려주고, 어려운 농촌을 살릴 수 있는 방안과 농산물에 대한 경쟁력을 제고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친환경농업이 그 해결책이 아닌가 싶다.

지금 우리 농업에 절실한 것은 경쟁력 회복과 파괴된 생태계의 복원에 대한 의지이다. 세계 여러나라들이 자국의 농산물 수출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지역별, 농장별 및 품목간에도 치열한 경쟁이 일어나고 있다. 적자생존의 냉혹한 현실에서 사느냐 죽느냐의 선택은 오로지 우리의 의지에 달렸고, 냉철한 현실인식과 힘의 축적을 필요로 하는데 여기서 힘이란 농업인 자신의 영농의욕과 고품질농업을 위한 경영혁신, 기존의 판매경로를 뛰어넘는 사이버마켓팅 등에 대한 신속 정확한 정보력 등을 포괄하는 능력이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능력을 바탕으로 자연환경도 회복하고 경쟁력있는 농산물도 생산하는 친환경농업을 실천해 나가야 할 것이라 여겨진다.

현재의 웰빙열풍은 안전한 고품질 농산물을 필요로 하고 있다. 이는 건강과 환경회복을 동시에 추구한다는 뜻일 것이다. 농약의 오남용으로 인하여 상당기간 축적되어 온 결과 사회적으로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는 사례들이 속출하고 있으며, 이런 정보를 알고 있는 소비자들의 의식과 눈길은 친환경농산물로 돌려지고 있다.

그리고 고무적인 것은 친환경농산물 생산에 의한 성공사례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먹거리를 안전하고 고품질로 생산하는 것이 힘든만큼 농가의 노고를 인식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으며, 농업인은 그런 정보를 바탕으로 소비자가 요구하는 농산물을 지속적으로 생산하기 위해 의욕을 북돋아야 할 것이다.

앞으로의 농업인이 나아가야 할 길은 소비자가 원하는 농산물을 생산하여 품질차별화와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인데 그 방법 중 하나가 친환경농산물 생산이라 생각한다

친환경농산물이란 농장에서 재배되는 전품목에 대하여 생산조건별로 인증을 하는데 전문인증기관(농관원)의 엄격한 심사와 생산과정조사를 거친 농산물로서 유기농산물, 전환기유기농산물, 무농약농산물, 저농약농산물 인증의 4가지 종류가 있다.

필지별, 재배포장별로 생산되는 전품목에 대하여 인증해 주고있으며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출장소와 민간인증기관에 비치한 신청서와 생산계획서, 영농관련자료를 첨부하여 신청하면 된다. 신청은 연중 가능하며, 인증을 받은 후에는 농관원출장소에서 수시로 농장을 방문하여 생산과정에서의 인증기준을 이행했는지와 출하시에는 선별과정 및 표시사항 등을 점검하며 농약잔류량 조사도 하게된다.

친환경인증 제도가 활력을 얻으려면 농업인들의 자구노력과 세계 농업정책의 방향과 비전을 아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농업인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는 국민들의 전폭적인 신뢰와 농촌사랑이다. 지역개발이나 녹색관광 등 농촌의 자원 활용을 위해서 지방농정의 중요성 또한 갈수록 커지고 있으며, 지자체의 노력여하에 따라 성공 여부가 좌우되고 있다. 특히 농업의 경쟁력에는 지역별 특화된 안전한 고품질 농산물 등 차별화전략이 중요하다.

나아가 우리 농업의 위기극복은 농업인만의 것이 아니라 국민적 과제가 되었으며 특히 농업·농촌의 사활은 도시 소비자들이 그 가치를 얼마나 깊이 인식하고 우리 농산물 애용 등에 협력해 주느냐에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김연구(국립농산물 품질관리원 보은출장소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